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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별빛이 우수수 쏟아지는 환상의 도시 베로나

이탈리아 베로나 | 2015년 03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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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는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주에 있는 중세풍 도시이다. 북동쪽 이탈리아에 있는 주요 관광객 행선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배경이 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브레네르 고개를 넘는 도로·철도가 이탈리아 북부의 평야에 들어서는 곳에 있으며,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 상업의 중심지로서 발달하였다. 로마 시대의 건조물로는 원형극장과 아디제강(江)의 다리 등이 남아 있다. 12〜13세기에는 롱고바르드(롬바르디아)의 지배하에 번영하였으며, 13〜14세기에는 겔프당(黨)과 기벨린당 사이의 투쟁이 있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이 바로 이 투쟁을 배경으로 한다. 15〜16세기에는 조콘도, 산미켈리, 비토리오·피사노·파올로·베로네세 등에 의해 회화(繪畵)의 중심이 되었다. 오늘날 중요한 곡물시장이며, 기계·제지·인쇄 등의 공업 중심지이기도 하다.

그중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축제는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의 고대 로마 유적인 아레나 디 베로나(Arena di Verona)에서 매년 6~9월에 열리는 오페라 축제다. 1913년 8월 10일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됐으며, 축제 기간 동안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인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조아키노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의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오페라가 공연된다.이 오페라 축제는 3만여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고대 원형 경기장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별빛과 달빛이 비추는 야외무대에서 당대 유명한 성악가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수준 높은 공연을 만나기 위해 몰려드는 음악 애호가들로 인해 매년 여름 베로나는 웅장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음악의 도시가 된다.축제 기간에는 5~7편의 오페라가 50회 이상 공연되는데, 공연은 전통적으로 밤 9시경에 시작된다.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관객들이 준비해온 촛불을 들고 지휘자와 공연자에게 경의를 표하는데, 야외 공연장에 켜진 수많은 촛불은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축제를 대표하는 광경이다.
2000여년전 지어진 이곳은 엄마 품처럼 아늑하다. 오래전 검투장과 사형장으로 사용됐지만 피 냄새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오페라 향기로만 가득 차고 관객 8000여명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지난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레나 음향은 오페라 공연을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마이크를 쓰지 않고도 객석에 소리가 충분히 전달된다. 서기 30년경 건설된 아레나는 외벽이 손상됐지만 음향 효과가 뛰어나 1850년대부터 오페라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무대는 첨단 기술의 집적체다. 거중기로 거대한 보름달을 끌어올려 하늘에 띄우고 와이어를 매단 무용수가 공중에서 춤을 춘다. 원형 경기장 계단 위에서는 대형 천이 부풀어 올라 모래 언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세계 최대 야외 오페라 축제로 꼽히는 베로나 페스티벌은 진화된 '아이다'를 계속 내놓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 오페라 공연 덕분에 전세계 관람객 48만명이 이곳을 찾는다. 베로나 인구 26만명의 2배 가까운 관객들이 찾아와 돈을 쓴다. 지난해 티켓 수입만 2876만유로(400억원). 여름 휴가 명소로 부각되면서 숙박업체와 식당, 상점들이 누리는 경제효과는 한 해 7000억원에 달한다.베로나는 유럽에서 3번째로 큰 아레나를 보존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문화 예술을 접목시켜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별이 빛나는 밤 하늘 아래 고대 유적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오페라 무대는 평생에 잊지 못할 영원한 환상으로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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