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개관 특별 전시의 하나였던 <알레프 프로젝트> (2013)에서부터 시작한 지적 즐거움의 시각화 프로젝트를 2014년에도 이어가고 있다. 이 일환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2014년 국제현대미술특별기획전 <매트릭스:수학_순수에의 동경과 심연>전은 미술관의 전시가 사회문화의 지표를 파악할 수 있는 해석의 도구가 되는 여지와 텍스트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을 실험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내년 1월 11일까지 2014 국제 현대미술 특별 기획전 <매트릭스: 수학_순수에의 동경과 심연>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 ‘매트릭스(행렬)’는 근대 이후 수와 계산 또는 행렬과 연산에 의해 통제 받는 ‘수학화된 오늘날’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예술가들이 수학화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였다. 회화와 조각, 디자인, 뉴미디어, 사운드, 건축공학,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우리 삶에 내재한 수학적 사고와 현상을 바라보는 예술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다양한 기술을 통해 융복합적 시도를 추구한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국·내외 15명 작가의 작품 11점을 통해 영원 불변의 진리를 추구하는 수학자의 ‘순수에의 동경’과 계산으로는 불가능한 영역 ‘심연’의 사유를 통해 다른 종류의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예술가의 힘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수학적 기호와 회화, 조각 등을 접목하여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브네(1941~)의 대형 벽화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 기간 동안 수학자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룬 영화 <Color of Math>가 전시실에서 상영되어 수학의 다양한 존재 양상을 통한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아울러, 8월 23일에는 이 영화의 감독 에카테리나 에레멘코와 영화 출연자이자〈2009년 세계수학자대회〉필즈(Fields)상 수상자인 세드릭 빌라니 교수의 대담을 진행하여 관객에게 수학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이밖에도 전시 기간 중 전시와 연계한 영화 두 편이 서울관 영화관에서 6회 상영된다. <매트릭스: 수학_순수에의 동경과 심연>이 수학계와 예술계의 의미 있는 교류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큰 곡선을 지닌 포화
베르나르 브네는 이미지의 이면에 존재하는 미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개념미술 장르의 대가이자 동시대를 대표하는 조각가다. 그에게 미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도구는 바로 수학이다. 브네는 작업 초창기에 수학 공식과 부호들로 가득 찬 드로잉을 보고 주변에서 독특하지만 미술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으나 마르셀 뒤샹이 자신의 스튜디오로 초대해 작품에 대한 격려를 받은 것을 계기로 형식주의와 뒤샹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이후 자기만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여기서 자신만의 영역이란 당시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수학 기호와 공식, 도표 등을 차용해 개념 미술의 작품을 이론적 배경 없이 순수한 조형으로 바라봐 줄 것을 우리에게 제안한다. 이는 이론적 고찰의 엄격함으로부터 해방되어 기하학적 조형을 표방하는 미니멀리즘이나 네오지오 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추상의 장으로 나아감을 시사한다. 현재 브네의 작품은 프랑스 피두센터,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60여 곳에 소장되어 있으며 파리의 에펠탑과 라데팡스, 스트라스부르그의 보르도 광장, 베를린의 우라니아 광장 등 세계 주요 공공장소에서도 볼 수 있다.
문화사적인 시선
80년대 말부터 조각, 사진, 회화, 영상과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작품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자비에 베이앙은 전통적인 예술의 문법과 어휘를 차용하고 모더니스트들의 유산을 물려받으면서도 고도화된 신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는 작가다. 이를 위해 천문학, 수학, 현대물리학의 이론을 적용하고 있지만 문화사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에 그의 조각 <Jean-Marc>(2012)이 설치되었고 퍼포먼스 <SYSTEM OCCAM>을 파리, 마르세이유, 뉴욕 등지에서 공연했다. 2014년에는 뉴욕, 파리, 상파울로에서 개인전을 스웨덴, 한국에서 설치 작업이 소개된다. <Standard Meter>는 미터법의 개념을 미니멀하고 간결한 형태와 정교한 기술의 집약으로 과거의 유산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토록 단순한 형태가 정교한 기술의 집약으로 과거의 유산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토록 단순한 형태가 사실은 1마이크론의 수준으로 치밀하게 계산되어 제작하기 매우 어려운 작품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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