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마야, 잉카와 함께 아메리카대륙 3대 문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아스테카에 대한 특별전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을 5월 3일부터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개최하는 아스테카 특별전으로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비롯하여 독일 슈투트가르트 린덴박물관, 네덜란드 국립세계문화박물관 등 멕시코와 유럽의 11개 박물관이 소장한 아스테카 문화재 208점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아스테카의 최근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한 이번 전시는 멕시코시티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최신 발굴에서 출토된 중요 문화재를 최초로 공개한다.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아스테카지만 우리에겐 전쟁과 인신 공양의 잔혹한 이미지와 스페인 정복자를 자신의 신으로 오해한 멸망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스테카는 메소아메리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 가운데 하나였으며, 활발한 정복 전쟁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물 징수 시스템으로 메소아메리카 전역을 하나로 연결하였다. 최근 연구와 발굴조사 결과, 아스테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아메리카대륙 침략을 정당화하고 새로운 종교를 강요하였던 유럽 정복자의 과장과 왜곡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아스테카 역사와 문화의 본 모습을 살펴보고, 우리가 잔혹함으로 치부하였던 인신 공양과 정복 전쟁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다.
아스테카의 역사와 문화 전반을 다루는 이번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된다. 먼저 아스테카의 문화와 종교 등 여러 분야를 지배하였던 그들의 독특하고 복잡한 세계관과 신화를 설명한 뒤, 자연환경과 생활 모습 및 정치, 경제 체제를 소개한다. 그리고 수도였던 테노치티틀란의 모습과 그 가운데의 핵심적인 건축물인 대신전, 템플로 마요르에 대해 살펴본다.
1부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은 아스테카 최고의 조각품인 <태양의 돌>을 통해 아스테카 사람들이 이해한 세상의 모습과 그들의 신비로운 신화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25톤에 달하는 태양의 돌을 3D 데이터로 정교하게 제작한 재현품 위에 펼쳐지는 영상은 관련 전시품과 연동되어 관람객에게 아스테카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이다. 2부 ‘아스테카의 자연과 사람들’은 다양한 생태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갔던 아스테카 사람들의 일상과 생활을 살펴본다. 특히 원주민 그림문자로 제작한 『멘도사 고문서』 속 이미지를 활용하여 아스테카의 문화를 생동감 있게 소개한다.
3부 ‘정복과 공물로 세운 아스테카’는 멕시코 전역을 하나로 연결한 아스테카의 활발한 정복 전쟁과 공물 징수 체계를 살펴본다. 특히 공물은 먼 거리의 도시국가를 효과적으로 지배하는 통치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생태환경의 다양한 물자와 문화를 함께 공유하여 멕시코 전역을 연결했다. 4부 ‘번영의 도시 테노츠티틀란’에서는 아스테카의 중심 도시인 테노츠티틀란의 발전상을 살펴본다. 테노츠티틀란은 15~16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 가운데 하나로, 이곳에 도착한 스페인 사람들은 도시의 규모와 발전 수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독수리 머리> 석상과 같이 도시 곳곳을 꾸몄던 아름다운 건축 장식과 귀족들이 사용한 고급 물품과 토기는 테노츠티틀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5부 ‘세상의 중심, 신성 구역과 템플로 마요르’는 테노츠티틀란의 신성 구역에서 벌어진 다양한 제의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살펴본다. <지하세계의 신 믹틀란테쿠틀리> 소조상 등 대신전 ‘템플로 마요르’ 일대의 고고학 발굴 성과를 중심으로 잔혹한 인신 공양이 사실은 사람들을 지배하고 주변 정치집단을 통치하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신성 구역과 피라미드 신전의 모형, 그 위에 적용한 AR 및 디지털 매핑 영상은 아스테카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도울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민병찬 관장은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은 대중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와 역사의 다양성을 경험하도록 세계 주요 문명과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해왔다. 이 전시가 역사와 신화가 혼재하고 과장과 왜곡으로 가려졌던 아스테카의 진정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