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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속에 삶을 그리다

우향(雨香) 김동애 작가 | 2026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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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속에서 인생을 그리는 우향(雨香) 김동애 작가의 초대개인전 <나의 사랑 고양이>가 5월 8일부터 7월 31일까지 서울 성북동 한국서화관에서 개최된다. 한국서화관 개관기념전으로 진행되는 <나의 사랑 고양이> 전시는 ‘고양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나 자신의 삶을 그려내는 김동애 작가의 고양이 연작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한국서화관과 더불어 뉴욕 첼시 인더스트리얼에서 동시에 전시를 진행 중으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나의 사랑 고양이> 전시의 주인공 김동애 작가를 인터뷰했다.

김동애 작가의 어머니는 원로 서예가인 규당 조종숙 작가다. 그 덕에 어릴 적부터 먹에 익숙했던 김동애 작가는 8살이 되던 해 집 앞 미술학원에 가게 되면서 그림 인생의 시작을 알렸다. 미술학원에 가는 게 좋았고, 종일 그곳에서 놀았던 기억이 선명하다는 김동애 작가는 이후 송영방 선생에게서 동양화, 정탁영 선생에게서 데생을 사사했고, 일사 구자무 선생으로부터 문인화와 글씨를 배우며 문인화의 길로 접어들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동덕여대 미대 동양화과, 이화여대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한 김동애 작가는 1999년 대한민국 문인화 특별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며 이름을 알렸고, 2020년 11월에는 대한민국 최초 모녀전 <조종숙 김동애 모녀전>을 백악미술관에서 성황리에 개최하며 국내 화단의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이렇듯 40여 년째 문인화 외길을 걷고 있는 김동애 작가는 한국 문인화협회 이사장, 한국 문인화연구회 회장, 예술의전당 서예아카데미 강사,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 강사, 대전대학교 서예과 문인화 강사, 경기대학교 한국화과 강사, 경기대학교 서예과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세계 서예 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을 맡고 있다. 2024 IAA 선정작가 공모전 최우수 리더십 작가상 수상에 빛나는 김동애 작가의 작품은 한국미술협회, 춘천 기독교 방송국, 강암서예관, 추사기념사업회 예산문화원, 중국 이가염 미술관, 개인 등 다수에 소장되어 있다. 


나의 사랑 고양이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젊은 시절 많이 그렸던 생명체를 다시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은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입니다. 우연히 오랜 시간 저는 길거리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게 되었으며, 간혹 만나는 아프거나 버려진 고양이들은 저와 개인적 인연이 되어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고양이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예쁘면서도 가엾고 말 못 하는 처지라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보살펴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존재. 또 사랑을 간절히 바라는 존재. 고양이들은 작은 사랑에 감동하고 고마워하며 온 마음을 바칩니다. 그들과 살다 보니 저는 자연스레 고양이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김동애 작가의 작품 속에서 고양이는 단순 소재에 머물지 않는다. 고양이는 김동애 작가 자신이자 인간의 모습이며, 우리들의 감정이다. 또 김동애 작가가 살아가며 느끼는 자신의 마음인 동시에 내면의 표현이자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고양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나 자신의 삶을 그려내는 김동애 작가는 현재 진행 중인 <나의 사랑 고양이> 전시에서도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고양이를 작품에 담아냈다. 지난 2년 전 인터뷰 당시 고양이 위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작품이 주가 되는 개인전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던 김동애 작가는 <나의 사랑 고양이>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그 말을 현실화하였으며, 김동애 작가 특유의 절제된 선으로 구현한 사람 같은 표정의 고양이 연작은 이번 전시를 찾은 많은 관람객으로부터 호평받으며 기분 좋은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서화관 김순기 관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동물 회화전이 아니다. 이는 인간 감정의 복원에 관한 이야기이고, 상처 입은 존재들에 대한 위로이며, 동시에 인간 내면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하나의 정신적 여정”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고양이는 나를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

김동애 작가의 작품 속 고양이들은 단순 동물적 형상이 아니다. 그들은 인간의 슬픔과 외로움, 사랑과 결핍, 기쁨과 욕망 등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자아인 것은 물론 인간 감정의 가장 본질적 순간들을 응축해 보여주는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어떤 작품에서는 삶의 비애가 처연하게 스며 나와 관람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할 뿐만 아니라 어떤 작품에서는 천진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표정이 인간 존재의 우스꽝스러운 진실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저는 고양이를 그리며 위로와 행복의 감정을 느낍니다. 고양이를 그릴 때만큼은 제가 하지 못한 말들, 제가 표현해 내지 못한 감정을 거리낌없이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고양이는 ‘나’를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스펙트럼은 고양이를 단순 재현 차원으로 그리는 게 아닌, 인간 존재의 깊은 통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목할 점은 김동애 작가가 고양이와 같은 길 위의 존재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 생명을 향한 연민과 사랑 그리고 그 존재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해 내는 방식은 단순 회화적 표현을 뛰어넘어 하나의 철학적 서사로 확장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서화관 김순기 관장은 “김동애 작가의 고양이들은 결국 인간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고, 우리가 잃어가는 감정의 원형을 다시 일깨우는 매개체”라며 “점점 더 감정을 소모하고 관계를 단절시키며 인간성을 잃어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오늘날 김동애 작가의 작품은 잊힌 감각과 감정을 다시 깨우는 역할을 한다.”라고 평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

“제 작업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생각해 봅니다. 그 생각의 결과 당분간은 고양이 작업이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듯합니다. 이 작업을 통해 내성적인 제가 마음을 표현하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제 어떻게 변화될지는 지금의 저도 잘 모릅니다. 저는 그때그때 그날그날 제가 느껴지는 것, 제 마음에 와닿는 것 등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그려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제가 결국 가장 중요하게 노력하는 것은 제 마음을 비우는 일이며,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입니다. 욕심이 들어가는 순간 혹은 나쁜 생각을 하는 순간에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음을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워내야만 저는 그림 앞에서 비로소 솔직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제 작품이 관람객과 소통하고, 공감을 부를 수 있으며, 감동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화가는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이 보여야 하고, 남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섬세한 눈과 담백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동애 작가. 앞으로도 김동애 작가가 사랑하는 고양이들을 행복하게 그려나감으로써 더욱 많은 이들에게 힐링의 순간을 선사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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