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나이와 관계없이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막상 적지 않은 나이에 어떤 일에 도전하고 그것을 이루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금융기관을 정년퇴직하고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걸으며 눈부신 성취를 기록 중인 설파 안창수 화백(이하 ‘안창수 화백’)이 주목받고 있다. 본지에서는 매 순간 멈추지 않고 창작활동에 전념하며 동양화 대가의 경지에 다다른 안창수 화백의 빛나는 인생 제2막을 취재했다.
부산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안창수 화백은 1977년 한국수출입은행에 입사하여 2003년 58세 나이로 정년퇴직했다. 퇴직 후 고향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살 법도 한데 그의 인생에서 ‘안주’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안창수 화백은 예순이 넘은 만학의 나이에 꿈을 좇아 항저우 중국미술대학교와 일본 교토 조형예술대학으로 유학길에 올랐으며, 한·중·일의 동양화 기법을 섭렵 후 자신만의 독창적인 동양화 세계를 구축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안창수 화백은 중화배전국서화예술대전 금상을 비롯해 중국임백년배 전국서화대전 1등상, 국제중국서화전 문화공로상, 일본전국수목화수작전 외무대신상, 일본전일전 준대상, 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등을 수상했고, 최근에는 ‘2023년 대한민국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 시상식에서 미술 부문 대한민국 최우수 동양화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립백두대간 초청 호랑이전을 포함한 20여 회의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친 안창수 화백은 국제중국서법국화가협회 이사 겸 초대작가, 일본전국수목화미술협회 회원, 양산시평생학습원 강사, 한국서가협회 양산지부장 등을 맡고 있으며, 현재 경상남도 양산시에서 안창수동양미술연구소를 운영하며 뜨거운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감각적 운필로 현대성 표현해
“제 작품은 수묵을 바탕으로 하지만, 일단 채색을 입혀 밝고 화려하다는 점에서 일반 동양화와는 본질적으로 큰 차별성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운필과 채색법에 서구적인 조형법과 같은 터치도 제 그림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창수 화백의 작품 세계는 화조화를 주류로 하고 있으며,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감각적 운필과 표현을 통해 현대성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더해 그의 작품은 농담의 변화가 풍부하고 색채의 화려함이 두드러져 사군자 위주로 정체된 감이 있는 우리나라 수묵화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성황리에 개최된 안창수 화백의 개인전 <오월을 수놓는 붓의 향연>에서도 이러한 그의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오월을 수놓는 붓의 향연>에 전시된 ‘설경동백’은 ‘사랑과 겸손’이라는 꽃말을 지닌 동백꽃의 빛에 이끌려 동박새가 찾아든 모습이 표현되어 있으며, 이를 비롯한 전시 작품들에 관한 관람객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안창수 화백은 붉게 타오르는 꽃 등불길을 걸으며 동백꽃의 사랑으로 뭉쳐 올해는 모두가 만사형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화의 진수 보여줄 것
“저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수묵화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싶으며, 더 나아가 은퇴하시는 분들이 다시금 도전하는 청년의 삶을 사는 데 있어서 견인차가 되고 싶습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도래되어 앞으로도 수십 년의 세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호기심을 지니고 계속해서 정진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청나라의 대표 화가이자 서예가인 금농(金農)은 50살 때 그림을 시작하여 경지에 올랐고, 미국 최고 민속 화가인 그랜드마 모지스 역시 78세에 시작해 101세까지 무려 1,600여 작품을 세상에 남겼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화업을 시작하여 어느새 ‘동양화의 대가’라는 타이틀을 얻은 안창수 화백이 앞으로도 정사역천(靜思力踐)의 자세로 동양화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려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