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에 위치한 서울바이오허브에 본사를 둔 바이온리퀴드는 2023년 4월 설립된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바이온리퀴드는 설립 3개월 후 최우수 성적으로 서울바이오허브 입주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설립 1주년을 맞이한 지난해 4월 머니투데이 ‘2024 대한민국 우수기업 대상’ 우수 R&D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성공적인 항해의 시작을 알렸다. 바이온리퀴드는 정호철 대표와 김완주 박사(바이온리퀴드 상임고문)의 합작품이나 다름없다. 성균관대 약대 동문이자 약학계의 수십 년 선후배 관계인 이들은 바이오 분야에서 ‘이온성 액체’의 무한한 잠재력과 약물전달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의기투합했다. 해당 기술은 김완주 박사가 20년 이상 연구해 온 분야였는데, 정호철 대표는 ‘제약업계 레전드’인 김 박사에 대한 확신과 ‘이온성 액체’라는 물질에 대한 확신으로 기꺼이 대표직을 맡으며 바이온리퀴드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약물유전체학 전문가인 정호철 대표는 현재 주사제로 투여되는 당뇨 및 비만 치료제를 경구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그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 선정, K-바이오랩허브 멤버십 기업 선정, 국내 특허 및 PCT 국제 특허 출원 등의 성과를 이루었다. 바이온리퀴드는 지난 한 해 동안 유기합성 전공과 약물전달시스템 전공 두 연구원을 충원하고 기술사업화 전문가인 전선곤 박사를 CSO로 영입하였으며, 최근에는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 두 곳과 협업 파트너쉽을 확보하는 등 내실을 착실히 다지는 동시에 외연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정호철 대표는 미국 유타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UC 버클리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친 후 20여 년간 미국과 한국의 대학과 산업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초빙교수를 맡고 있다.
환자의 고통과 불편을 해결하는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 구축
주사제형은 약물 분산 억제, 감염, 혈관 및 신경조직 손상, 고비용, 투여 방법의 복잡성, 낮은 환자 순응도 등 많은 단점이 있다. 그런데, 펩타이드 약물을 경구투여하여 장내에 흡수시키려면 위장의 산성환경과 장내 분해효소, 담즙, 박테리아 등을 극복해야 하며, 현재 개발된 장 패치, 장 마이크로니들, 입자 제형 등은 낮은 생체 이용률로 임상적 유효성에 뚜렷한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차세대 약물 전달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온성 액체란 100°C 이하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염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양이온과 음이온의 선택에 따라 상온에서도 액상을 유지하는 염을 만들 수 있는데, 일반 용매에 비해 높은 용해도, 내열성, 이온전도성 등의 특성을 보입니다. 이온성 액체는 높은 용해도 덕분에 고농도 약물 제형을 만들 수 있고 장벽 점막층의 점성을 감소시키고, 상피세포 투과성을 증가시켜 펩타이드 약물의 흡수력과 생체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바이온리퀴드는 오랜 기간 축적된 이온성 액체 발굴 및 합성 기술, 펩타이드 의약품 제조 및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토대로 최적의 생체적합성 이온성 액체를 발굴하고 펩타이드-이온성 액체 접합체를 탑재한 LNP 운반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펩타이드 의약품의 약물전달체는 장 패치, 장 마이크로니들, 입자 제형 등 물리적 소형 기구 대비 월등한 흡수력과 생체 이용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에도 오랜 경험을 토대로 한 독창적 기술과 전략으로 경쟁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 아울러 바이온리퀴드는 양자 컴퓨팅을 사용하여 무수한 수의 양이온과 음이온 조합으로부터 화학적 구조, 점성, 독성, 용해성 등의 물성을 입력값으로 펩타이드 약물 전달에 최적인 이온성 액체를 발굴하고, 이온 간의 상호작용과 물성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으며, 최근 K-바이오랩허브의 멤버십 기업으로 선정되어 양자컴퓨터 등 최첨단 분석 서비스 활용, 엑셀러레이팅, 오픈이노베이션 매칭, 투자 연계 등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바이온리퀴드의 기술은 RNA 치료제 및 백신 등 다양한 적용 범위 확장이 가능하며, 해당 치료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
기술혁신으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 선도할 것
“기술혁신은 결국 연구자의 손에 의해 이뤄집니다. 저의 역할은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업과 더불어 연구자 개인도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을 그려 나가고 싶습니다. 또한, 저희는 플랫폼 기술 기업이므로 좋은 협업 파트너를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고 싶습니다. 바이온리퀴드는 인류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숭고한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입니다.”
바이온리퀴드는 생체적합성 이온성 액체 기반의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 개발에 더하여, 화합물 합성의 용매, 배터리/연료전지의 전해질, 폐기물 처리와 같은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는 전통적 이온성 액체를 제조할 수 있어 자체적으로 매출 창출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유치가 필요하다. 정호철 대표는 충분한 투자유치가 성장동력이 되어 자신이 그려놓은 연구개발 계획을 실행하여 이온성 액체의 잠재력을 명확하게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펩타이드 치료제와 RNA 치료제/백신의 경구제형 개발을 위해 전심전력 중인 바이온리퀴드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도해 나갈 그날을 기대해 본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