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월 6일부터 11일까지 인사아트센터 경남갤러리 5층에서 하정선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 <치유의 울림! 옻칠 회화>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치유의 울림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하정선 작가는 남도의 풍경과 야경을 담은 50여 점의 옻칠 회화를 선보이며 수많은 관람객에게 치유의 울림과 위로를 선물해 그 의미를 더했다. 본지에서는 옻칠과 나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옻칠 회화를 통해 힐링의 의미를 전하는 하정선 작가를 인터뷰했다.
400년 전통의 나전칠기 본고장 통영에 ‘통영옻칠미술관’이 개관함에 따라 하정선 작가의 작가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2006년 개관한 통영옻칠미술관 김성수 관장의 영향으로 옻칠 회화를 접하게 된 하정선 작가는 이를 통해 희망의 통영을 그림으로 노래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으며, 더 나아가 ‘휴(休)’ 시리즈 작업으로 사랑과 치유마저 가져다주며 대중과 화단의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지금까지 다섯 번의 개인전 및 다수 단체전에 참가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인 하정선 작가는 동방대학원 대학교 옻칠 조형학 석박사를 수료했고,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칠예가협회, 옻채전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 미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옻칠과 나전으로 회화성 있게 표현
“저는 전통 공예 재료인 옻칠과 나전을 재해석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심오한 색감과 광채를 지닌 옻칠에 오색 찬연한 자연의 빛과 색감을 살린 나전을 붓으로 터치하듯 전통 나전기법을 재해석하죠. 즉, 전통 공예를 바탕으로 하지만 옻칠과 나전이 괴리되지 않고 어느 것에도 치중됨이 없습니다. 이를 통해 제 작품은 색감이 다채로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나전과 옻칠이 더욱 회화성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치유의 울림! 옻칠 회화>에 전시된 하정선 작가의 풍경화는 크게 ‘도시야경-<통영야상곡> 연작’, ‘한려수도의 섬 풍경-<통영환상곡> 연작’ 그리고 사계절에 따른 자작나무 숲의 변주를 보여주는 <休> 연작으로 나눌 수 있다. 통영의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통영야상곡>과 남해로 무한히 펼쳐지는 <통영환상곡>이 하 작가 자기 삶의 체험과 자전적 기억이 하나가 되어 있는 정경이라면, <休> 연작은 옻칠 회화를 통하여 진정한 치유를 공유하고자 하는 인류애의 이상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자작나무를 자개와 옻 진액에 도료를 섞어 깊이감 있고 은은한 분위기의 색채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으며, 이외에도 하 작가는 50여 점의 옻칠 회화를 통해 옻칠과 나전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다는 평이다.
옻칠 회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저는 제 그림을 감상하는 시간만이라도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 갈등과 휴식, 분주함과 여유로움이 공존하는 우리네 지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제 작품이 옻칠과 나전의 신비로운 기운을 받아 시간이 녹여낸 치유의 어떤 울림과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년 가까이 옻칠과 나전의 사랑앓이로 쉼 없이 달려온 하정선 작가의 시선은 이제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듯 하정선 작가가 옻칠 회화를 통해 세계인에게 한국의 미를 알려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휴갤러리 / 경남 통영시 기호바깥길 7-45 (055-644-5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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