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유행에 민감하다. 어쩌면 가장 소중한 ‘나’보다, 타인의 시선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트렌드’라는 말이 마치 우리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빈번하게 쓰인다. 하지만 유행에는 전혀 관심 없이, 오직 ‘장인정신’ 으로 주얼리 분야를 놀라게 하는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화려하고 눈에 띄어야 살아남는 주얼리 시장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를 슬로건으로 오로지 기본에 충실하여 수많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얼리 브랜드 엔조(ENZO, 대표 양석진). 전 과정이 100% 핸드메이드로 이뤄지는 명품 주얼리 ‘엔조’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취재해 보았다
2002년에 설립되어 이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명품 주얼리 브랜드가 된 엔조는 뛰어난 품질로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함까지 선사하는 결혼반지로 유명해졌다. 결혼은 남녀 커플이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이고 상징적인 의미로 왼손에 반지를 낀다. 서로가 서로의 동반자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유일무이한 징표이기 때문에 반지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은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다. 엔조는 그래서 더 사랑을 받는다. 엔조의 모든 주얼리는 오직 고객 한분만을 위해 제작되기 때문에 결혼반지를 생각하는 예비부부에겐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플래티늄이라 불리는 백금을 주재료로 만드는 반지는 엔조만의 가치와 정성이 오롯이 담겨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엔조에서 만들어지는 주얼리는 오랜시간 수작업을 거쳐 최상의 품질로 완성되어 고객을 만나고 있다.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담아 주려는 엔조의 정신이 명실상부한 주얼리 명품 브랜드로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최고의 재료 플래티늄을 고집하다
“처음부터 플래티늄으로 시작한건 아니었어요. 저도 다른 업체처럼 14K, 18K를 주력으로 사업을 했었는데 정말 우연한 기회에 플래티늄을 접하게 됐어요. 플래티늄을 접하고 보니까 재질이나 색깔이 변하지 않아 대번에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플래티늄에 관심이 많이 생겨 제작까지 하게 되었어요.”
엔조의 양석진 대표는 이렇게 본격적으로 플래티늄을 소재로 한 주얼리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10여 년이 넘도록 엔조를 운영해오면서 플래티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개발로 엔조에서 플래티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양석진 대표의 플래티늄에 대한 강한 확신이 플래티늄 주얼리의 대표 브랜드 엔조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이다.
“순도가 높다는 말은 열이나 여타의 충격에도 형태의 변화가 적다는 걸 의미해요. 그래서 플래티늄이 산업체에서도 많이 쓰여요. 또한 플래티늄은 귀금속으로도 가장 좋은 재료죠. 가격이 비싼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플래티늄을 고집하는 건 주얼리 재료로써의 플래티늄이 매력적이라는 걸 의미하겠죠.”
고객을 만족시키는 건 ‘트렌드’가 아닌 가치와 엔조의 정신
엔조는 최상급 재질의 플래티늄으로 자사의 대표상품이라 할 수 있는 반지를 제작한다. 주얼리에서 의미를 가장 깊게 담을 수 있는 제품이 반지이기 때문이다. “엔조의 반지 중에 많은 사랑을 받는 게 이니셜 반지예요. 심플한 민자 반지인데, 반지에 착용하는 분의 이름이나 소중한 문구를 새겨 넣거든요. 그래서 엔조에서 만드는 반지는 전부 하나뿐인 반지입니다. 게다가 핸드메이드로 제작을 하기 때문에 다 다를 수밖에 없죠. 이러한 부분이 다른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었던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계생산은 일체 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만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러한 확고부동한 경영철학에는 트렌드를 지양하는 양석진 대표만의 신념이 녹아있다.
“제가 주얼리를 만들면서 배제하는 단어가 트렌드예요. 늘 접하는 의류나 생활용품은 트렌드에 발 맞춰 빠르게 변화하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주로 다루는 결혼반지를 비롯한 주얼리는 트렌드를 따라가면 안 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결혼반지는 평생을 간직해야 하는 품목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엔조라는 브랜드의 콘셉트 자체를 ‘변하지 않는 가치’로 정한 겁니다. 설령 시간이 지나 반지가 낡고 사랑이 변할지라도 두 사람이 사랑을 약속했던 순간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저희 엔조의 반지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베스트셀러’보다는 영원히 기억되는 상징이 되고 싶어
이렇듯 엔조는 트렌드를 추종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경향은 비단 경영방침뿐만 아니라 엔조를 둘러싼 전 방위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엔조의 모든 제품엔 넘버가 부여되어 평생관리가 가능하며 AS비용과 기간이 일체 없다. 또한 회사의 외형적인 측면의 발전보다는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다. 이러한 행보는 분명 이 시대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아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백미는 화려함은 벗은 채 오로지 심플함을 통해 품질을 강조하는 엔조의 제품 철학이다.
“주얼리는 디자인을 중시하기도 하고 고객들도 디자인의 비중을 높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런데 평범한 주얼리가 디자인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생산되고 소비 되는 것이 저에겐 이상한 현상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저희 제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엔조는 반지의 전형에 가까운 심플하고 클래식함으로 상품을 만들어요. 디자인이 예뻐야 많이 판매되는 건 사실이지만 많이 판매하는 것만이 저희의 목표는 아닙니다. 소비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변하지 않는 가치로 주얼리 분야에서 오래도록 성장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최상의 품질과 최고의 고객만족으로 베스트셀러보다는 영원히 기억되는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엔조의 양석진 대표. 장인의 손길에서 태어난 엔조의 반지는 영원히 고객들의 삶을 노래하고 사랑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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