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바쁜 시기가 지나고 볼프강 호수(Wolfgang see)를 다녀왔습니다. 계절 사이에 떠난 여행이라 환상적인 날씨였어요. 프라하에선,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 알프스 산 위에 올라가니 기온차가 극명했습니다. 볼프강 호수에 도착하자마자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산악 열차를 탔습니다. 이 열차는 고도 1700m까지 올라가는 산악열차입니다. 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절경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바깥 풍경을 보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철로와 함께 보이는 사람들은 올라가는 길에 숨을 고르곤 합니다. 구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곳을 천천히 걸어 올라가다보면 우리나라처럼 커피를 마시는 대신 맥주를 한 잔하며 내려다 볼 수 있는 쉼터도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맥주가 참 맛있습니다. 열차를 타고 40분 정도 올라왔을 뿐인데 굉장히 아득한 느낌입니다. 구름 사이에 보이는 볼프강 호수가 신비로웠습니다. 이와 동시에 오랜만에 마셔보는 깨끗한 공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어요. 1시간 쯤 샤프트베르크 산 정상에 머무르다 다시 돌아가는 기차 안입니다.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봤을 법한 증기를 뿜는 열차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알프스 산허리를 두르는 물안개 같은 연기를 감상하면서, 좁은 기차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바람을 맞으며 내려갑니다. 오스트리아의 국가가 ‘산의 국가, 강의 국가’인 이유를 절실히 느끼며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그날의 여행은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해 보자'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탄 것은 케이블카입니다. 이렇게 생긴 조그만 케이블카를 정원 4명으로 제한하고 올려 보냅니다. 올라가면 제가 좋아하는 알프스의 집들이 점점 작아집니다. 이번에도 정상에 등극합니다. 샤프트베르크 산에서 본 모습보다 더욱 맑습니다. 해가 내려 쬐고 호수가 빛나는 모습을 구름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산악 열차도 케이블카도 모두 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번 볼프강에서는 호수 전경이 보이는 통유리 산장을 숙소로 정했습니다. 자랑은 물론 아니지만 사진 속 풍경을 보며 바비큐도 해서 먹었습니다. 친절한 숙소 주인에게 환대를 받으며 유럽의 수많은 시내에 보이는 말들과는 달리 아주 행복해 보이는 말 한 쌍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알프스를 보다보니 날이 저물어갔습니다. 넘어가는 해는 내일 또 뜨지만, 이곳을 떠나는 저는 돌아가야만 하기에 마음이 괜히 뭉클했습니다. 또 언젠가 이 호수와 산을 보며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날의 여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여기까지 볼프강에서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글·사진 : 허수빈 / 제공 : 유로자전거나라 (www.eurobike.kr) 02-723-3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