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처럼 원더풀하다. 이 그룹은 2007년 데뷔해 ‘텔미(Tell Me)' 신드롬을 일으키며 일약 S.E.S와 핑클을 잇는 2세대 걸 그룹의 상징이 되었다. 그들의 출세 곡 텔미는 햇수로 무려 10년 전에 발매되었다. 그사이 그들과 함께 2세대 걸 그룹의 역사를 써내려간 수많은 동료가 자취를 감췄고, 이들의 화려했던 영광을 재현할 3세대 걸 그룹까지 속속들이 등장하여 이미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듯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걸 그룹의 판도는 판이하게 달라져 새 판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오며 여전히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다른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그들은 바로 원더걸스다.
원더걸스는 지난 7월 5일 새 싱글 ‘와이 쏘 론리(Why so lonely)'를 발표하며 약 1년 여 만의 컴백을 알렸다. ‘와이 쏘 론리’는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다채로운 리듬 변화에 따른 분위기 전환이 매력적인 레게 팝 장르의 곡으로 이들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작 타이틀곡이라 의미를 더한다. 신곡 ‘와이 쏘 론리’는 인기리에 방영된 Mnet 오디션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음원들이 차트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음원차트 올 킬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에 선미는 “사실 레게 팝이라는 장르가 어떤 반응을 받게 될지 고민이 많았다. 그저 10위 안에만 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를 확인하고 우리도 정말 놀랐다”고 이번 신곡의 음원차트 1위 소감을 밝혔다. 유빈 또한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노래를 만들 때마다 ‘이 노래를 과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까’ 생각하면 확신이 생기지 않곤 했는데, 이제는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예은 역시 “원더걸스가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견을 보탰다.  하지만 원더걸스에게 타이틀곡인 ‘와이 쏘 론리’의 1위만큼 기쁜 것은 이번 앨범의 수록곡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스위트 앤 이지’ 역시 묻히지 않고 차트에 랭크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빈은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이 이렇게 오랫동안 차트 안에 있는 게 처음이라 신기하다”고 밝혔고 예은 역시 “이번 앨범은 총 세 곡을 수록했는데 잘한 것 같다. 지난해 발표한 앨범은 노래를 너무 많이 수록해 관심이 분산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곡들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은 트랙도 있어 안타까웠다”고 이야기를 전했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원더걸스도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다양한 변화를 용감하게 시도하며 현재의 모습을 찾게 된 것. 멤버의 탈퇴와 영입, 미국진출 등 결코 쉽지 않은 순간이 많았던 만큼 팀워크 또한 여느 그룹보다도 끈끈해졌다. 이것이 바로 원더걸스가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고 영원한 전성기를 누리는 이유다. 심지어 원더걸스를 탈퇴한 선예와 소희마저 자신의 자리에서 원더걸스를 묵묵히 응원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예은은 “서로를 믿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최근 선예와 소희가 각자의 길을 가게 됐는데 우리도 그들의 길을 응원해주었고 두 사람도 원더걸스를 여전히 응원해주고 지지하고 있다. 사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의견이 모이지 않을 경우 서로의 앞날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각자의 길을 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선예와 소희의 경우 남은 멤버들이 원더걸스 이름을 쓰면 안 된다며 안 좋게 나올 수도 있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서로가 서로의 목표를 존중해주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여전히 원더걸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다 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현 멤버, 전 멤버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공개했다. 원더걸스는 여전히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국민 걸 그룹으로 떠오른 소속사 후배이자 현재의 대세 아이돌 트와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예은은 “트와이스를 보면 옛날 생각이 정말 많이 난다. 그리고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렀다는 것도 실감하게 된다. 박진영PD님이 티칭을 하는 영상을 우연히 봤는데, 부들부들 떨면서 열심히 연습하던 것들이 생각났다. 아마도 트와이스가 원더걸스를 볼 때 우리가 핑클, S.E.S 선배님들을 뵀을 때 느낌일 것 같다. 효리 언니가 79년생이고 제가 89년생이고 트와이스의 쯔위가 99년생이다. 이렇게 10년 터울이 있는 새로운 시대의 걸 그룹이 나왔다는 게 신기하다. 트와이스처럼 요즘 새로운 걸 그룹이 많이 데뷔를 한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도 분명히 원더걸스, 소녀시대처럼 되고 싶단 생각을 하며 힘든 순간을 버텨내고 무대에 선 친구들일 것이다. 그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원더걸스는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들도 언젠가는 우리의 위치에 오는 날이 있을 텐데, 우리가 길을 잘 닦아서 그 친구들이 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후배들을 위한 훈훈한 메시지를 전했다.이처럼 10년이란 세월은 원더걸스를 10대 소녀에서 20대 후반의 성숙미 물씬 풍기는 여성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덧 현존하는 대한민국 대표 최장수 걸 그룹이 되었다. 이제 원더걸스는 ‘최고’라는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고 이를 내려놓음으로써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가며 아티스트의 옷으로 조금씩 갈아입고 있다. 지금까지의 10년만큼이나 원더걸스가 그려나갈 새로운 10년도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