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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가족을 찾는 공감과 연대의 장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2020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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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2020 아시아 기획전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를 5월 22일부터 8월 2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2020년 두 번째 전시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에서는 사회적 연대의 의미로서 ‘가족’을 통해 아시아 지역 내 다양한 문제들을 토론하고 공유하는 공공의 장(platform)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미술관은 세대 간, 사회·경제적 계급 간 구분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모여 토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정된다. 이곳에서 작가와 관람객은 유동적인 공감과 연대의 장으로서 ‘또 다른 가족’을 함께 그려 본다. 
전시에 참여하는 한국, 인도네시아, 대만, 일본, 필리핀, 홍콩, 말레이시아, 중국 등 8개국 출신 작가 15팀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여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사회, 국가, 세계로 확장되어 가는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참여 작가들은 퍼포먼스, 사진, 영상 등 작품뿐 아니라 포장마차, 농장, 투자 설명 부스, 뮤직비디오 상영, 뉴스룸, 라운드 테이블 등 워크숍을 통해 관람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전시는 5전시실, 복도 공용 공간, 전시마당, 6전시실로 이어지며 프로그램에 따라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이 된다. 먼저 5전시실에서는 집단 가운데 개인의 모습을 탐구하고, 이분법적 논리가 전제된 사회 체계 속에서 제한되는 신체와 정신을 이야기한다. 이강승(한국)은 <미래의 심상들>이라고 명명한 라운지 형태의 서점을 통해 국내 소수자 커뮤니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설치, 상영회 및 드로잉 등으로 그려낸다. 탄디아 페르마디(인도네시아)는 사진 연작을 통해 가족 안에서 본인에게 주어진 성 역할과 자아의 충돌을 이야기한다. 듀킴(한국)은 무속신앙의 퍼포먼스에 주목하며 퀴어와 젠더, 트랜스 휴먼과 포스트 휴먼에 관한 문제의식을 K-POP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보여준다. 재일교포 정유경은 한국, 일본, 북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가운데 한국사회 안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를 신작 <이등병의 편지>로 고찰한다.
니 하오(대만)는 나무뿌리처럼 뒤엉킨 리코더 조각 작품을 통해 정규 교육과정 속 잔재하는 서구 제국주의 맥락을 드러낸다. 와타나베 아츠시(일본)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였던 자신의 경험과 사회로부터 지워졌던 개인의 기억을 콘크리트 집을 허무는 퍼포먼스로 보여준다. 에이사 족슨(필리핀)은 여성 이주 노동자의 감정 노동을 주제로 한 필리핀 슈퍼우먼 밴드의 노래를 관객들이 영상을 보며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만든 <슈퍼우먼 KTV> 노래방을 선보인다. 필리핀 문화예술가 그룹 레스박과 사우스 호 시우남(홍콩)은 국가로부터 묵인된 폭력에 의한 비극을 사진으로 기록하며, 아이작 충 와이(홍콩)는 홍콩, 중국 우한, 한국 광주에서 모인 240명의 사람이 참여한 퍼포먼스 영상 <미래를 향한 하나의 소리>를 선보인다.
복도 공용 공간 및 전시마당에서는 작품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감과 연대의 출발점으로서 ‘또 다른 가족’을 이야기한다. 필리핀 작가 그룹 98B 콜라보레이터리, 허브 메이크 랩, 칸티나는 협업프로젝트 <투로투로, 가르키다/가르치다)>를 통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고 토론하며 일상에서의 자연스러운 논의와 연대를 제안한다. 인도네시아의 자티왕이 아트 팩토리와 한국 작가 그룹 버드나무 가게가 협업한 <투자로 가는 길>은 삶의 기반인 토지를 투자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자본주의적 사고에 의문을 품고 실제 투자 설명 부스를 세워 관람객과 관련 주제에 대해 논의한다. 말레이시아 사바 지역의 작은 마을 공동체 주민들과 함께 협업하는 이 이란은 지역이 품은 역사적 기억과 모순을 전통공예를 기반으로 한 대형 직조작업으로 재현해낸다.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은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성 디자이너들과 그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FDSC뉴스>를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6전시실에서는 왕 투오(중국)의 영상 작품 <강박>을 선보인다. 최면에 걸린 건축가의 시점으로 베이징 중심에 위치한 1950년대 건물의 역사를 더듬어보며 변하지 않는다고 믿어진 신념에 대한 허무함을 그려낸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의 일환인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전은 아시아 현대미술의 다채롭고 역동적인 면모를 국내·외 소개하는 기회”라며, “아시아 지역 작가들의 교류와 신작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에 국제 사회의 연대와 공존 특히, 아시아 지역의 공명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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