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브로드웨이로 진출한 뮤지컬 <원스>는 아름다운 음악과 이야기, 독창적인 연출로 같은 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한 8개 부문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는 올리비에상,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드라마데스크상 등 음악에 주어질 수 있는 모든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2014년 한국 초연, 2015년 내한 공연 이후 10년 만인 2025년에 다시 공연되는 뮤지컬 <원스>는 윤형렬, 이충주, 한승윤, 박지연, 이예은, 박지일, 이정열 등 노래, 연기, 춤, 악기 연주를 모두 소화하는 20명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와 함께한다. <원스>는 음악이 어떻게 사람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지, 또 어떻게 아픔을 치유하는지를 순수하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컬 <원스>는 브로드웨이 규칙에서 벗어나 있는 작품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닌 아일랜드 인디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것이 그 시작이다. 오케스트라도 없고 대신 출연자 모두가 무대 위에서 연주한다. 더블린의 한 소박한 술집이 배경인 원 세트 무대에 등장하는 것이라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 피아노와 청소기뿐이다.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 특유의 화려한 군무도 없다. 악기를 들고 발을 구르거나 박수를 치거나 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뮤지컬 <원스>에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있고,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가슴속에 묻어 둔 잊히지 않는 사랑 이야기가 있고, 아름다운 음악이 있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와 음악, 공감할 수 있는 인물 등 '기본'에 충실하게 만든 뮤지컬 <원스>는 관객들을 매혹시키고 감동까지 선사한다.
관객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재미를 넘은 '좋은 이야기'와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다. 결국 뮤지컬 <원스>에서 보여주는 것은, 우리 모두는 외로운 사람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구원이라는 것. 바로 이것이 <원스>가 사랑받는 이유다.
<원스> 무대의 감동은 오롯이 배우들에게서 나온다. 무대 위의 모든 연주자들은 바로 배우다. 이처럼 뮤지컬 <원스>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 등장인물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연기 심지어 안무까지 소화해야 한다. 그야말로 <원스>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진정한 예술가가 필요한 뮤지컬이다.
결정적으로 뮤지컬 <원스>의 성공 요인은 바로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 <원스>의 주인공이자 음악을 맡았던 글렌 핸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가 뮤지컬에 합류하며 이 영화를 사랑했던 많은 팬들을 더욱 설레게 했다. 덕분에 'Falling slowly', 'Leave', 'If you want me' 등 영화 속 명곡을 만나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Gold', 'Sleeping', 'The moon' 등 뮤지컬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곡은 작품의 짜임새와 인물 간의 감정의 밀도를 더욱 섬세하게 만들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 뮤지컬을 더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이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것에 머물지 않고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대 위 12명의 배우들은 직접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 드럼을 연주하고 노래한다. 관객은 '치유의 힘을 가진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지켜보며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