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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화가’ 남궁원 인생 2막 1장 열다

남궁원 화백/남송미술관 관장 | 2014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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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원 작가.jpg

고통의 유년시절.jpg

4월 8일,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열린 서양화가 남궁원의 전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하여 수많은 관객들을 매료시킨 ‘남궁원 2막1장-Fantasy of Husuabi’의 앙코르 전시였다. 이번 전시는 34년간의 대학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 후 30년을 설계하며 새롭게 도약하는 남궁 화백의 인생 2막 1장, 그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행사로 기획됐다. 남궁 화백은 65년 삶의 여정을 40장의 캔버스에 모자이크화한 15m 작업을 비롯해 공간설치미술(피아노, 달항아리, 입체조형물)과 디지털 영상 작품 그리고 작가 일대기를 담은 영상(1,2편) 등 그의 허수아비 철학이 녹아든 작품들을 다채롭게 선보이며, 독창적인 작품세계에 대한 찬사를 받았다.


비상의 날개… ‘남궁원 2막1장-Fantasy of Husuabi’
작가 남궁원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1막에서는 교육과 창작활동을 병행했다면, 2막부터는 화가로서 오롯이 그림만을 그리며, 허수아비 철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퇴임 후 1년 여간 치열하게 준비한 ‘남궁원 2막1장-Fantasy of Husuabi’의 전시는 작가의 예술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남궁 화백은 “인생의 2막 1장으로서 새로운 30년을 출발하며, 이제 진솔한 화가만으로 살아보려 한다. 그동안 못 다한 숙제를 하듯, 이번 전시를 통해 나의 허수아비 철학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다”며 전시를 소개했다.
‘허수아비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그답게, 남궁 화백의 캔버스엔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담긴 허수아비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때론 은은하게, 때론 강렬한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작가에게 허수아비는 향수((鄕愁)를 의미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소멸을 가속해가는 현대문명과는 달리 허수아비는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결같은 존재라는 것. 너른 들판에서 산과 이야기하고, 새들과 함께 뛰놀고, 나무와 친구하는 허수아비에 그 자신, 작가의 내면세계를 투영시켰다. 남궁 화백은 허수아비를 의인화하면서 화려한 색채를 가미했고, 독창적 화법으로 유연함과 역동성을 표현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보여지듯, ‘허수아비’라는 주제는 1막에서와 동일하지만, 표현방법에 있어서 2막에 많은 변화가 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에는 허수아비의 형상이 그대로 드러났다면, 지금은 화면 속에 깊이 담겨져 있다. 추상과 반구상으로 이미지가 해체되기도 하며, 흩어진 붓터치 속에 허수아비가 보이지 않기도 하고, 흩어지는 낙엽처럼 그 개성을 발산하기도 한다. 허수아비 철학으로 인간내면을 심도 있게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삶과 인간 본질에 대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로 하여금 지나온 날들, 그리고 미래를 그리는 사유의 시간 속에서 중요한 가치를 찾게 한다.

독도수호기금으로 출품작 100점 기부  
남궁 화백은 창작의 근원이 되는 허수아비 철학에 대해 “허수아비는 내 안의 좋은 것은 나눔으로써 비우고, 나쁜 것은 버림으로써 비우자는 ‘비움(虛)’과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여러 소중한 가치를 찾아 지키자는 ‘지킴(守)’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손 수(手)에 창 과(戈)로 이루어져 있어 남에게 고통과 상처를 주는 나를 자각, 성숙한 어른으로 키우자는 ‘키움(我)’의 뜻과 함께 이기적이고 어린 ‘나(我)’를 ‘부정(非)’ 함으로써 마침내 내 안의 참 사람을 일깨워 바로 세우자는 ‘세움(非)’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막 작품에서는 이러한 작가의 허수아비 철학이 진하게 녹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간 교직에 몸담아 더뎠던 작업들을 마음껏 펼쳐 보이려고 합니다.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작품을 시도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를 보다 밝고 건강하게 하는데 소통과 힐링의 촉매제로서 허수아비 철학이 많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전파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남궁 화백은 그간 쌓고, 오르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비움과 나눔의 예술세계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한 의미에서 남궁 화백은 인생 2막 1장의 전시에서 첫 스타트를 장식, 출품작 100여개의 작품을 독도수호기금으로 전달함으로써 의미 있는 나눔 활동을 실현해 많은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인터뷰 말미, 남궁원 화백은 대한민국 미술사에 기록될 가치 있는 작가로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그의 진솔한 눈빛에서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작가의 길을 걷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생각하라, 뛰어라, 만들어라, 그리고 가꾸어라’의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고, 허수아비 철학으로 세상의 어둠을 밝히겠다는 남궁원 화백. 앞으로도 진정성을 가지고 숭고한 예술의 길을 걸으며 찬란한 예술세계를 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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