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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 2019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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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함께 성장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로 스무 살이 되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5월 2일 화려하게 개막하여 5월 11일까지 열흘간 CGV전주고사, 메가박스 전주(객사), 전주시네마타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전주 돔 등에서 총 26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제20회를 맞아 특히나 달라진 점은 바로 슬로건이다. 지난 몇 년간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였다. 외적 환경에 맞서 영화제 본연의 정신인 표현의 자유가 지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올해 새롭게 변모된 슬로건에는
‘영화’와 ‘표현’ 사이에 쉼표(,)가 추가되었다. 기존 ‘영화 표현’이 아니라 ‘영화’와 ‘표현’을 분리함으로써 ‘영화’와 ‘표현의 해방구’가 각각 강조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디지털’이라는 당시에는 새로웠던 키워드와 함께 시작되었지만, 디지털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오늘날, 영화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들을 끌어안기를 희망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전통적인 영화 형식과 상영의 방식을 탈피하여 프로그램과 전시, 축제와 경험 그리고 이벤트와 함께 진지하고 사려 깊은 영화에 관한 생각들이 하나의 장으로 해방구를 만들고자 한다. 새롭게 부가된 쉼표는 영화를 통해 표현의 해방구가 열리기를 바라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또 다른 통로다.
이와 함께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경쟁’에 배우상을 신설하였다. 전주국제영화제가 20회를 맞이하는 동안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작의 수준은 높아져 왔고, 이는 척박한 독립영화 제작환경에서도 나름의 소신으로 참여한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 한국경쟁 배우상을 신설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심사위원특별상 시상금을 늘려 ‘국제경쟁’의 시상 규모도 증대했다.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시상 부문을 증설하고 시상금을 증대한 것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앞으로도 수준 높은 경쟁작을 유치하고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나 다름없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역시 주요 행사 및 영화 상영은 영화의 거리에서 진행하지만 원도심 밖의 새로운 공간을 포함하여 전시를 확장하기로 했다. 공단 지역 안에 방치된 폐산업시설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한 ‘팔복예술공장’이 바로 그곳이다. 이를 통해 최적화된 전시 공간을 확보하여 최상의 관람환경을 제공하고 전주의 신선한 문화공간을 외부에 소개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의심의 여지없이 전주국제영화제는 그간 관객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왔다. 관객의 열띤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전주국제영화제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에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를 주제로 한 대형 공연과 다양한 관객 이벤트를 준비하였다. 우선 프로그램 섹션과 연계된 특별공연을 전주 돔에서 진행하며, 관련된 전시와 코스튬 플레이 등의 이벤트를 전주라운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주라운지는 한층 관객 친화적 공간으로 조성된다. 전보다 개선된 관객쉼터를 준비하고 어린이날을 포함한 연휴에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영화제 후반부에는 20주년 특별공연으로 전주 돔의 분위기를 다시금 살리고, 연이어 대규모 관객파티를 개최하여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를 관객과 함께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프로그램 측면에서도 눈여겨 볼 점이 많다. 20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은 페스티벌의 정체성과 비전을 미래지향적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20주년 특별 프로그램 ‘뉴트로 전주’는 지난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을 만들었던 감독들을 대거 초청하여 영화제의 역사와 전통, 정체성, 미래를 이야기한다. 총 22인의 감독들이 전주를 방문하여 신작을 상영하고, 작가의 영화적 비전을 제시한다. 뉴트로 전주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더불어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해 한국영화사를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하였다. ‘스페셜 포커스’에 편성된 ‘한국영화의 또 다른 원천’, ‘와일드 앳 하트’는 각각 20세기, 21세기 한국영화를 재평가하는 기획이며, 공히 새로움과 전복의 욕망을 품었던 한국영화사의 위대한 순간들을 끄집어낸다. 20세기의 한국영화, 21세기의 한국영화를 한눈에 살펴보는 두 개의 프로그램은 오늘날 한국영화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이밖에도 ‘한국단편경쟁’은 통상 20여 편 남짓한 상영작이 선정된 것에 반해 올해는 총 26편으로 늘려 젊은 감독들의 미래를 위한 확대된 기회를 마련코자 했으며, 이른바 ‘스타워즈 데이’를 맞아 펼쳐지는 상영을 비롯해 전주 돔에서 만나는 프로그램들도 다채롭다. 무려 13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을 지닌
<라 플로르>처럼 영화의 역사를 아우르고자 하는 야심찬 길이의 동시대 영화적 시도도 마다치 않고 전주영화제의 고유한 색깔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어느새 영화제의 관행이 된 ‘관객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섹션에 따른 다양한 클래스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를 한 발짝 더 들여다보고 감독과 작가들이 영화에 관한 생각을 깊숙이 공유할 기회를 넓히고자 했다”며 “어느새 상투화 되어버린 영화 시장의 토크 프로그램들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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