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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 재미를 보장하는 형식파괴 옴니버스 연극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 2015년 08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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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극찬을 받은 화제작이 드디어 국내에 상륙한다. 에빈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2014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언론과 관객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던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가 오는 7월 14일부터 9월 2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초연된다. <카포네 트릴로지>는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2014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해외 공식초청작으로 발표되어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벙커 트릴로지>의 연출가 제스로 컴튼과 작가 제이미 윌크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기대작이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가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여느 연극 작품이 지니는 형식과 틀에서 벗어난 색다른 구성과 무대에 있다. 시카고 렉싱턴 호텔의 비좁은 방 661호를 배경으로 1923년, 1934년, 1943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진 세 가지 사건을 옴니버스로 그려낸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세 가지 에피소드가 각각 독립적인 형태로 공연된다. 관객들은 매혹적인 코미디 ‘로키’, 격정의 서스펜스 ‘루시퍼’, 광기로 무장한 하드보일드 ‘빈디치’까지 각기 다른 장르의 세 가지 에피소드를 취향에 맞게 선택하여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에피소드를 관람할 경우 <카포네 트릴로지>가 선사하는 세 가지 에피소드의 매력을 다채롭게 느끼는 것은 물론, 극 곳곳에 숨겨진 세 가지 사건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특별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뚜렷한 장르적 재미로 마치 영화 같은 매력을 선사하는 <카포네 트릴로지>는 연극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인 생생한 현장감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 무대로 관객을 강력하게 사로잡는다. 무대 앞쪽에 객석이 정렬되는 일반적 방식과 달리 무대를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단 100개의 객석만을 배치하여 극 중 배경이 되는 렉싱턴 호텔 방의 답답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밀도있게 표현해냈다. 더불어 무대와 관객석 사이는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인 50cm의 간격만이 있을 정도로 가까워 흡사 배우들과 함께 호텔방 안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하며 숨이 멎을 듯한 극한의 몰입을 선사한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의 입체적이고 실감나는 무대는 세 가지 에피소드마다 극과 극을 오가며 극한의 캐릭터 변신을 시도할 배우들의 열연으로 보다 풍성하게 채워지고 있다. 이미 공연계에서 믿고 보는 배우들로 통하는 이석준, 김종태, 박은석, 윤나무, 정연, 김지현은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여 각자 한 편씩 메인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치고 비로소 연극이 완성된다. 먼저 정연, 김지현은 ‘로키’에서 돈을 위해 선택한 결혼을 앞두고 아슬아슬한 이중 생활을 하는 렉싱턴 호텔 바의 쇼걸 ‘롤라 킨’ 역을 맡아 섹시하고도 코믹한 연기를 능청스럽게 펼쳐 기존과 다른 매력을 뽐낸다. 이석준과 김종태는 ‘루시퍼’에서 아내와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닉 니티’ 역을 맡아 로맨틱한 모습과 함께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오가는 폭 넓은 연기로 관객을 압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은석, 윤나무는 사랑하는 아내의 목숨을 앗아간 상사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경찰 ‘빈디치’ 역을 맡아 여심을 사로잡는 순정적인 모습부터 폭발적인 극한의 감정연기까지 다양한 감정을 소화하며 관객의 몰입을 돕고 있다. 이렇듯 실험적인 무대와 내공으로 무장한 배우의 만남으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올 여름 가장 기대되는 공연으로 꼽히고 있다. 이 연극이 파멸의 광대일지, 타락천사일지, 복수의 화신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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