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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삶의 모습들

로베르 두아노 사진전 <그가 사랑한 순간들> KT&G 상상마당 갤러리 | 2014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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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2] 로베르 두아노,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 1950.jpg

[이미지3] 로베르 두아노, 피카소의 빵, 발로리스, 1952.jpg

KT&G 상상마당이 20세기 사진의 거장 로베르 두아노(Robert Doisneau, 1912-1994)의 작고 2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국내 최초 회고전 <로베르 두아노, 그가 사랑한 순간들>을 개최한다. <로베르 두아노, 그가 사랑한 순간들>전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20세기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로베르 두아노의 작고 2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국내 최초 회고전이다. 널리 알려진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1950) 원본 사진 외에도 <순수>, <사랑>, <풍경>, <인물>의 주제로 나뉜 로베르 두아노의 사진 75여 점 및 밀착 인화본 3점 등 로베르 두아노의 이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작품 8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삶을 향한 그의 프레임
로베르 두아노는 1940년부터 사진매체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자신 주변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온 프랑스 작가이다. 프랑스 외곽 지역인 장티이(Gentilly)에서 태어난 로베르 두아노는 한 평생을 교외에서 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은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향했으며, 파리와 같은 도시로 작업 영역을 넓혀 가면서 도시 생활의 풍경을 포착하기도 했다. 순박하게 뛰노는 아이들과 사랑을 약속하는 결혼식, 끓어오르는 열정이 흠뻑 느껴지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로베르 두아노의 프레임 안에서는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 특별함이 더해진다. 로베르 두아노는 시기상 전쟁과 냉전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거쳐 왔지만 그의 사진에서는 삶을 향한 사랑이 듬뿍 묻어난다. 로베르 두아노는 20세기 초반의 격정적인 시대를 살아왔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아버지를 잃고 곧이어 어머니 또한 잃게 된다. 당시 유럽의 상황은 전쟁으로 인한 고아들과 피난민들이 거리에 넘쳤고 산업혁명과 경제공황 등이 이어졌던 격변기이기도 했다. 전쟁과 산업혁명은 당대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인간성 상실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었고, 그만큼 예술의 거장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러한 시대상황 속에서 로베르 두아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촬영병사로 활동한 바 있고 그는 1931년 앙드레 비뇨(Andre Vigneau)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전문적인 사진가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렉셀시오(L’Excelsior)지의 광고 사진을 찍고 르노자동차 회사에 취직하여 산업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1949년부터 1951년까지 프랑스 보그지의 패션 사진가로도 활동하였다. 같은 시기에 그는 그룹 피프틴(Group 15)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당시의 유명한 사진가들과의 교류를 계기로 당시 유명한 예술가들과 친분을 맺어 피카소, 자코메티 등의 인물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거리에서 삶을 관찰하다
광고와 산업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가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사랑 받기 시작한 것은 그가 촬영한 파리 거리의 사진들 때문이었다. 그가 찍은 사진에서 거리의 인물들은 당대의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서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또한 그가 포착한 수많은 유머가 넘치는 삶의 모습들은 그가 얼마나 가까운 곳에서 꾸준하게 사람들의 삶을 관찰해왔으며 이러한 삶들을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들었던 사진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 아닌 연출된 사진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 이 사진은 본래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알리는 방송을 듣고 기뻐한 두 젊은이의 거리 키스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후 로베르 두아노가 이 순간을 놓쳐 두 커플에게 다시 키스를 요청하여 촬영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당대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아날로그 사진을 만나다
이번 전시는 KT&G 상상마당과 프랑스에 위치한 아뜰리에 로베르 두아노 재단(l’Atelier Robert Doisneau)과의 협업을 거쳐 선정한 전통적 사진 인화 방식인 젤라틴 실버프린트 공정으로 인화된 작품으로 구성된다. 젤라틴 실버프린트 공정을 거친 사진은 휘발성을 가진 디지털 인화를 거친 사진과는 달리, 은을 원료로 하는 특수용지에 인화·제작되어 원본 그대로의 느낌이 장기간 유지된다. 아날로그 방식의 젤라틴 실버프린트 사진은 디지털 사진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중 진행되는 암실 체험 프로그램 ‘오픈 스튜디오’에서는 젤라틴 실버프린트 공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KT&G 상상마당 5층 스튜디오의 암실에서 젤라틴 실버프린트 인화지를 직접 만져보고 인화 공정에 참여하면서 아날로그 사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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