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는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등 작가가 선호한 장소를 따라,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으로 회귀를 거듭하며 작품의 지평을 넓혀간 호퍼의 65년에 이르는 화업을 돌아본다. 전시는 ‘에드워드 호퍼’,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조세핀 호퍼’, ‘호퍼의 삶과 업’ 등 7개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에드워드 호퍼] 에드워드 호퍼의 삶과 궤를 함께하는 자화상과 드로잉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학생 때부터 단계별로 성장해 가는 그의 모습을 살핀다.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어릴 때의 경험과 기억을 표현하는 작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파리] 당대 예술의 수도로 여겨졌던 파리를 3회에 걸쳐 방문한 호퍼는 야외 작업을 하며 빛의 효과에 대해 눈을 뜨며, 화폭을 사선이나 평행으로 가르는 대범한 구도의 작품을 시도한다. 인물의 개성을 빠르게 포착한 그림에서는 생계를 위해 선택한 삽화가로서의 행보가 그의 예술에 끼친 영향을 볼 수 있다.
[뉴욕] 호퍼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이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는 화려한 도시 풍경보다 평범한 일상을, 고층 건물의 수직성보다 수평 구도에 관심을 가졌다. 항해사를 꿈꿨던 그는 자연스레 이동에 관한 모티프에 끌렸고 고향에서 뉴욕으로 통학하며 받은 느낌은 도시와 자연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진다. 1915년부터 1923년까지 시도한 에칭에서는 명암의 대조, 시공간의 재구성, 미국적인 주제가 돋보인다.
[뉴잉글랜드] 호퍼가 그린 뉴잉글랜드 지역 풍경은 얼핏 특별하지 않게 보이지만, 아내 조세핀 호퍼를 만나며 시작한 수채화의 투명한 느낌으로 인해 변화무쌍한 자연을 오롯이 표현하였으며 그의 야외 작업은 깊이를 더한다.
[케이프코드] 케이프코드는 에드워드 호퍼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장소이다. 30여 년간 매해 머물던 이곳과 관련된 작품들에서 평범한 장소에 대한 호퍼의 독특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조세핀 호퍼] 호퍼의 예술에서 훌륭한 조력자뿐 아니라 여러 역할을 했던 아내 조세핀 니비슨 호퍼에 대해 알아본다.
[호퍼의 삶과 업] 사진, 삽화, 작가의 말과 글, 다큐멘터리 등 뉴욕 휘트니 미술관의 소장품과 산본 호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예술과 삶의 행적을 살펴본다.
전시 제목 ‘길 위에서’는 호퍼가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지역, 케이프코드로 향하는 길이자, 그곳에서 호퍼가 독자적인 예술을 성숙시켜 가는 여정, 나아가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호퍼를 만나는 순간을 상징한다.
최은주 관장은 “2023년 새봄을 맞아 서울시립미술관이 준비한 이번 전시가 에드워드 호퍼라 하면 떠오르는 현대인의 고독을 그린 작품뿐 아니라 호퍼가 평생 쏟은 예술에 대한 열정과 노력, 그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