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인 이 시대의 예술가를 위한 전시가 개최된다. 현존 작가 중 최고 작품가를 기록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데이비드 호크니>가 지난 3월 22일 시작하여 오는 8월 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영국 테이트미술관의 공동 기획으로 진행 중인 이 전시는 현존하는 동시대 예술가 중 가장 영향력 있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를 조명한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일곱 개의 소주제(‘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기’, ‘로스앤젤레스’, ‘자연주의를 향하여’, ‘푸른 기타’, ‘움직이는 초점’, ‘추상’, ‘호크니가 본 세상’) 하에 작가의 대표 작품을 대거 소장하고 있는 영국 테이트미술관을 비롯해 주요 미술관에서 대여한 회화, 드로잉, 판화, 사진 등 133점을 선보인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80세 생일에 맞춰 2017년부터 1년간 영국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순회한 회고전에서 백만 명의 관객이 관람하였고, 2018년에는 그의 작품 <예술가의 자화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이 무려 1,019억(약 9,030만 달러)에 경매에 낙찰되면서 현존하는 작가의 작품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기와 예술적 가치를 대표적으로 입증하는 대목이다. 호크니는 60여 년에 이르는 작업 여정 동안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다. 그럼으로써 동성애, 인물, 풍경 등을 주제로 여러 매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표현 양식을 실험적이고 과감하게 시도했다. 이렇듯 다채롭게 변모해온 예술적 여정을 통해 호크니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인 이 시대의 예술가’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초기 영국 왕립예술학교 시절에 주목받은 작품부터 오늘날까지도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1960~70년대 로스앤젤레스 시기 작품과 자연주의 시기 2인 초상화, 피카소의 입체주의와 중국 회권(두루마리 회화)에 영향을 받은 다시점 구도의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판화 기법을 실험적으로 시도한 시리즈 작품, 대규모 풍경화 및 최근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작품 등을 총망라했다. 호크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환영적 양식으로 그린 차(茶) 그림>, 〈더 큰 첨벙>, 〈클라크 부부와 퍼시>, 《움직이는 초점》 시리즈, 〈다른 쪽>, 〈더 큰 그랜드 캐니언>과 최근작〈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를 포함하여 전시의 대다수 작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이를 통해 각 시기별로 호크니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했던 다양한 예술적 도전을 목도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 전시는 비단 호크니의 작품 이외에도 그의 포토콜라주가 소개된 바 있는 1985년 『파리 보그(Paris Vogue)』, 호크니가 영국 테이트미술관에 쓴 편지, 그의 대표작을 총망라하는 대형 크기의 『데이비드 호크니: 더 큰 책』등 다양한 자료와 출판물을 함께 선보인다. 아울러 호크니와 관련한 영화 세편을 상영함으로써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전시 <데이비드 호크니>를 주최한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호크니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작품에 대한 실험과 예술로서의 진화를 거듭하며 가장 전통적인 회화에 동시대적 현대성을 끊임없이 부여하고 있다”며 “본 전시가 현대 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한국의 관객들이 직접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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