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의 멤버로 혜성같이 등장해 데뷔하자마자 청순한 외모와 신인답지 않은 무대매너, 실력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수지는 데뷔한 지 1년 만에 <드림하이>의 주인공 고혜미 역에 캐스팅되며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받으며 KBS 연기대상 여자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지에게 '국민 첫사랑' 타이틀을 가져다준 <건축학개론>은 41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한국 멜로 영화 관객 수 신기록을 수립하는 큰 성과를 이뤘다. 이후 <구가의 서>, <도리화가>, <함부로 애틋하게>, <배가본드>, <백두산> 등 꾸준한 활동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고, 2022년 <안나(ANNA)>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입증했다. 수지는 "상처가 많은 ‘두나’라는 인물에 끌렸고 어쩌면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이두나!> 출연 계기를 밝혔다.
Q. 출연을 결심한 계기
A. 대본이 탄탄했고 읽으면서 많이 설렜다. 둘의 서툰 사랑과 어긋난 타이밍도 안타까웠다. 상처가 많은 두나라는 인물에도 끌렸고 아이돌이었을 때의 추억도 많이 떠올랐다. 어쩌면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래들과 하는 작품이라 셰어하우스에서 보여줄 수 있는 케미들도 기대가 되고 '재밌는 작업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Q. 이두나 캐릭터 소개
A. 이두나는 '드림스윗'이라는 그룹의 메인보컬로 활동하던 인기 많은 아이돌이다. 어떠한 이유로 무대를 떠나게 됐고, 셰어하우스에 입주해 지내게 된다. 솔직하고 거침없지만 상처도 외로움도 많아서 뾰족한 발톱을 지니고 있는 고양이처럼 느껴지는데, 사실은 사람을 좋아하는 개냥이 같은 인물이다.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알아채는 데에 매우 서툴지만 셰어하우스에서 만난 무해한 원준에게 호기심을 갖는다. 두나는 본인 스스로 '나는 엉망진창이야'라는 부정적인 신념 같은 것을 갖고 있고 사람들도 당연히 '쟤는 엉망진창이야'라며 자신을 비난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래 내가 엉망진창이 뭔지 보여주지' 하며 더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엉망인 자신을 증명하는 선택들을 하고 살았다고 생각한다.
Q. 연기 주안점
A.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과 수없이 겪은 사건들에 대한 자신만의 타당한 경계로 시작하지만 조금씩 원준의 무해함에 마음을 열게 된다. 다음엔 이 아이와 친해지고 싶고 친구하고 싶은 마음으로 다가가려 했고, 그다음엔 조금씩 원준에 대한 마음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테스트해 본다. 후반부에는 여러 상황 때문에 발생하는 복잡 미묘한 두나의 감정을 잘 표현하려 노력했다. 또 진주와 이라가 공유하는 세계와 공통된 대화 주제에 두나는 끼지 못한다는 걸 가장 중점으로 두었다. 그들이 하는 평범한 일상의 대화를 공감하지 못할 때 사무치게 외로운 감정을 느꼈을 것 같은데, 연기를 할 때는 너무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했다. 두나는 아득바득 그 자리에 있어 보려다가 그들의 웃음 포인트 같은 것들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해서 결국 진주, 이라와의 대화를 회피하게 되는데 두나의 상황을 잘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깜빡이 키지 않고 들어오는 두나의 감정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원래 연기를 할 때 신 사이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는데 두나를 연기하면서 연결되는 감정을 많이 신경 쓰지 않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많았다. 예를 들어 두나가 원준이에게 상처를 받았더라도 다음 장면까지 그 기분을 끌고 가려고 하진 않았다. 들쑥날쑥한 두나의 감정 기복을 이정효 감독과 대화를 통해 만들어 나갔다.
Q. 배우들과의 호흡
A. 두나가 항상 원준을 툭툭 건들고 흔들어 놓는 식의 일방적인 감정을 던지면 원준이 당황하며 받아야 하니 아마 양세종이 힘들었을 거다. 우리의 호흡은 이런 모양이었고 그래서 더 당황시키려 하고 더 멋대로 두나스럽게 하려고 했다. 그런 호흡으로 둘의 관계성이 화면에 더 귀엽게 담긴 것 같다. 셰어하우스 친구들은 작품을 아주 통통 튀게, 다채롭게 만들어준 배우들이다. 설정상 두나는 이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두나가 그들이 우당탕탕 귀엽게 어울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이 많았는데 진심으로 부럽기도 했고 너무나 예뻤다. 실제로도 많이들 친해져서 다 같이 촬영할 때면 웃음을 참느라 힘들기도 했다.
Q. 이정효 감독과의 호흡
A. 이정효 감독은 너무 든든하고 디테일했다. 촬영 준비를 하는 동안 이정효 감독 옆을 어슬렁거리며 나눈 대화들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되곤 했다. 이정효 감독은 질문을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두나라는 사람에게 물어보듯 두나의 감정을 툭하고 물어보는데 그 질문에 대답을 하려고 생각하다 보면 새롭게 정리되는 감정이 있어서 값진 시간으로 남아있다.
Q.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A. 나의 바람도 그렇고 이정효 감독과 처음 이야기 나누었을 때 "<이두나!>라는 작품을 보면서 '아이돌 이두나'를 오해하는 걸로 시작해 '사람 이두나'를 이해하는 여정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도 두나에게 그런 마음을 열어주면 좋을 것 같다. 설레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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