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갤러리 1898에서 채수린 조각가의 첫 번째 개인전 <당신 깃으로 너를 덮으시어>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1898 성미술 청년작가 공모전’의 올해 당선작가로 채수린 조각가가 선정됨에 따라 열리게 됐으며, 신작 <십자가의 길>을 비롯한 5점의 작품을 전시하며 성미술 본연의 가치를 다수 관람객과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사랑의 빛을 발견하고,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전심전력 중인 채수린 조각가를 인터뷰했다.
채수린 조각가는 ‘2026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서 <존재만으로도>, <생명의 빛>이라는 작품을 선보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로 그 이후로도 신작 작업에 매진하여 <십자가의 길:하느님의 깃>, <산 속 마을>, <조화> 등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에 채수린 조각가는 기존 두 작품에 신작 세 점을 더해 총 다섯 점의 조형물을 <당신 깃으로 너를 덮으시어> 전시에 선보였으며, 전시장을 찾은 수많은 관람객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며 첫 번째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채수린 조각가는 “전시를 준비하는 내내 작업을 해내는 것이 결코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특히 스승이자 버팀목이 되어주신 지도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늘 기도로 응원해주시는 대모님과 청년 모임 식구들, 그리고 곁에서 힘을 보태준 선후배와 가족을 보며 하느님께서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저와 늘 함께해 주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과 손길 덕분에 무사히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여정에 동행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적 형태를 토대로 본질적 진리를 상징적으로 표현
채수린 조각가에게 있어서 금속은 단순히 차갑고 단단한 재료에 머물지 않는다. 실제의 빛을 있는 그대로 반사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의 빛을 우리 눈앞에 선명히 드러내 주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채수린 조각가의 작업을 통해 금속 표면에 반사되어 퍼져 나가는 빛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구원과 생명의 빛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전시명과도 가장 잘 맞는 <십자가의 길:하느님의 깃>이 메인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전시 주제 성구인 시편 91편 4절, ‘당신 깃으로 너를 덮으시어 네가 그분 날개 밑으로 피신하리라.’라는 구절을 묵상하며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외아들을 보내시어 우리를 구원해주신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야말로, 그 어떠한 증거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깊게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하느님의 큰 깃털 하나에 담아냄으로써 성부 하느님의 크신 존재를 상징적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또 다른 신작 <산 속 마을>은 천사가 날개로 산을 이루어 작은 마을을 감싸 안아 보호하는 형상을 통해 우리를 품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며, <조화>는 태극의 음양 원리를 통해 세상을 흑과 백의 이분법으로 나누기보다, 삶의 모든 순간에 존재하는 빛을 발견하고 서로를 감싸 안으며 그 존엄함을 지켜나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서 채수린 조각가는 금속이라는 재료의 다양한 물성을 활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과 영감을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구현해 냈다. 이는 관람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가슴에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전달했다.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성미술 작가 될 것
“제가 집중하고자 하는 성미술은 종교적 신앙과 예술적 미학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온전히 하나로 스며드는 것입니다. 둘이 깊이 있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진리의 아름다움이 사람들의 영혼에 깊은 울림으로 닿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울림을 통해 우리 각자가 이미 존엄한 생명의 빛을 품고 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스스로를 사랑함은 물론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며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합니다. 삶 중에 만연하는 고통과 힘듦 속에서 제 작품이 그 불안정하고 외로운 빛이 꺼지지 않도록 작은 등불의 역할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삶에 빛과 사랑을 전하는 성미술 작가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이달 한 달간 가회동 성당에서 작품 2점(존재만으로도, 산 속 마을)을 전시하는 것을 비롯해 석사 청구 전시를 가을에 진행하고, 가톨릭청년미술가회의 크리스마스 정기 전시 준비로 올 하반기도 바쁠 것 같다는 채수린 조각가. 앞으로도 채수린 조각가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성미술 작품으로 아름답게 풀어내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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