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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의 의미를 묻는 조각적 회화

<왼쪽회화전>두산갤러리 | 2020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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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0일부터 7월 11일까지 박경률 개인전 <왼쪽회화전>을 두산갤러리에서 무료로 진행한다. 박경률은 2019년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작가 공모에 선정되어 2020년 7월에서 12월까지 6개월간 두산레지던시 뉴욕에 입주할 예정이다. 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회화를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환영을 담아내는 전형적인 회화에서 벗어나 ‘그리기’라는 행위에 주목하는 ‘조각적 회화’라 말한다. 서로 다른 질감의 붓질이 일어나는 캔버스와 이를 수행하는 작가의 움직임까지 회화적 요소로 끌어들인다. 이를 위해서 그는 화면 안에 갇혀 있던 여러 요소들을 외부로 펼쳐놓고 전시장 바닥, 계단, 벽면, 천장 등 공간적 요소나 빛과 시간 같은 비물질적 요소들 또한 회화의 조건으로 포섭하는 실험을 해왔다.
이번 전시 <왼쪽회화전>에서 작가는 조각적 회화의 특징인 운동성과 시간성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그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를 묻는다. ‘그리기’라는 신체적 행위는 어떤 의도를 전제로 하지만, 빈 캔버스 앞에서 붓질을 하는 작가의 신체적 행위는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우연한 형상을 만들거나, 혹은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서로 다른 예상 밖의 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그의 조각적 회화는 물감과 붓이라는 회화적 재료를 통해 신체적 움직임이 우연히 만들어낸 기록이자 어떤 서사구조의 부분이 아니라 아무것도 재현하지 않는 형상적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이 형상적 이미지를 만나며 관람객들은 그들 앞에 놓인 현상이 만들어진 시간의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안에 담긴 신체의 움직임과 시간성을 유추할 수 있다.
박경률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 석사와 첼시예술대학교 순수예술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백아트 서울(2019, 서울, 한국), Lungley Gallery(2018, 런던, 영국), Madame Lillie Gallery(2017, 런던, 영국), SIDE ROOM Gallery(2017, 런던, 영국)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경기도미술관(2020, 안산, 한국), Mine Project(2019, 홍콩), 송은아트스페이스 (2018, 서울, 한국),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17, 서울, 한국), 두산갤러리 서울(2015, 서울, 한국), 커먼센터(2014, 서울, 한국), 스페이스 윌링앤달링(2012, 서울, 한국)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10여 점의 회화로 구성된 <왼쪽회화전>은 벽에 그림이 걸려 있는 일반적인 회화 전시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회화의 사각 프레임 안으로 복귀한다. 작가는 회화 안에서 재료적 물성과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더욱 집중해 서사적 회화가 아닌 물질적 회화를 새롭게 탐구하며 ‘그리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 박경률 작가는 “<왼쪽회화전>은 방향성을 가진 전시 제목과 같이 전형적 회화전 형태를 가지고 오면서도 회화를 작동시키는 관습적 적용과 창작술을 허물어 버리고자 한다”며 “<왼쪽회화전>은 관습적인 회화적 규정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서사 편향적인 내레이션 회화에서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시도하는 전시다. 그리고 회화의 방법론으로 출발하여 확장적 개념으로 사용된 조각적 회화를 전통적 미디어인 회화에 재적용해 실험하면서 그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를 묻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왼쪽회화전>의 관람 시간은 화수목금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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