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은 2014년 1월 28일부터 2014년 7월 27일까지《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을 개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 1937~2011)의 대규모 회고전인 이번 전시회는 일본에서의 1970년대 작업부터 말년의 제주 프로젝트까지 40여년에 걸친 그의 건축 세계를 아우른다. 2013년 미술관에 기증된 이타미 준의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는 건축 작업뿐만 아니라 회화, 서예, 소품 등 500여점이 선보인다. 일본 시즈오카(靜岡)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타미 준은 여행과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건축에 입문한다. 사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지닌 그는 만지고 그리는 신체 감각을 매개로 건축을 익히고 표현하였다. 획일화된 산업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반근대적인 태도로 현대건축을 실천하고자 했던 이타미 준은 조형의 순수성과 소재 자체를 강조하며 날것의 감각이 돋보이는 무겁고 원시적인 건축을 추구하였으며, 말년의 제주도 작업은 이타미준 건축의 원숙미를 보여준다. 이타미 준에게 바람이 풍부한 제주도는 시즈오카에 이은 제2의 고향이다. 살아있는 자연의 힘인 바람과 이타미 준의 건축이 만나면서 그의 작업은 절정에 달한다. 수·풍·석(水·風·石) 미술관, 포도호텔, 방주 교회 등 2000년대 이후 제주에서의 작업은 자연과 동화된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특히 물, 바람, 돌 그 자체를 품은 수·풍·석 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른 물, 바람, 돌>(감독 정다운, 제작 김종신) 영상을 통해 자연에 반응하는 건축의 시간성을 드러내고 있다.《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은 2013년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전에 이은 과천관 건축 상설 전시장의 두 번째 기획전시로서 서울관 개관 이후 장르별 전시 활성화 정책에 따른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 첫 전시다. 이번 전시는 이타미 준 작업 의식의 뿌리를 살펴보는 ‘근원’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해, 거칠고 날선 감각이 돋보였던 일본에서의 작업부터 바다의 품을 닮은 제주도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일대기가 전개된다. 전시장 마지막 공간은 이타미 준의 딸이자 건축가인 유이화 씨가 작가의 소품으로 재현한 도쿄의 아뜰리에로 구성된다. 전시장 곳곳은 실제 이타미 준의 건축에서 느껴지는 어둠과 빛의 변주, 소재에 대한 감성 등을 담고자 하였다. 해외에서의 활발한 활동과 한국에서의 특별했던 작업과 달리 한국 건축사의 맥락에서 비껴있던 작가에 대한 담론이 이번 전시를 통해 열리기를 기대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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