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구상회화의 거장 미셸 앙리의 전시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9년 만에 열린다. 그는 창가에 놓인 꽃병과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꽃을 주제로 한 정물화를 남긴 화가는 많지만, 정물과 풍경이 만나 서로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스타일은 미셸 앙리가 가진 독창적인 화법이다.
미셸 앙리는 1928년 프랑스 랑그르에서 태어났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앙리가 군사학교에 가기를 원했으나 아마추어 화가였던 조부는 어린 앙리의 예술적 재능을 알아보고 자연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1947년 국립고등미술학교에 입학한 미셸 앙리는 외젠 나르본에게서 구성의 미학적 엄격함을 배웠고, 샤플랭 미디로부터 과학적인 색채 활용과 유연한 붓 터치, 구성의 조율을 배웠다. 그는 1955년 졸업 직후, 20대의 나이에 이미 화가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운 상들을 모두 받으며 예술계의 엘리트로 성장해 갔다. 메종 데카르트 상을 받아 네덜란드 국비 장학생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유학하기도 하고, 스페인에서도 카사 드 벨라스케스 상을 받으면서 마드리드에서 유학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1960년대, 유학 시기를 지나 미셸 앙리는 본격적으로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풍부한 색채와 구성으로 유명해졌으며,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열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국제적인 명성을 쌓게 되었다.
미셸 앙리의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고 색채로 가득한 그의 작품 활동은 고령에도 활발히 이어졌으며, 정물과 풍경을 함께 하나의 캔버스에 조화롭게 담아내는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는 예술적 유산으로 남아 여러 박물관과 개인 소장가들에 의해 소장되고 있다. 2016년 미셸 앙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 속 빛과 색채는 기쁨으로 가득했던 한 화가의 사랑을 영원토록 간직하며 우리에게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전시를 주최하는 동성갤러리의 장재창 대표는 "미셸 앙리의 전시는 그가 작고하기 전인 2015년 예술의전당에서 마지막 전시가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작품을 소장한 세계 주요 소장가들이 그의 행복과 기쁨으로 가득 찬 작품들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뜻을 모아, 어렵게 미셸 앙리의 회고전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선 미셸 앙리의 대표작 유화 약 70점을 소개하며, 화가의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들을 통해 많은 분이 행복을 느끼시고, 오늘날 힘든 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활력소가 되길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미셸 앙리: 위대한 컬러리스트> 전시는 어둡고 비참한 시대의 한복판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잊지 않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미셸 앙리의 여정을 조명하며, 마법 같은 빛과 색채가 보여주는 입체적인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