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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철학과 문화 행복한 건축은 ‘만남’이다

생태건축가 김용만 | 2015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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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신이 만든 건축이며, 인간의 건축은 그것을 배워야한다”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Gaudi)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인 이 세상과 창조주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사람과의 만남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생태건축가 김용만 
생태건축가 김용만(품 건축주식회사 대표)은 25년간 친환경 녹색건축을 전파해 왔다. 김 대표는 자연과 소통하는 에너지절약형 건축을 현장에서 실현하며 녹색건축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일반 건축주를 대상으로 행복집짓기 학교를 운영하는 등 녹색건축의 가치와 지식을 우리 사회에 전파하고 있다. 기자는 녹색건축 문화를 선도하는 김용만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 녹색건축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생태건축가 김용만 대표는 품 건축주식회사 설립을 계기로 녹색건축의 가치와 지식을 한국사회와 더욱 폭넓게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자는 먼저 김용만 대표에게 녹색건축의 정의에 대해 물었다. 
“햇빛과 바람, 눈, 비 등 자연과 화합하면 훌륭한 친환경 녹색주택을 지을 수 있습니다. 친환경 녹색건축이란 결국 무엇일까요?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공간속에 에너지를 보전하고 건강을 지켜낼 수 있는 건축이 아닐까요? 좋은 건축은 만남이 바탕되어야 하는 작업입니다. 사람이 만나고, 재료가 만나고, 자연과 만나며 이웃과 만나 아름다운 건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또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고자 하는 친환경 건축을 주목해야 합니다.”
김용만 대표는 친환경 주택을 통해 개인 삶의 질도 높이고 사회에도 공헌할 수 있는 건축가여서 항상 행복하다고 말한다. 친환경 녹색건축에 관련된 작은 노력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이 사회에 유익한 소통의 방법이 되고 나아가 미래에는 생태주의의 가치를 우리 삶의 중심에 놓고 살아 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특히 건축주가 부담할 수 있는 비용은 천차만별인 만큼 거창한 기술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바람길과 녹지축 등 건물 주변의 자연환경을 충분히 살리면 현실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에너지 절감형 녹색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품마을운동본부 그리고 ‘문화가 있는 건축’
현재 김용만 대표는 품마을운동본부(사무총장) 활동을 통해 녹색건축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품마을 운동은 새마을 운동의 발전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새마을 운동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물질중심의 운동이었다면, 품마을운동은 새마을과 헌마을을 정서적으로 품는다는 의미입니다. 친환경 녹색건축도 물론 그 안에 있습니다. 품마을운동을 통해 녹색건축, 생태건축을 널리 알리고 단순한 건물이 아닌 ‘문화가 있는 건축’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용만 대표는 2009년부터 “행복집짓기학교”를 설립하고 교장을 맡아 녹색건축을 강의하며 주거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에 힘쓰고 있다. ‘행복집짓기’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건강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자연친화형 주거건축 문화를 지향하는데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가 설계단계부터 완공단계까지 서로 소통하며 실제로 공간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행복집짓기’에서 완성하는 주택은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쓰고 패시브하우스 디자인에서 착안한 시공 기술을 적용한 결과 에너지 소비량이 5, 8, 10ℓ 수준으로 일반 소형 주택(20~25ℓ)보다 눈에 띄게 적어지는 등 단열 효과를 개선하고 저에너지 주택건축 저변확대를 위한 모델을 제시하며 녹색건축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현재까지 이 학교 수강자는 약 1200여 명에 달하고 행복집짓기 시범건축물 9채가 완성됐다. 행복집짓기 학교를 통해 전국으로 전파된 행복집짓기  활동은 이제 한국 소형주택의 녹색표준을 만들고 있다. 완성작은 현재 파주 교외형 단독주택 ‘하늘재’, 철원 펜션형 공동주택단지 ‘미래촌’, 목포 직원 복지형 문화오피스 ‘성문피아’, 태안 전원형 단독주택 ‘둥지’, 금산 마을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센터 ‘밀연재’, 지리산 힐링리조트 하늘촌 ‘청강원’ 그리고 ‘오경재’ 등이 있다. 특히 ‘오경재’는 2011년 남양주시에서 ‘친환경주택’ 대상, 2013년 ‘대한민국 녹색건축대상’ 주거부문 우수상, ‘경기 건축문화제’ 은상 등을 수상했다. 
김용만 대표는 행복집짓기 중에서도 특히 중저층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소수만을 위한 녹색건축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녹색건축이어야 한다는 것. 김 대표는 “자연과 사람 모두가 건강하고 편안한 집을 지어야 한다”며 “에너지 절감형 주택이 확산되려면 주택에 대한 인식 전환과 녹색건축 기술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건축은 문화가 70%다
사람이 숨 쉬는 공간에는 바른 문화가 만들어지고 올바른 정신이 깃들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물질적 발전에만 치우쳐 건물이 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 대표는 이 현상을 안타깝게 여기며 물질적 발전에 감성을 추가한 건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건축은 음악과 같습니다. 건축주(建築主)가 꿈꾸는 악상(樂想)을 듣고 건축가가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훌륭한 악보로 구체화시키는 과정과 같습니다. 그래서 좋은 건축은 사람과 사람의 소통과 이해가 더욱 필요합니다. 그래서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인 이 세상과 창조주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사람의 만남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김용만 대표는 처음 건축을 배우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건축의 외양이나 기술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 안의 삶을 생각해 왔다. 건축 안에 어떤 철학과 문화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말이다. 건축관(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한번 씩 웃는다. 돌이켜보니 당대 최고의 건축가에게 건축관을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우문(愚問)이었다.  
“건축은 기술이 30%, 문화가 70%입니다. 건축 안에 깃든 문화, 즉 인문학이 70%를 차지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겉모습인 30%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집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문화’를 품는 틀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홈’이 아니라 ‘하우스’만 지어왔는데 이제는 문화와 정신이 깃든 ‘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뷰 말미, 김용만 대표는 자신의 별명이 ‘뚝배기’라고 고백(?)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촌스러움 때문이란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김 대표는 뚝배기의 깊은 인내와 소박함 그리고 따뜻함을 가진 건축가였다. 예술인은 작품으로 말하고, 지식인은 글로써 말하며, 건축가는 건축으로 말한다. 김용만 대표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사람 냄새나는 건축물, 오래 머물고 싶은 건축물이었다. 마치 김용만 대표와 꼭 빼닮아 있었다.  이양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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