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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향만리人香萬里 향기로운 삶으로 한국무용 꽃 피우는 선아예술단

사단법인 선아예술단 최혜경 이사장 | 2015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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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의 전통을 지켜가면서 대중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전통춤의 저변확대를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사단법인 선아예술단(최혜경 이사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2010년 8월 선아예술단을 설립하여 예술인을 위한 활동 무대 조성과 사단법인의 운영에 이르기까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최혜경 이사장을 만나 그녀의 지난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들었다.



유년 시절 처음 한국무용을 접했다고 밝힌 최혜경 이사장은 “그때 제가 뭘 알았겠어요. 그저 배운 대로 춤을 춘 거죠. 그래도 다른 아이들보단 잘 따라서 했나 봐요. 한국무용과 음악에 끌리는 감성의 발원지가 어딘지는 몰랐지만 마냥 좋았어요.”라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이후 중학생이 되었을 때, TV에 방영된 부채춤을 보고 한국무용에 매료되어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국무용 대가 故 김천흥 선생에게 사사 받아
국립전통예술고교 재학시절, 당시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純宗, 1874~1926) 황제의 50세 탄신을 축하하는 진연(1923.3.25)에서 무동(舞童)으로 춤을 췄던 고(故) 심소(心韶) 김천흥(金千興, 1909~2007) 선생에게 춤을 사사하며 깊은 영감을 얻은 그녀는 이후 서울예술대학교에진학하여 빼어난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줄곧 장학생으로 학업을 마친 실력파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과 옥관문화훈장을 수여받고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로서 한국 승무의 보물이라고 칭해지는 고(故) 정재만 숙명여대 명예교수에게서는 승무를 이수하였다. 최혜경 이사장은 한국무용을 보다 심층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세종대 공연예술대학원에서 예술학 석사과정, 경기대 일반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한국무용의 대중화와 전문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진실한 모습으로 사람에게 다가 서다
2010년 8월 설립된 선아예술단에 관해 최 이사장은 “예술단을 설립하기 전까지는 오로지 춤밖엔 몰랐어요. 그러다 마음껏 춤추며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물질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춤을 사랑하는 후배들과 뜻을 모아 선아예술단을 창립하게 된 것입니다.”고 설명했다. 선아예술단은 현재 전통 한국무용을 전공한 예술인들로 구성된 전문단원들과 예술단 운영 구성원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한국무용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혜경 이사장은 “선아예술단이 설립될 당시부터 현재까지, 그동안 함께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여전히 소통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특히 5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문단원과 직원들과는 말하지 않아도 일거수일투족을 알 정도로 서로를 잘 알게 되었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어요. 이제는 오히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예술인의 길을 묵묵히 가는 단원들이 제게 위로를 건넬 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가 된 지 오래”라며 그동안 어떤 가식이나 형식적 접근 없이 진솔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최 이사장은 밝혔다. 이어 “제가 아는 주위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선아예술단이 걸어올 순 없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곳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은 지키고 시대조류에 맞는 한국무용 선보여 호평
설립 당시부터 전통은 지키되, 전통문화의 한 축인 한국무용을 시대조류에 맞게 재창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 최혜경 이사장은 그동안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공연으로 한국무용의 참맛을 전달했다. 설립 이듬해인 2011년부터 보다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서기 위하여 굵직한 공연을 펼쳐 뜨거운 호응을 받아왔고, 특히 전통무용과 사물놀이가 비보잉과 함께 펼쳐지는 ‘어우르기’ 공연의 경우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으로 전통무용을 색다르고 친근하게 시연하고 있다. 이번 5월 16일에도 성수아트홀에서 ‘성수아트홀과 함께하는 선아예술단의 어우르기’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많은 이들로 하여금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최 이사장은 “이번 공연은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우리 시대의 융합을 보여줄 것이며, 어려운 무용, 지루한 무용이라는 편견을 뛰어 넘어 관객과 공연자가 함께 하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에 선정될 만큼 전문성의 기반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어서 한국무용의 대중성 확보에 대한 좋은 모델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무용 저변 확대 위해 교육적 접근
한국무용 전반에 걸쳐 격조 높은 공연을 펼치고 있는 선아예술단은 가히 국내 수준급의 공연단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최 이사장은 우리의 춤과 문화를 확산시키고 저변을 확보해 가는 데는 정부의 지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일례로 대규모의 공연이나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에는 한국무용의 전문성을 확보한 단체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단순 공연비용만 비교해 정체성이 불분명한 단체에 공연을 맡김으로써 공연의 질이 하락하고 예술가와 전문단체까지 함께 매도되어 한국무용의 침체를 가져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신생단체들에게도 공평한 지원정책을 펼쳐 전통 춤과 문화의 발전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혜경 이사장은 한국무용이 어린 학생들의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되어야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선아예술단은 실제로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국내 지자체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상 및 해설을 곁들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중이다. 최 이사장은 “교육적 접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 단체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지자체나 정부부처가 함께 발전적인 모색을 통해 펼칠 정책이지만 현재까지는 제한적인 활동만 하고 있어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문화예술공연 위한 체계적 연구 시스템 확충 계획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많은 공연이 취소되었지만, 올해부터 차츰 공연이 늘어 그나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힌 최 이사장은 “올해엔 더 많은 공연과 기획으로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바람이 있다면 전통예술 공연을 언제든 열 수 있는 공연장이 하루빨리 생겼으면 하는 것입니다. 또 선아예술단은 올해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이사장은 ‘연구소’ 설립에도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가 말하는 ‘연구소’는 한국무용을 비롯한 문화예술공연을 위한 비즈니스 환경 조성과 그에 따른 제반사항에 대한 문제와 정책 등을 연구할 수 있고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말하는 것이었다. 최 이사장은 “예술가로써 춤만 출 때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선아예술단과 전문단원을 위해 공연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한국무용에 대한 상업적 접근 노력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를 통해 발 디딜 곳 없는 예술가들에게 제대로 설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주고, 보다 폭넓은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여 궁극적으로는 한국무용의 체질을 강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봅니다.”며 조만간 연구소에 대한 구체적 작업이 수반될 것임을 예견하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살풀이춤을 추기 전에 음악 소리가 들리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말한 최혜경 이사장은 우리춤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花香百里),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酒香千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人香萬里)는 말처럼, 저는 향기 있는 춤을 추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찾으려합니다. 제게 주어진 것이 춤이라면, 춤을 즐기는 저의 모습을 사랑합니다. 그렇게 춤을 통해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고, 내 영혼의 상처를 향기로 만드는 작업을 통해 좋은 향기로 남에게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오늘도 인간명품이 되기 위해 정직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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