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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시민, 좋은 이웃이 되는 교회

포항제일교회 박영호 목사 | 2022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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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회는 물질주의 가치관이 팽배하다. 경쟁에서 이기고, 한 발 위로 올라서는 것 이외의 다른 가치, 종교가 있든 없든 인류가 오랫동안 소중히 여겨 온 가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 외형은 성장했으나, 내면은 빈곤하며, 많이 가질수록 만족은 더 멀어지고 있다. 이 아픈 현실에 종교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박영호 목사는 말한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반성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비판과 공격의 과잉의 사회에서 건강한 중심을 이루고 격려해주는 역할을 한국 교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는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해야 한다고 박영호 목사는 주장한다.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어떤 희망을 보여 줄 수 있을지, 박영호 목사를 만나 고견을 들어 보았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에 있는 포항제일교회는 1905년에 시작해 올해로 117년 된 교회다. 포항제일교회는 1918년에 조직된 교회로 성장했으며, 당시 1918년 교회가 제대로 조직도 되지 않은 신생교회였지만, 포항에 일본인 소학교가 생기면서 우리의 민족정신을 일으키려면 교육이 중요하다는 일념으로 학교를 세웠다. 또한, 포항제일교회 성도가 주역이 되어 1919년 포항지역 3.1운동을 이끌었으며, 이후에도 보육원, 방송국 등을 세우는 일에 앞장서며 포항지역을 섬겼다. 아울러 6.25 전쟁 당시 북한 공산군의 포항 시가지 폭격 시 이곳의 예배당만 유일하게 남는 등 포항제일교회는 외신에 “한국교회 희망의 상징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렇듯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포항제일교회의 제16대 담임목사로 2018년부터 부임한 박영호 목사는 초기 기독교와 바울신학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예일대학교 신학부에서 석사 학위를, 시카고 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신약과 초기 기독교 문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에는 시카고 지역에서 약속의교회를 개척해 10여 년 동안 섬겼고, 2015년 귀국하여 한일장신대학교 신약학 교수와 경건실천처장으로 일했다. 현재 박영호 목사는 포항제일교회 담임목사를 비롯해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으로 섬기고 있으며, 저서로는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 『다시 만나는 교회』, 『에클레시아』, 『빌립보서』 등이 있으며, 지난 5월 신작 『쾌청 신약』을 펴내며 저술 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감의 공동체·움직이는 교회 지향

포항제일교회는 올해 들어 교회 전체 구조를 바꿨다. 그간 전체 교인을 지역별 교구로 나누던 것을 전부 나이별로 바꾼 것이다. 또한, 관행처럼 쓰던 ‘교구’라는 말을 떼고 ‘공동체’라는 말로 바꾸며 전체적인 구조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포항제일교회는 공감의 공동체와 움직이는 교회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포항제일교회의 큰 슬로건은 ‘은혜의 샘, 평화의 길’입니다. 샘처럼 솟는 은혜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 바로 포항제일교회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이를 목회의 가장 큰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교회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 교회’가 되자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며 울 일은 많겠지만, 적어도 함께 울어주는 공감의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포항제일교회는 움직이는 교회를 표방합니다. 한 틀에 고정된 게 아닌 역동적으로 움직여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좋은 변화를 이끌어가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교회는 곧 하나님의 품이다. 포항제일교회 역시 그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며 사랑하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그 사랑 가운데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볼 수 있으며 깊은 안식과 평안을 배운다. 우리는 불안하고 염려 많은 세상을 살아간다. 그럴 때마다 주님과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법을 배워갈 수 있다고 박영호 목사는 강조했다. 늘 바쁜 일로 쫓기고, 여러 염려에 눌리며, 때때로 욕심으로 자신을 몰아가게 하는 이 세상 한가운데서, 하나님이 주신 고요와 평안, 삶의 참 의미를 함께 찾아가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도 박영호 목사는 포항제일교회가 많은 성도의 공감 공동체가 되는 동시에 움직이는 교회를 지향하여 일상의 신앙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일에도 최선

“포항제일교회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한 곳은 물론 저희를 필요로 하는 곳에 빨리 달려갑니다. 최근 울진 산불로 인근 주민이 막대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포항제일교회는 집을 지어드리는 봉사에 동참하였으며, 지난겨울 경제적 사정으로 난방 틀기 어려운 분들의 집수리와 난방비를 지원해드렸습니다. 이외에도 포항제일교회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을 위한 사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 노동자와 학생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돌보고 있습니다. 교회는 삶의 방식이 변하는 것이고, 선교는 라이프스타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교회로서 함께 하는 일이 우리의 습관과 생각을 바꾸면서, 사회를 축복하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백성들이 하나님 뜻에 맞게 잘 살다 보면 이 땅에서도 반드시 건강한 시민, 좋은 이웃이 될 것이다. 바로 그게 한국 교회가 세상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확신하는 포항제일교회 박영호 목사. 교회가 나서서 작위적으로 시대를 이끌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그는 신실한 현존으로 그저 하나님 안에서 잘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도 포항제일교회 박영호 목사가 많은 이들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목회를 실천하는 동시에 한 달여 이어질 한인 유학생 선교운동단체 ‘코스타(KOSTA)’와의 의미 있는 동행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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