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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와 창조의 예술 선도하는 제주예총 화합·복지 이끄는 문화예술환경 구축

석산 강창화 서예가/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회장 | 2014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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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예총 사진교체.jpg

강창화 작품 (2).jpg

독특한 지리적 환경과 탐라국의 역사가 깃든 제주특별자치도에는 한국의 예술문화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자긍심을 갖고 활동하는 순수문화예술인들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열정과 봉사의 정신으로 예술인들의 위상을 높이고, 제주의 예술문화 발전에 공헌하는 ㈔한국예총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이하 제주예총) 강창화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강 회장은 한국서단의 중견작가로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갈 뿐 아니라,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제주예총의 수장으로서 도민의 문화 향수권 신장을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에 본지는 다가오는 10월 개최되는 탐라문화제 준비와 국내외 문화교류사업 활성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강 회장을 만나 제주예총의 주력사업과 비전을 들어봤다.  취재 | 정혜미기자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제주의 대표 예술문화축제…‘탐라문화제’
창조의 섬 제주는 발전된 예술문화로 인해 세계로부터 조명 받고 있다. 자유로운 창조자로서 세계자연유산과 더불어 격조 높은 창작활동을 펼치는 제주의 예술인들은 제주예총을 주축으로 문화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제31대 회장으로 선출된 강창화 회장은 10년간 부회장을 역임하고 회장 권한대행을 맡는 등 오랜 시간 제주예총에 몸담아 노력해온 점이 높이 평가받아 회원들의 신뢰를 이끌었다. 그는 취임 당시 “제주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예술문화단체로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제주예총의 위상 회복, 대외적 사업 내실화, 제주예술인 활동성 확대, 예총서귀포지부장 당연직 부회장제 신설 등의 공약을 세웠으며, 그간 성실히 수행하며 건실한 제주 예술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올해로 제53회를 맞는 제주유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축제인 탐라문화제는 긴 역사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탐라천년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며, 예술과 하나로 어울리는 행사입니다. 신들이 빚어낸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반세기의 역사를 쌓아온 탐라문화제는 그간 눈부신 성과를 거뒀습니다. 탐라문화제의 문학, 미술, 연극, 그리고 음악 등 예술행사에 참가했던 그 시대의 학생들은 이제 성인예술가가 되어 제주예술계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지요.”
탐라문화제에서 발굴한 여러 민요 종목들이 제주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특히 제주 칠머리당굿은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보배로운 문화유산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렇게 성장해온 탐라문화제는 영상문화의 발달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촉매제가 되었고, 30여개가 넘는 제주지역축제 개최를 통해 규모와 참여의 확대 및 내용의 다양화를 통해 새로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강 회장은 올해 53돌을 맞은 탐라문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연초부터 각계 문화행사전문가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실무진행에 돌입했다. 더불어 ‘탐라문화제50년사’의 기록화사업을 마친 후 ‘제주예총50년사’의 기록화사업도 추진 중에 있음을 전했다. 
아울러 제주예총은 매년 5월, 제주 4·3사건과 6·25전쟁 등 근대사에서 제주와 연관된 격량을 상생과 나눔으로 승화시키고, 이념과 사상이 배제된 평화예술제를 개최함으로써 ‘평화의 섬 제주’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예술교류를 통한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이끌고, 전국 시도별 예술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6월에는 제31차 예총전국대표자회의를 제주에서 개최해 예술인들의 정보공유와 더불어 예총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이어 7월에는 신진작가의 등용문인 제주특별자치도 미술대전 개최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해외로 찾아가는 탐라문화제’, 교민들에게 따뜻한 위안 전해줘
그간 다양한 성과를 남긴 강 회장은 “지난 2011년 탐라문화제 50주년 기념을 위해 일본에서 ‘해외로 찾아가는 탐라문화제’를 열었던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린 탐라문화제가 도쿄는 물론 재일제주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에서 진행돼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공연 시작 전부터 객석이 가득찼으며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아쉬움을 달랬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라며 뿌듯함을 전했다. ‘이쿠노 아리랑’으로 해외한국문학상을 수상한 재일작가 김길호씨는 이날 공연을 지켜본 뒤 “그간 단편적인 행사는 있었지만 종합공연이 진행된 것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관광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 특히 해외에 찾아가서 제주의 전통문화를 보여주고 개척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자랑스럽다”며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강 회장은 “처음 시도한 행사였기에 우려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웠고, 타국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재일제주인들이 맺힌 한을 다소나마 풀어 드릴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 ‘100명의 정치인이 와도 이런 감동은 없었다’는 교민들의 말처럼 앞으로도 많은 예술인들이 찾아와 위안을 줄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됐기를 바라면서 일본을 뒤로 한 기억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변화무쌍한 선의 형상에 매료 
‘선의 근골은 서예에 있다’는 선배의 가르침을 통해 붓을 들었다는 강 회장은 초기 그림을 위한 서예를 시작했으나, 점차 변화무쌍한 선의 세계에 매료돼 서예가의 길을 걸어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회화는 색을 칠하고, 구상하면서 작품을 완성해 나가지만, 서예는 백지 위에 검은 묵만 있으면 어떤 우주의 생물과도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 좋았다”라며 이어 “먹이 검은 빛만 표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속도와 경중의 과정에서 변화하는 먹빛의 영롱함이 찬란하다. 우연적인 선의 형상이 서예의 매력이다”라며 서예에 천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강 회장은 짙고, 옅으며 거칠고 부드러운 무궁무진한 선의 조형미에 빠지면서 서예가의 길을 택했고 소암 현중화, 해정 박태준 선생으로부터 사사했다.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행초서 작품으로 국전에 입선한 후, 집념으로 임서에 매진하면서 필력을 쌓았고, 전통과 현대의 창조적 모색을 시도했다. 이러한 그의 철학이 반영된 작품들은 2002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한 첫 개인전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그만의 서풍을 구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서예기법을 통한 영어쓰기’의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고, 당시 한국디지털대학교 이기태 교수는 그의 독창성에 반해 “국제화시대의 발판을 마련한 서예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제주의 추사’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활기차고 웅혼함이 서려있는 작품세계 
강 회장의 작품은 활기차고 웅혼(雄渾)함이 서려있다. 영롱한 먹빛 농담의 맑은 기운을 띠고 있으며, 생기와 굳은 절개, 무욕의 죽성(竹性)이 내재돼 자유분방하고 호방하면서도 풍윤한 생명력을 한껏 뿜어낸다. 그의 서풍에 대해 손소운 방송작가 겸 시인은 “석산 선생의 영롱한 먹빛이 감도는 서체를 보면 참으로 행복해진다. 수많은 제가(諸家)의 서법을 모아 연구하고 각고의 실험을 거듭한 오랜 연마에서 비롯되는 그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운필(運筆)로 천변만화(千變萬化)의 신묘한 조화로움이 있다”고 평했다. 또 차대영 전 한국미협 이사장은 “석산의 서풍은 리듬과 운필의 경쾌함이 자연을 눈앞에 둔 것처럼 서(書)의 역동성과 유연함을 극대화한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거센 파도가 일렁이듯 한다. 용이 날고 봉황이 춤추듯 웅건하기 이를 데 없는 서예의 깊이로 감상자에게 가슴 뭉클한 예술적 감동을 안겨준다”며 그의 작품세계를 극찬한 바 있다. 

제주 서단의 발전을 위한 구심체 역할 
한편, 강 회장은 제주서단에 구심단체가 없어 활동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전국에서 활동하는 제주 서예인들을 규합해 1989년 ‘제주도서예가협회’를 창립한 바 있다. 그는 이 단체를 통해 제도권 밖의 활동으로 행정 지원이나 각종 문화행사로부터 소외되는 상황에서 1994년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서예분과를 신설해 초대위원장을 맡아 서단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한, 서울의 시암 배길기 선생으로부터 지도를 받던 중 “제주는 환경과 지리적으로 뛰어난 예술인이 태어날 지역임에도 불구, 안목이 없다”는 스승의 말씀을 새기고, 도내 최초 경남, 청주, 광주 등의 지역교류전을 주도했으며, 제주도승격 50주년 기념행사 일환으로 중국을 비롯한 15개국이 참여한 ‘96제주국제서예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어 강 회장은 서예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지도에도 전념하며 제자들과 더불어 제주특별자치도 서예학회를 창립해 중국의 북경, 상해, 산둥성, 중경, 서안 ,심천, 베트남, 대만 등과 해마다 교류전을 열어 발전적인 서예술을 익히고 있다. 현재 130여명의 학회 회원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며, 금년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필묵여정 7300’의 기획전시를 가진 바 있다. 지난 4월 열린 이 전시에서 강 회장은 초의선사의 다시(茶詩)를 다양한 서체로 휘호한 작품을 출품해 이목을 끌었다. 독창적인 구성으로 작품기획을 한 그는 “서예는 읽는 예술이 아니라, 보는 예술이다”라며 서예가 지닌 문자라는 한계를 필묵의 흔적과 공간의 무의식으로 뛰어 넘어 실험정신으로 작업에 임했음을 시사했다. 
“옛것과 현대의 것을 어긋나지 않게, 고법을 가감하여 새로운 작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작품은 고금의 관계 속에서만 새로움을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죠. 스스로의 감각과 감수성으로 새롭게 창조된 다변한 조형미를 보여줘야 합니다. 예술은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10월 열리는 탐라문화제의 홍보와 프로그램 다양화에 힘써 국제적인 전통문화축제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초석을 마련할 것입니다. 또한 제주의 모든 예술인들이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고, 마음 놓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창조와 향유의 문화를 선도하는 제주예총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열정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강 회장은 남은 임기동안 회원들의 결집력을 높이고, 제주예술인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원숭이가 뿌려놓은 페인팅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듯, 자연스러움이 깃든 작품이 곧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순수한 열정으로 예술의 본질을 지키며, 이름난 작가보다는 오롯이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서예가이고 싶다”며 소신을 전했다.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한국문화예술을 재해석하고, 국제 교류행사를 통해 발전시키며, 문화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강창화 회장. 그가 이끄는 제주예총은 창조적 미래를 열어가는 국내 문화예술계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향후 그를 주축으로 더욱 비상하는 제주예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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