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라는 2009년 유승호와 호흡을 맞춘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여 2011년 영화‘써니’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그리고 2014년 ‘안영이’ 만났고 그녀는 대세가 되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각색한 tvN 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에서 안영이 역할로 분했던 강소라는 현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리얼하게 다룬 이 시대 공감백서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녀가 연기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 작품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강소라는 “드라마 속 안영이는 아버지에게 많이 얽매였던 인물 같다 극 후반부 화장을 하고 머리를 길렀던 것도 안영이가 여태 여성성을 갖지 못했다가 나름 아버지 영향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신호였다”며 “나는 만화 웹툰을 봤을 때부터 안영이가 가장 비현실적 캐릭터 같았다. 이는 드라마에서도 비슷했다. 커리어 적으로 너무 완벽하지만 개인사로는 부모님에게 맺힌 게 너무 많아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폐를 끼치는 것도 도움을 받는 것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에 답답해하면서도 그 내면 상처에 더 눈길이 가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강소라는 계단에 주저앉아 우는 안영이의 모습이 너무 딱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오죽 울 곳이 없고 털어놓을 사람도 없으면 저랬을까 생각에 잠겼다며, 너무 지치고 슬퍼서 나중엔 오히려 담담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안영이를 떠올리며 말했다. “아버지 때문에 치솟는 울분을 참는 안영이 연기를 할 때마다 생각했는데 대체 이 여자의 인생은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안 풀릴까. 부모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가족은 최후의 보루 같은 존재 아닐까. 속으로 자문자답을 반복하며 회상했다”고 전했다.
강소라는 안영이와 본인은 그런 점에서 다르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안영이 입장에서 세상을 향해 욕이라도 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김원석)감독과 정윤정 작가가 시원하게 속 풀어주는 신을 넣어주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강소라는 “그래서일까. 안영이는 일할 때는 특히 더 사람으로 보이려 했다. 스스로 여자라는 생각을 안하고 사원이고 직원이란 각오로 일했던 걸로 보인다”며 “그런 생각이 안영이 눈물을 막았을 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여자라고 인정받는 순간, 울음을 보이는 순간이면 무조건 끝장이란 오기가 현재를 버티게 만든 것 같다. 그래야 승진도 할 수 있고 계속 미래가 열릴 테니까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혼자 곱씹고 되뇌며 견뎌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강소라는 극중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닮은꼴 캐릭터로 장그래(임시완 분)와 한석율(변요한 분)을 꼽으며 “안영이처럼 일을 즐기는 건 비슷하다. 그렇지만 안영이만큼 독하게 매달리진 못한다”며 “대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더 자주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내 실제 모습은 어리바리한 장그래 반, 관계가 풀리고 나면 술자리를 압도하는 한석율 반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소라의 수준급 외국어 실력도 큰 이슈가 됐는데 어릴 적부터 비디오를 통해 영어를 접한 그녀는 보고 싶은 작품의 자막을 구할 수 없어 스스로 찾다보니 어느새 실력이 늘었다고 했다. 외고 준비를 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출중하지만 러시아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인데, 발음에만 신경 쓰면 그 의미가 안 드러났다”면서 “러시아어가 표현하고자 하는 한국말의 의미를 생각해 한국적 억양을 내 임의로 바꾸기도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내년 웹툰으로 연재될 ‘미생’시즌2에 대한 소식이 연일 흘러나오는 가운데“(안영이가)승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원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회식이나 식사를 통해 화제의 장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미생’의 안영이를 통해 이제는 대세 배우의 자리에 오른 강소라는 “영화나 드라마로 장르를 가리거나 아직 딱히 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앞선 세 작품 모두 부모님과 관계가 안좋았는데 다음 작품에는 관계가 좋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내 실제 모습을 많이 씌울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2015년 계획을 알렸다. (사진=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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