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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처럼 활짝 핀 본연의 사랑스러움

배우 신세경 | 2015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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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이 달라졌다. 그동안 배우 신세경의 주를 이뤘던 감정은 우울함과 슬픔이었다. 어딘 지 모르게 사연이 있어 보이고 눈빛은 우수에 젖어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출세작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맡았던 가련한 식모 역이 그녀의 이미지를 고정화시킨 것이다. 신세경은 그 이후에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했지만 ‘지붕 뚫고 하이킥’을 뛰어넘을 만한 대표작을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연이은 흥행 실패로 정체기를 겪고 있는 걸지도 모르는 의구심까지 들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드디어 분위기 전환의 기회가 찾아왔고 결과는 만루홈런이었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의 ‘오초림’역은 그녀를 다시금 봄꽃처럼 활짝 피게 했다.


1998년 당시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당대 최고의 가수 서태지의 눈에 들어와 ‘Take Five' 포스터 모델로 발탁되며 연예계에 입문한 신세경은 그 후에 ’지붕 뚫고 하이킥’의 식모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녀에게 큰 시련은 찾아오진 않았지만 꾸준히 이어진 연기력에 대한 논란과 함께 ‘늘 하던 역할’만 맡게 됨으로 인해 배우로서 다소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젠 그간 있던 아쉬움을 보기 좋게 떨쳐내도 좋을 듯하다. 요즘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오초림’역을 맡아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극중 냄새가 눈으로 보이는 초감각 소녀 ‘오초림’으로 나와 매주 시청자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동안 우중충한 분위기의 드라마에 주로 캐스팅되어 깊게 침잠한 듯 비련의 캐릭터만 줄곧 연기한 탓에 이번에 도전한 연기 변신에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연출을 맡은 백수찬 감독은 신세경을 두고 “촬영 중 서서 대기할 때도 춤을 추면서 기다린다.”라고 운을 떼며 “이번 드라마 속 ‘오초림’ 캐릭터는 신세경이 알맞은 옷을 입은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신세경의 소속사 관계자 또한 “회가 거듭할수록 ‘신세경이랑 잘 어울리는 역할이다’라는 평이 많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가 복합된 장르인 만큼 신세경의 새로운 매력과 장점이 부각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연일 신세경에게 호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정을 해보게 된다. 만약 그녀가 ‘냄새를 보는 소녀’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단언할 수 없지만 아마 지금도 대중들이 ‘색안경’을 낀 채로 그녀를 바라봤을 것이다. 그만큼 ‘오초림’이란 역할이 그녀의 매력을 200% 발현시킬 수 있는 캐릭터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지붕 뚫고 하이킥’의 선입견이 그녀를 지금까지도 지독하게 붙잡고 있단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저를 보고 엄청 놀라요. 제가 실제로는 목소리도 크고 웃을 때도 ‘까르르’ 소리 내서 웃는다고요. 제가 대중에게 노출된 사람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감정을 숨기며 살고 싶진 않아요.”
이제야 그녀의 본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역을 맡은 것이다. 신세경은 절대 흐린 날씨가 어울리지 않는다. 여전히 20대 중반의 젊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세경은 그녀의 나이만큼이나 통통 튀고 생기발랄한 소녀 같은 숙녀일 뿐이다. “사람들이 저보고 우중충하게 생겼다고 하는데, 전혀 우중충하게 생기지 않았어요. 성격도 그렇고요.(웃음) 밝고 화사하게 봐주셨으면 해요.” 그녀의 이러한 바람 때문일까. 앞서 말했듯 그녀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주위의 기대 섞인 염려를 가볍게 기쁜 함성으로 바꿔놓음과 동시에 우리나라 여배우의 계보를 이을 잠재력을 드디어 제대로 터뜨렸다는 영광스러운 찬사 또한 받고 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이란 굴레에서 보기 좋게 벗어났으며 ‘20대 여배우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비로소 인정을 받게 됐다. 
사람은 사람마다 반드시 자신의 영역이 있다. 즉, 자신의 옷을 입었을 때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능력이 빛을 발휘하는 법이다. 신세경은 이제야 ‘맞춤복’처럼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 이것은 결코 신세경의 다른 모습이 아니다. ‘오초림’은 신세경의 ‘재발견’일 뿐이다. 그녀는 극 중에서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표정은 물론 막춤, 개그, 액션을 넘나들며 줄기차게 망가지고 있는데 그 모습이 오히려 사랑스러움을 꽃피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봄 향기 물씬 나는 그녀의 애교 섞인 행동 하나하나에 대한민국은 지금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냄새를 보는 소녀’의 철야작업으로 심신이 지쳐있을 백수찬 감독을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연기만큼이나 성숙해진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드라마 촬영이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현장에서 감사할 일도 많고, 죄송할 일도 많은데, 사실 그런 인사들을 직접 전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저희야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관심을 받는 직업이지만, 감독님은 배우들이 쉴 수 있는 시간에도 다른 장면을 찍으셔야 하고 항상 쉴 틈이 없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재조명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며 감사의 말까지 전할 줄 아는 인간미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신세경의 눈부신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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