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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의 생동감이 어우러진 연어떼의 회귀

이영진 화가 7회 개인전 | 2014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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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의 오방색을 사용함으로써 자연의 아찔한 순간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 이영진 화가가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인간의 소통과 치유 문제를 색에 녹여낸 그의 작품들이 상징하는 메시지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간의 영혼”을 담고 있다.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문제에 관여하는 작가의 탁월한 예술적 감각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지난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인사동 통큰갤러리에 걸린 그림들을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이영진 작가는 얼마 전 통큰갤러리 초대전으로 7회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어떼와 선율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연어들이 고향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화폭에 담은 12여 점을 선보였다. 경기도 광주 퇴촌의 작업실에서 매일 10시간 이상을 작업했다는 그는 드라마틱하게 움직이는 연어 떼의 꿈틀거림 속에 생명 애에 대한 본능과 장엄함, 숭고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번 전시의 모티브는 연어떼의 귀소 본능과 클래식 음악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이 작가는 역동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색감 구현으로 국내 화단에서 ‘색채의 샤머니즘’을 지닌 작가로  불린다. 그의 작품에는 늘 색이 꿈틀거리지만, 색 면에 숨은 작가의 관심은 인간의 영혼과 치유에 닿아있다. 이 작가는 끝없는 욕망으로 병든 현대인의 영혼을 그림으로 치유하는 일에 사명을 갖고 있다. 그가 간호사를 포기하고 화가로 변신한 이유도 ‘그림으로 영혼을 치료하는 예술가’가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그림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완고한 집안 분위기로 꿈을 접어야 했어요. 한양대 간호학과를 나와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학교에서 보건교사를 했죠.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망은 제 스스로도 어쩌지 못할 만큼 강했어요.”
1988년에 재직 중이던 학교를 그만두고 이듬해부터 데생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채화를 공부했고, 그 이후 10여 년간 미술에 전념하며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 2001년 첫 개인전을 열었을 당시에 그의 작품은 모두 ‘완판’되었다. 신예 작가의 그림이라 작품 값이 낮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결과였다. 이후 2005년 뉴욕 ArtExpo Javit Convention center에서 두 번째 전시를 했을 때도 그의 작품은 모두 팔려버렸다. 이 작가는 “기독교의 메시지를 가진 저의 작품이 미국 컬렉터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며 “전시를 통해 작가적 역량을 키우고 작품 활동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의 개인전 작품을 보면 수채화로 그린 꽃 그림이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자신이 단순히 꽃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작품에서 말하고 싶었던 주제는 신앙 이었고, 기독교의 메시지였다. 
“제 작품 속에 등장하는 꽃들을 보면 모두 한 군데로 향하고 있어요. 저는 하나님을 향해 가는 인간의 영혼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만약 인간의 영혼이 궁극적으로 향해야 할 곳이 있다면 그곳은 하나님 품일 거라고 생각한 거죠.” 

저의 작품은 치유, 그림은 평생 소명
2000년대 들어 역동적 제스처로 회귀한 그는 2010년 이후 '색의 신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방색을 필체로 화면을 장악하며 영혼의 치유를 색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은 인간의 소통과 치유의 문제를 색으로 녹여낸 것이다. 그의 작품은 우울증과 ADHD를 앓는 사람들이 보았을 때 치유 효과를 얻을 만큼 색으로 아픈 내면을 달래고 있다. 이 작가는 “사람들이 내 작품을 구입해 갈 때는 단순히 그림 한 점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저의 영혼까지 가져가는 것”이라며 “20여 년 동안 오방색에 집착하며 작업한 주제 역시 영혼의 치유였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작가에게도 시련과 공백기는 있었다. 2005~2006년 개인전을 마지막으로 4년 동안 손에서 붓을 놓았다. 두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평범한 엄마로 아내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 시기는 그에게 시련과 연단의 시기였다. 손을 움직여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지만, 마음으로 붓을 들고 자신과 대면했던 시간들이었다. 
“그때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제 모습이 있는 거겠죠. 이때의 시련을 계기로 그림의 소명을 발견했어요. 그림으로써 제가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된 거죠.”
그동안 총 7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중.한 미술교류전(2001~2002), 리딩 오피니언 2000전(2000) 등에 참여한 이영진 작가는 한국수채화협회 공모전, 한·독 미술 공모전 등에 입상했으며 홍콩 교류전 참가 및 국제 문화미술대상 입상 등 많은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 21세기 미술포럼 KAFnet 회원이기도 한 그는 “앞으로 성경의 메시지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주제를 담은 작품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혼치료의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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