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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들을 통해 바라 본 도시의 사물, 사람, 풍경

<사물학 II : 제작자들의 도시> 국립현대미술관 | 2015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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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 (단장 직무대리 윤남순)은 디자인 기획전 <사물학II : 제작자들의 도시>를 2월 17일 부터 6월 28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사물학II : 제작자들의 도시>는 지난 해 개최되었던 <사물학 : 디자인과 예술>에 이어 사물을 매개로 하는 디자인과 시각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을 ‘제작·노동’이라는 의미를 통해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는 제작(노동)의 결과물 또는 제작과정 중 형성되는 인간관계망에 대해 탐구하는 시각 예술 제작(노동)자들의 작업물이 소개된다. <사물학II : 제작자들의 도시>에 참여한 작가/팀은 삶의 실천적 문제를 고민하는 문화 연구자이자 기록 생산자들로, 제작이 가지는 공유가치와 사회적 기능에 주목하는 동시에 연대와 실천을 꾀한다. 전시장은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section 1 지역성과 제작문화에서는 도시의 소외된 공간에서 지속되어온 제작 소상공인들의 노동과 삶에 주목하여 도시 공간을 새롭게 읽어내는 작업을 진행한 염승일, 인사이트씨잉, 박경근과 한국의 ‘제작 문화’가 지닌 특성을 연대기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김상규의 아카이브 작업을 소개한다.
section 2 기술과 제작에서는 동시대의 다양한 제조 기술들이 사물의 제작 과정, 개인과 사회 그리고 사물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태윤, 송호준, 디디랩, 미디어버스와 신신, 토머스 트웨이츠의 작업을 통해 사유하도록 한다. 
section 3 제작 공동체에서는 비평적 관점의 만들기와 제작을 통한 실천적 행위를 촉구하는 리슨투더시티, 청개구리 제작소, 다이애나 밴드, 그리고 새로운 창작(제작)자 네트워크로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이광호 & 서플라이 서울의 작업을 선보인다.
section 4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의 공간 ‘카피룸 CopyRoom’이 제로랩에 의해 연출된다. 이곳에서는 참여 작가들의 작업에 참고가 되었던 다양한 자료들을 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으며,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도큐멘테이션 영상을 상영한다.  

Section 1 : 지역성과 제작문화
염승일 <메이드인문래>, 2015 작가들에게 작업실의 위치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영감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염승일은 문래동에서 2년간 작업실을 운영하면서 주변 상공인, 예술가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매체에 도전해왔다. 그런 문래동의 환경적 영향과 협업관계를 그대로 작품화한 것이 ‘메이드인문래’다. 
인사이트씨잉 <성수동 프로젝트>, 2015 성수동 프로젝트는 짧게는 십 년 길게는 사십 년 가량 성수동이라는 공간에서 신발을 제작하는 제작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프로젝트이다. 이번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목하는 지점은 도급제라는 제작문화가 일반적인 성수동에서 제작자 혹은 기술자로 또는 관리자로, 디자이너로 일을 하면서 가지게 된 일에 대한 신념, 가치관 그리고 관계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박경근 <청계천 메들리 아시바>, 2015 <청계천 메들리 아시바>는 <청계천 메들리, 2010>를 번역한 작업이다. 작가는 청계천 뒷골목 금속 공방들을 떠돌며 느끼는 감정들을 감각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청계천의 기계들, 쇳덩이들의 모습은 그곳에서 일하는 남자들, 우리 아버지 세대-"아저씨"들에게 느끼는 감정과 비슷했다.  
김상규 <제작연대기: 1967-2014 >, 2015 한국에서 ‘만들기’ 문화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나 미국의 차고 창업 문화와는 다른 배경이 있다. 말하자면 선진국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비전 때문에 정부에서 물건을 잘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Section 2 : 기술과 만들기
최태윤 <손으로 만든 컴퓨터>, 2015 컴퓨터의 가장 기본적인 작동 원리인 이진법을 기반으로 하는 논리회로를 응용하여 가산기와 기억장치 등의 조합으로 만든 원시적인 컴퓨터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장치 통해서 컴퓨터 작동 원리의 핵심인 반복과 추상화에 숨겨진 시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송호준 <OSSI-1 인공위성 제작 기술들>, 2015 인공위성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제조 기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인공위성의 동작원리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전선 선택, 전선 벗겨내기, 납땜하기, 알루미늄 가공, 스프링가공, 위성 안테나 만들기 우주에서 동작 가능한 접착제 선택 등에 것들을 보여준다.  
미디어버스 x 신신  <복-합-기> 2015 복합기는 여러 장치의 기능이 일체화된 기기이다.  A4 사이즈보다 조금 큰 너비에 약 20cm 정도의 높이를 가진 이 기계는, 평균 10만원 대로 판매되거나 PC 구입시 번들로 제공되어 많은 가정에 보급되었다. 이번 작업은 가정용 복합기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책자와 인쇄물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홈 프린팅(혹은 자주 출판)의 미적이고 기술적 가능성을 살펴보려고 한다.
디디랩 <베이커 미디어> 2015 ‘베이커 미디어’는 제빵 도구, 디지털 영상, 그리고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빵 굽기 및 시식 행사를 통해 '만들기/제작'의 다양한 양상을 탐색한다. 빵이라는 '음식'이 '만들기'의 '진부하지만 성스러운' 본질을 담아내기 위한 최적의 '사물'이 아닐까?  
토머스 트웨이츠 <토스터 프로젝트>, 2009 토머스 트웨이츠는 대량 생산을 통해 소비와 공급이 이루어져온 일상의 사물 ’토스터’ 를 직접 제작하기 위해 원재료 채취로부터 시작하여 그가 거쳐야 했던 무모한 모험기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토스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그는 외부 효과와 규모의 경제, 환경 오염에 관한 문제 제기 그리고 제작자로서의 능력을 상실한 현대인의 초상을 돌아본다. 

Section 3 : 제작 공동체 
리슨투더시티 <강과 생명>, 2014-2015 리슨투더시티는 2009년부터 낙동강을 답사하면서 도시가 만들어지고, 도시가 유지되기 위해서 무엇이 희생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강, 산, 그리도 들과 바람은 존재의 근본과도 같지만 지금의 생활은 이러한 근본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지려고만 한다. 리슨투더시티는 이러한 존재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다시 발견하며 우리의 삶의 위치와 감각을 재위치 시키고자 한다.   
청개구리 제작소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2015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은 두 가지 요소가 조합되어 있다. 자연이 사회간접자본으로 다루어지는 시대에 벌어지는 여러 기술들 - 자연스러운 자연을 위한 기술 - 을 리서치 한 책 「일반 자연을 위한 매뉴얼」이 한 축이고 그것을 공간적으로 펼친, 언제나 펄럭이는 깃발로 상징되는 ‘선전 공원’이 다른 한 축이다. 기묘한 기생 존재처럼 보이는 이런 일반 자연은 도시의 풍요를 선전하기 위한 장치이면서 정보가 생물계를 제어하는 초기 버전 같다. 
다이애나밴드 <사물 행진>, 2015 사물과 우리의 관계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고, 우리의 상황은 관계에 따라서 달라진다. 나와 사물이 손을 잡고 사물들의 네트워크 속으로 입장한다. 비 오는 날의 빈대떡을 뒤집는 후라이팬. 농성장에서 만나는 방패들. 이미 있는 관계들 속에서 나의 사물 친구들은 힘이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광호 & 서플라이 서울 <제작을 위한 안내>, 2015 이광호 & 서플라이 서울은 이번 전시를 위해 이광호를 포함 총 6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서플라이어가 참여하여 각자 6가지 특정 사물의 제작을 위한 안내도를 만들고 이를 데이터화시켜 전시장에 제공한다. 각 서플라이어는 본인이 만들어낸 안내도를 바탕으로 실제화된 사물을 전시하며 관람객이 각각의 안내도를 통하여 만들어진 사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제작을 위한 제작 : 카피룸 Copy Room
제로랩 <제작을 위한 제작> 2015 전시 공간 전반의 연출을 위한 전시 집기의 디자인 및 제작, 일부 참여 작가의 공간 연출 협업, 그리고 아카이브 섹션의 집기들로 이루어진다. ‘제작을 위한 제작’의 작업은 특정 기능과 성능을 목표로 하는 수공업적 생산활동으로 제작이란 행위의 도구적 이용과 노동을 통한 순수한 제작, 즉 의미가 배제된 최소의 형태와 기능을 수반하는 ‘물건’을 만드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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