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리볼버>가 8월 29일 씨네큐브에서 GV를 성황리에 마쳤다. <리볼버>를 향한 관객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마련된 이번 GV는 김준한, 김종수 그리고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가 참석했다. 여고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장년, <리볼버>를 8번 관람한 관객과 <리볼버>를 보고 오랜만에 성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아기 엄마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객석을 지켰다. 두 배우는 오랜 시간 <리볼버>의 곁을 지켜주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한편, “회차가 많지 않음에도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고, ‘작품’을 했다는 느낌이 들어 감사하다”(김종수),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한 것이 믿기지 않고, 이 영화의 한 편에 얼굴이 담긴 게 기쁘고 영광스럽다”(김준한)라며 <리볼버>가 지닌 의미로 본격적인 이야기에 시동을 걸었다.
각자 애정이 가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김준한은 수영이 부둣가에서 꽁치를 먹는 장면을 꼽았고, “그 장면이 백미이고 이 영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그의 말에 관객들 역시 탄성을 내뱉으며 깊이 공감했다. 김종수는 “민기현 역의 정재영은 첫 장면과 두 번째 장면의 호흡이 완전히 다르다. 짧은 시간에 그런 연기를 해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이정재는 연기를 한다고 못 느낄 정도로 멋있는 장면이 너무 많다”며 <리볼버>의 막강한 출연진의 활약에 관객으로서 만족감을 표했다. 한재덕 대표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미공개 삭제 장면까지 이야기해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한강에서 그레이스의 요트를 타고 하수영과 그레이스가 만나는 장면이 있었다. 하수영은 굽히지 않고 그레이스가 보기엔 하수영은 그저 작은 여자일 뿐이다. 인물 간 심리전을 펼치는데 그 장면이 빠진 것이 많이 아쉽다”라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전도연을 비롯한 명품 배우 군단이 다채로운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낸 만큼 캐릭터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어떤 캐릭터를 택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준한은 정윤선 역을 탐냈다. “윤선처럼 일관성 없는 인물을 연기할 기회가 드물고, 해석되지 않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 한재덕 대표는 “윤선 역할은 전도연도 탐냈다”는 비화까지 들려주었다. 김종수는 “보는 순간 가까이하면 안 되겠다 싶은 인물”인 앤디를 꼽았다. “의상 피팅을 했을 때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앤디가 된 지창욱을 보고 ‘가까이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는 그런 역할이 매력 있다”라고 전했다.
한재덕 대표는 “나도 모르게 끌리고, 쓸쓸함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을 느끼게 하는 영화들이 있었다. 나이를 먹고 보니 그것이 여운, 카타르시스, 비극적인 비장미 같은 것이었다. 엔터테이닝한 영화들도 좋아하지만 이런 작품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에 김종수는 “보이는 의미를 탐색하고 탐닉하는 관객들이 있다. 삶은 지나가는 것이라 채집이 안 되는데, <리볼버>처럼 두 번 봤을 때 더 재미있는 영화들을 봤을 때 짜릿했던 순간들이 복기가 된다”는 말로 동의를 표했다. 김준한 역시 “나 역시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컸고, 이런 영화들이 나의 먹이가 되었다. 다양한 영화들이 있고, 대중도 다양한 영화를 즐길 권리를 누렸으면 좋겠다”는 말로 응원을 전했고, 관객들도 뜨거운 박수로 같은 마음을 표했다.
김준한, 김종수가 함께한 GV를 통해 관객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영화 <리볼버>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