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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세트 같은 새로운 연대의 장

<아워세트 : 아워레이보×권오상>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 2022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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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개관 3주년 기념전으로 작가 권오상과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의 협업 전시 <아워세트 : 아워레이보×권오상>을 2월 25일부터 5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아워세트 : 아워레이보×권오상>은 사진과 조각의 개념을 실험적으로 전복시키는 작가 권오상과 미술을 기반으로 공간의 구조와 연출 방식을 고민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의 협업으로 하나의 촬영 세트 같은 장면을 전시로 선보인다.

전시는 권오상 작가의 작품과 아워레이보의 공간 연출로 총 9개의 세트로 구성된다. 세트. 1은 모터쇼 쇼케이스 현장으로 구성해 유명 슈퍼카를 본 딴 <더 스컬프쳐 3>(2005-2015), <더 스컬프쳐 4>(2005-2015)를 전시한다. 두 대의 자동차는 작가의 손자국을 담은 울퉁불퉁한 표면을 갖고 있지만, 좌대가 아닌 검은색 카펫 위에 전시되어 현시대의 명품이라 불리는 사물(슈퍼카)로 인식되도록 유도한다.

세트. 2는 권오상의 대표적인 사진 조각 연작인 <데오도란트 타입>의 <넵튠>(2013), <루비 나이키 배이프>(2012) 등은 아워레이보의 화려하고 독특한 조명 연출 방식과 만나 패션쇼의 한 장면처럼 선보인다.

세트. 3은 권오상의 데오도란트 타입의 작품 <비스듬히 기대 누운 남자>(2016)를 아워레이보가 제작한 아이소핑크(압축 스티로폼) 좌대 위에 놓아 카메라 셔터에 맞춰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처럼 보이도록 해 사진의 2차원의 특징과 조각의 3차원의 특징을 동시에 담아낸다. 

세트. 4는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을 권오상의 방식으로 오마주한 <붉은 셔츠와 휘슬, 칼더의 서커스>(2018) 작품으로 전통적인 조각의 양감이 아닌 얇은 판형이 천장에 매달린 형태로 바닥에 닿을 듯 크게 확대되어 관람객이 가까이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조각이 공간을 점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세트. 5는 2020년 겨울 한 백화점 쇼윈도에 설치되었던 <또 다른 즐거운 곳으로 여행>(2020) 작품을 2022년 아워레이보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다. 작품의 입체감과 평면성을 동시에 부각시키는 조명과 여행을 떠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배경 등의 공간 연출을 통해 전면만 볼 수 있는 쇼윈도 안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요소를 만난다.

세트. 6은 ‘작은 종잇장이라도 공간을 차지하며 혼자 설 수 있다면 조각’이라는 권오상의 조각에 대한 개념을 담은 연작 <더 플랫>이다. 패션 잡지에 등장하는 보석, 시계 등 광고사진, 디자인, 인테리어 잡지의 이미지 등을 차용한 <더 플랫 16, 17, 18 The Flat 16, 17, 18>(2006) 등의 시리즈로 확장된 대상과 소재의 활용을 통해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조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세트. 7에서는 평면으로 제작된 콜라주를 입체로 제작한 <뉴 스트럭쳐 17>(2017)을 크로마키처럼 보이는 녹색을 배경으로 해 선보인다. 세트. 8은 손에 쥐고 감상할 수 있는 조각을 만들고자 제작된 연작 <스몰 스트럭쳐>(2017-2021)로 타워형 구조물 안에 자리한 미니카 99대는 마치 자동차 회사의 출고 타워에 놓인 모습을 연상시킨다. 세계 3대 레이스 중 하나인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등장하는 차를 약 1/43 정도의 비율로 축소했다. 

마지막으로 세트. 9에서는 자작나무 위에 이미지가 담긴 나무판을 쌓아 올리는 콜라주 같은 형태로 완성되는 <릴리프> 연작이 선보인다. 서로 연결성이 없는 이미지를 중첩시켜 평면으로 완성된 작품은 아워레이보의 연출과 만나 또 다른 판형에 올려진 콜라주와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사진, 조각, 공간이라는 각기 다른 요소가 모인 전시장은 하나의 촬영 세트장 같은 장면을 완성하며 동시대 미술의 독특한 시각 어법을 통해 일반적인 전시 관람의 형태를 확장한다. 

수원시립미술관 김진엽 관장은 “<아워세트 : 아워레이보×권오상>은 작가-미술관-관람객 간의 새로운 관계를 고민하는 자리로, 새로운 연대의 장으로 마련된 ‘우리의 세트’에서 동시대 현대미술을 다각도로 경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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