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상상력, 기발한 창조성,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실험으로 현대 공연예술계의 ‘이단아’ 혹은 ‘천재’로 불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인기안무가 겸 연출가 필립드쿠플레(Philippe Decoufle)가 자신이 이끄는 DCA(Decoufle’s Company for the Arts) 무용단과 함께 14년 만에 오는 5월 31일-6월 1일 이틀간 LG아트센터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필립 드쿠플레는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을 뒤섞은 화려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로 복합 예술 공연의 선두주자로서 무용의 미래를 앞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프랑스 문화의 아이콘이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그의 작업이 워낙 독특해 ‘드쿠플러리’(Decoufleries: 드쿠플레 방식의)란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이다.
복합 예술 공연의 선두주자, 드쿠플레
드쿠플레가 세계적 명성을 갖게 된 데에는 근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개막식으로 회자되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빼놓을 수 없다. 그 후에는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연출가, 광고 제작자로서도 종횡무진 활약하였으며 ‘태양의 서커스’쇼 <아이리스>, 파리의 3대 캬바레 중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의 쇼 를 연출하여 작품성과 예술성, 대중성까지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이다. 한국에는1999년 <샤잠(Shazam!)>, 2000년 <트리통(Triton)>으로 두 차례 내한하여 어떠한 틀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몸짓과 기상천외한 무대연출로 국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첫 번째 작품으로 를 공연하여 바뇰레 국제 안무대회(Bagnolet Dance Competition)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영상, 만화책, 서커스의 특징을 담은 독특한 스타일과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작품 (1986) 의 성공은 ‘Danse des Sabots’ 쇼 의뢰로 이어졌는데, 이는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파리 상제리제 거리에서 열린 Bleu Blanc Goude 퍼레이드의 한 부분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낸 공연이었다. 이 작품은 예상할 수 없는 형식과 소재에 대한 연구가 핵심이 되었던 작품으로 이 작품부터는 의상 디자이너 필립 기요텔(Philippe Guillotel)과 작업을 하였는데, 그의 화려하고도 파격적인 의상들은 안무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30년 역사의 스펙터클한 무대가 펼쳐지다
이번에 내한 하게 될 <파노라마>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가 지난 30년간 무용단을 이끌면서 만들었던 대표작을 모은 그의 변화무쌍한 작품 스타일과 경향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드쿠플레는 프로그램 노트에서 “스물한 살, 무용단을 만들었을 때의 특유의 호기심과 에너지, 즐거움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함께 젊은 예술가들과 내가 가졌던 발상들이 시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달라졌는지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파노라마>에는 드쿠플레 무용단의 초기작으로 초연된 후에 한 번도 재공연 된 적이 없는 작품 <텅빈카페(Vague Cafe)>(1983), 댄스 비디오 프로젝트 <점프> (1984)와 함께 그의 대표작 이라고 할 수 있는 <트리통(Triton)>(1990), <(Decodex)>(1995), <샤잠(Shazam)> (1998) 등의 주요 장면들이 녹아 있다. 그러나 드쿠플레는 <파노라마>가 단순히 기존 작품들의 발췌가 아닌 현재 무용수들의 재능과 능력에 따라 안무를 재구성하고 여러 작품들의 특성을 배합한 독자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파노라마>에는 유명 디자이너 필립 기요텔이 디자인한 화려하고 파격적인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줄에 매달려 서커스를 벌이는 듯 한 춤을 추기도 하고,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과 무용수가 그림자놀이를 하기도 하며 무용수들이 이기한 동물로 변신하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코믹하고 익살스런 장면들이 펼쳐진다. 2012년 초연된 후 유럽전역을 투어한 이 작품에 대해 ‘무용수의 움직임, 시각적 효과, 코믹한 요소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는 평과 함께 무엇보다 재미있고 유쾌하다는 평이 압도적이다. 공연애호가 뿐만 아니라 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무언가 쉽고 즐거운 공연을 찾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90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만큼 흥미진진한 모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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