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고장인 이탈리아에서 많은 오페라를 접하며 오랜 시간 지내온 김선 단장.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생활했지만 공연을 하기 위해 한국에 자주 오곤 했다. 그때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오페라를 보게 되면 크나큰 안타까움에 마음 한편이 늘 답답했고 우리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며 이곳에 도움을 보태고 싶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김선국제오페라단을 설립하게 된다. 김선 단장은 이탈리아 정통 오페라뿐만 아니라 창작 오페라에도 주력한다. 우리네의 정신을 담은 제대로 된 오페라를 만들어 낸다면 오페라를 보는 인구의 저변 확대는 물론 한국의 중요한 문화예술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페라 매력을 말한다면 그 안에는 모든 삶이 다 있습니다. 사랑, 죽음, 복수, 비극......” 오페라는 세상과 인간을 이야기한다. 어두운 곳을 비추고 지치고 버려진 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 오페라를 통해서 실현하고 싶다. 우리는 현재 그런 예술을 접하고 있는 것일까? 김선 단장이 안타까워했던 부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훌륭한 예술가들이 있고 그들은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오페라는 아쉽다.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엮여 있어 한 번에 모든 것을 제자리로 옮겨 놓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나은 퀄리티의 오페라를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소외된 자들에게 희망을 주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진정한 예술을 통해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가장 큰 힘, 가족
성악가 김선 단장과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 두 부부는 이탈리아와 한국을 오가며 오페라와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1988년이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국립합창단에서 활동하던 김선 단장은 자신의 꿈을 더욱 크게 키워줄 무대로 이탈리아를 선택, 홀로 유학길에 올랐다. 낯선 이탈리아 땅에서 성악가로 인정받을 즈음, 카를로 팔레스키를 만나게 됐다. 당시 팔레스키는 촉망받는 피아니스트로 지휘자를 꿈꾸며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같은 오페라 공연을 하다가 만나 알게 되면서 팔레스키는 김선 단장에게 첫눈에 반해 일부러 고집을 부리고 부딪치는 등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다며 그 당시를 추억했다. 그 후 1년 여간 열애 끝에 결혼을 하고 현재 딸 유미 팔레스키 하나를 두고 있다. 유미는 부모의 뒤를 이어 음악가의 길로 들어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다. 아빠와 엄마의 장점만 빼닮은 유미는 음악대학을 조기 졸업하는 등 기대되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고 있다. “나중에 전공을 하든 안 하든 음악을 하면서 자라면 인생의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악을 가르치게 됐어요.” 자유를 강조하는 이태리 교육방식과 한국의 주입식 교육을 적절히 접목시켜 책임감과 자유를 동시에 가르쳐 이탈리아와 한국의 장점만을 배울 수 있게 노력한다고 했다.
김선국제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그 첫 번째 <춘향전>
신호탄이었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큰 성공에 이어 이번엔 창작 오페라다.
“창작 오페라의 활성화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창작 오페라의 시장이 마련돼야 오페라 창작을 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1회 대한민국창작오페라페스티벌 참가단체로 선정되어 대한민국 최초 창작오페라 현제명의 <춘향전>을 내놓았다.(2015년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서양음악의 특성과 한국 전통음악 요소를 접목시켜 ‘한국적 분위기’를 창출한 오페라 현제명의 <춘향전>은 대한민국 오페라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연 최초의 창작 오페라다. 김선 단장은 오페라의 대중화와 전문화의 연장선으로 한국적인 정서가 깊이 묻어나는 음악과 전통 희극을 선택하였고 이는 오페라와 관객이 부드럽게 소통하며 공감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녀의 남편이자 김선국제오페라단 상임지휘자 및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를 통해 재 표현되는 우리의 오페라는 가히 기대할 요소이다.
문화강국에서 빠질 수 없는 오페라
한국에 오페라단을 만들고 싶었던 꿈을 이룬 김선국제오페라단 김선 단장. 국내에 오페라를 공부한 사람은 많지만 우리나라 오페라 환경이 척박하여 한 작품을 제대로 무대에 올리기란 아직도 너무 힘들고 어렵다고 말한다. 또 한 나라가 경제적으로 제대로 성장하려면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전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 지금 한국의 문화는 경제성장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을 바꾸고 전 세계적으로 문화강국의 뿌리가 되는 오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하며 그렇다면 한국의 오페라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오페라 전용극장을 반드시 건설하고 어린 학생들, 젊은 연령층에서 오페라를 먼저 즐길 수 있도록 오페라 교육이 절실하다고 김선 단장은 거듭 강조하여 말했다. 김선국제오페라단은 현재 흥미롭게 오페라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연장선으로 오픈 리허설을 저렴한 가격에 관람하게 하고 관련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차근차근 오페라의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오페라를 위해 힘쓰는 김선국제오페라단 김선 단장의 뜨거운 열정으로 다시 화려하게 피어나는 오페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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