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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처럼 알싸한 삶 나눔으로 만든 달콤한 인생

단양 장다리 이옥자 대표 | 2013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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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핀 꽃 한 송이만 봐도 설레는 21살 나이, 같은 또래 친구들은 청춘을 만끽하는데 여념이 없었지만 가난은 그녀에게 한 눈 팔 틈을 주지 않았다. 1990년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주방장의 눈물 쏙 빼는 가르침과 엄격함은 고추보다 매웠다. 10년 전 대장암 선고를 받고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 새 생명을 가져다 준 마늘은 지금의 장다리 식당을 있게 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이옥자 대표에게 마늘은 어떤 의미일까.

이옥자 대표에게 마늘은 생명이었다. 또 그녀의 인생은 마늘을 꼭 빼 닮았다. 요식업에 뛰어들어 마늘처럼 매운 맛을 보며 식당 일을 시작했지만 그 결실은 장다리처럼 쑥쑥 성장해 꽃을 피웠다. 그 어떤 작명가도 이 대표가 지은 ‘장다리 식당’처럼 인생과 꼭 맞는 이름을 짓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식당 이름인 ‘장다리’는 무·배추 따위의 줄기를 이르는 말이지만 단양에서는 마늘종을 일컫는 사투리다. 마늘이 이옥자고, 이옥자가 마늘이었다.
10년 전, 대장암 선고를 받고 죽음과 사투를 벌일 때 주위 사람들은 “고생만 하다가 죽게 되어 불쌍해서 어떻하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를 회상하며 이 대표는 “대장암 수술을 하고 6개월 항암치료를 받고나니 교수님께서 항암제를 3년간 복용하라고 했어요. 단 보름만 먹었을 뿐인데 눈이 캄캄해지고 밥상을 들고 손님에게 갈 때마다 아찔해지고 정신이 없는 거예요. 원인을 찾아봤더니 항암제 자체가 문제였어요. 암세포 하나를 죽이기 위해 정상세포를 더 많이 파괴하고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그래서 담당 교수에게 찾아가 항암제는 더 이상 먹지 않고 단양 마늘만 먹을 테니 항암제 먹는 환자와 저를 두고 누가 오래 사는지 비교해 달라.”고 했다며 남은 항암제를 모두 비타민으로 바꿔 왔었다는 웃지 못 할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를 추억했다.
그 후 기적적으로 회복되어 제2의 인생을 찾은 그녀는 그때부터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꿨다고 말했다. 죽음 앞에서 삶을 건저낸 후부터 마늘은 그녀에게 종교요, 인생이요, 고마움이었다. 또 남을 위해 베풀라고 마늘은 말했다. 이후 단양버스터미널 앞 점포를 2008년 12월 현재의 ‘장다리 식당’이 있는 도담삼봉 인근으로 이전개업을 하고부터 사업은 더욱 번창하기 시작했다. 육족마늘의 본고장답게 마늘을 이용한 각종 음식이 손님들 상에 올랐고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장다리 식당은 일일 마늘 소비량 50㎏이상, 월평균 510접이상, 연평균 6천접이상 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을 소비하는 지역명물로 자리 잡았다. ‘흑마늘 정식’ ‘온달평강 마늘정식’은 전국에 알려지며 단양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먹고 가야할 메뉴로 각인됐다.

제2의 삶을 봉사에 쏟다
마늘에 의해 생명을 찾았고, 마늘로 돈도 벌었지만 지금의 장다리 식당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이 대표는 이웃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신단양장학회에 매년 200만 원을 지원하고 미화원들에게도 200만 원 상당의 방한복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을지훈련, 사랑의 연탄나누기, 결식아동돕기, 수재민돕기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학교발전기금,청소년을 위한 후원금, 경찰발전협의회 지원금, 단양 지역의 각 단체들에게 작은 힘, 큰 힘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동동거리며 땀 흘려 번 돈이지만 ‘내가 번 돈의 20%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는 그녀다. 가족 같은 직원 20명이상을 고용해 매월 4000만원 이상 이라는 급여를 지급하고 있어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고, 단양마늘과 관광단양의 홍보는 물론 봉사활동과 이웃사랑실천은 단양지역의 자랑이다. 이옥자 대표는 마늘을 이용한 요리연구도 끊임없이 이어갔다. 충청북도 향토음식 기능보유자이기도 한 이 대표는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는 국제요리 축제에 참가하기도 했으며, 1994~5년 연속으로 향토음식 경진대회 대상, 전국 한우요리 경진대회 은상, 마늘음식경연대회 대상, 대전지방국세청 전통 향토기업 지정업소, 2005년 외식경영학회 업소부문 대상, 2010년 제15회 단양군민 대상 수상, 2013 대한민국 친환경대상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빼어난 음식맛과 후한 인심으로 유명세를 타자 각 언론들이 방문해 ‘장다리 식당’을 취재했다. KBS 아침마당, 비타민, 생방송투데이, 6시 내고향, VJ특공대, 리빙쇼 당신의 여섯시, 맛있는 TV, YTN황금나침반, KBS 생로병사의비밀 등의 방송사와 지면매체들이 앞 다퉈 장다리 식당을 세상에 알렸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전국에 지점을 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많이 받았다는 이 대표는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서울에서도 각 구마다 하나씩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의도 받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뭐 일이백년 사는 것도 아니고 지금도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해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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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안 쓰는 친환경 음식점
최근에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세제 안 쓰는 친환경 음식점’에 도전하고 있어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는 장다리 식당이다. 식당이 잘될수록 엄청난 양의 설거지를 하고 있는 장다리 식당은 ‘물로만’이라는 샤워헤드를 이용해 식기를 세척하고 있다. 단양에서 나고 자란 이 대표는 어릴 적 망사 스커트로 가재, 개구리, 물고기를 잡았던 맑은 시냇물이 불과 20년 만에 오물이 흐르는 곳으로 변해버린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터에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합성세제가 위장암을 일으키고 여성의 경우 유방암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 식당에서 세제가 묻어나와 손님들의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김동성 단양 군수께서 청정충주(청풍)호를 만들고자 애를 쓴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도 일조하고 싶어 이 제품을 설치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라고 계기를 밝혔다. 손님들도 처음에는 위생상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미심쩍어 했지만 자세히 설명하고 상태를 본 후엔 오히려 더욱 좋아하고 신뢰하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한편 이옥자 대표는 못다 한 공부와 외식사업을 하고 있는 대표로서 전문성을 지니고자 세명대학교에서 음식업 CEO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3년을 수료하는 등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오래 전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크게 감명 받았다는 그녀는 “만원의 이익금이 생겼다고 내 것으로 다 챙긴다면 그 업소는 희망이 없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일부는 사회에, 일부는 종업원과 가족에게, 그런 나눔의 마음으로 생활하는 사업주는 꼭 성공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머릿속에 새겨 넣고 영업이 잘 되지 않는다고 종업원을 줄이거나 하지 않고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창조적 활동을 통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말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경영원칙을 설명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마늘로 제2의 인생을 찾은 이옥자 대표는 마늘의 알싸한 매운맛처럼 인생을 진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다. 인생의 고비가 찾아오고 생명을 다시 찾은 그녀가 느끼는 진정한 인생이란 결국, 나누며 베푸는 삶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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