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조각 작품들과 조경이 조화를 이룬 조각공원과 함께하는 소마미술관은 서울올림픽의 성과를 예술로 승화하는 기념공간이자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미니멀한 현대미를 자랑하는 미술관에서 나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조각공원의 황토길을 따라 걷다보면 조각 작품들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가들의 창작혼이 살아있는 조각작품, 눈앞을 가로질러 가는 다람쥐, 나무 밑 가득 떨어져 있는 밤송이들을 보는 기쁨을 누리다 보면 각박한 도심 속에서 어느덧 다른 세상에 온 듯하다. 휴식과 사색,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쾌적한 문화공간이자 예술과 자연이 함께하는 미술관, 모든 시민들의 도심 속 쉼터가 여기에 있다.
2004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은 88 서울올림픽의 문화적 성과를 재조명하기 위하여 세계 5대 조각공원 가운데 하나인 올림픽공원 안에 지상 2층의 서울올림픽미술관을 개관하였다. 2006년 봄, 자연과 공존하는 소통의 미술관이라는 새로운 미션과 비전으로 서울올림픽미술관을 소마미술관(SOMA_Seoul Olympic Museum of Art)으로 개칭하여 재개관하였다. 소마미술관은 올림픽조각공원 안에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한 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과 국제야외조각초대전에 참가한 66개국 155명의 작품을 포함하여 현재는 유수한 작가들의 현대조각 작품 219점을 소장하고 있다.
소박하거나, 아늑하거나
소마미술관 전시실은 2층의 중정을 중심으로 4개의 전시실(1,2,4,5전시실)과 회랑을 따라 만나볼 수 있는 제3전시실, 1층의 제6전시실(드로잉센터전시실)등 총 6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양면이 통유리로 이루어져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경감상이 가능한 제1전시실, 천정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3전시실, 12폭 병풍처럼 펼쳐진 긴 창으로 조각공원의 전경이 시선 가득 눈에 들어오는 제6전시실 등 각기 다른 크기의 전시실들은 장르별로 작품의 크기와 성격에 맞는 다양한 전시가 가능하다. 각각의 전시실은 전시기획에 따라 폐쇄적이거나 개방적으로 사용되며 전시실 내부는 밝고 아늑하지만 절제되고 소박한 분위기로 예술과 합일되는 경험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걷고 싶은 조각 감상실
소마미술관 조각공원은 자연과 조각, 건축이 하나로 어우러진 매력적인 경관의 연출, 열린 문화 공간, 걷고 싶은 조각 감상실 이라는 기본 개념으로 조성된 예술 공간이다.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빚어낸 조각 작품들을 몽촌해자를 사이에 두고 몽촌토성과 대칭을 이루는 넓은 녹지에 테마별로 배치하고 인공 구름과 초원을 감싸는 산책로를 설치하여 감상의 효과를 높인다. 또 백제 역사 유물들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고유 수목을 중심으로 식재하고 산책로에는 계절별 야생화가 철따라 피어나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심 가까이 위치하여 언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곳은 방문객의 사정에 따라 짧게는 기획전시마당과 대초원을, 여유가 있는 이는 동심의 길을 지나 나무향기 싱그러운 조각의 숲까지 둘러보는 다양한 조각감상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드로잉센터
소마드로잉센터는 모든 예술창작의 기본인 드로잉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드로잉의 개념과 영역을 확장하고 발전시키고자 설립된 국내 최초의 드로잉센터이다. 2006년 11월 개관전 <잘긋기>와 <막긋기>를 시작으로 연 소마드로잉센터는 국내외 유수의 작가들은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드로잉 작업을 선보임으로써 과거 드로잉 역사를 조망하고 동시대 드로잉의 현황을 살펴보며 나아가 앞으로의 과제까지 모색할 수 있는 통시대적 드로잉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드로잉센터 작가공모는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여 연 2~3회의 공모전을 통해 그들이 지닌 드로잉의 다양한 가능성과 실험정신을 선보인다. 소마드로잉센터 자료실에는 공모에서 선정된 작가의 포트폴리오와 소마미술관 전시작작가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으며 국내외 미술관련 미술잡지, 화집, 도록 등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소마미술관 아카데미에서는 드로잉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드로잉에 있어 최고의 강사진으로 구성되며 실기와 함께 비평에 비중을 두어 차별화된 전문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작가재조명_긴 호흡展> 개최
소마미술관에서는 오는 5월 30일부터 7월 27일까지 소마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쉼 없는 창작열을 보여주며 소신 있는 작업을 해온 원로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작가재조명_긴 호흡>展을 개최한다. 상업성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고집스럽게 고수해온 김차섭, 전수천, 한애규 작가의 작업들이 소마미술관 전관에 펼쳐진다. 김차섭 작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80년대 이후 문명, 인류, 지정학적 관심을 작품에 대입시켜 수많은 자화상과 지도 작품을 창작하였다. 그의 꾸준한 드로잉 작업의 대다수가 본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전수천 작가의 출품작들은 대부분 신작이다. 이번 전시에서 전수천 작가가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는 기술복제 시대 이후 야기된 문명과 삶의 변화다. 작가는 설치작품 <시간여행의 아우라>를 통해 관자의 관심사와 취향, 경험과 기억, 가치관과 윤리적 태도에 폭넓게 반응하는 열린 세계로서의 아우라를 실험적으로 보여준다. 한애규 작가는 폐허의 공간을 설치화해서 보여준다. 작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최초로 공개되는 집념의 작업노트(김차섭), 시공을 포괄하는 큰 스케일로 문명의 관조와 불변의 진리탐구를 펼쳐놓는 지침 없는 열정(전수천), 깊은 인문학적 통찰력을 배경으로 풀어내는, 흙으로 돌아갈 우리네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한애규), 이 세 개의 깊은 호흡은 보는 이들에게 소소하나 큰 감동으로 다가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