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대한민국 첫 남우주연상과 에큐메니컬상(Prize of the Ecumenical Jury)을 수상했다. 2006년 <괴물>(감독주간)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경쟁 부문),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부문), 2009년 <박쥐>(경쟁 부문/심사위원상), 2019년 <기생충>(경쟁 부문/황금종려상), 2021년 <비상선언>(비경쟁 부문) 그리고 올해 <브로커>로 7번째 칸 국제영화제 초청의 영예를 안으며 경쟁 부문에만 4회 초청되어 한국 배우 최다 초청 기록을 세운 송강호. 더불어 지난해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한 송강호는 이번 <브로커>를 통해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 한국 영화사에 다시 한번 역사적인 신기록을 세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이어 칸 국제영화제에서 두 번째로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다. 에큐메니컬상은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한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에 수여되는 상이다. <디스턴스>(2001, 경쟁 부문), <아무도 모른다>(2004, 경쟁 부문), <공기인형>(2009, 주목할만한 시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경쟁 부문/심사위원상),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경쟁 부문), <태풍이 지나가고>(2016, 주목할만한 시선), <어느 가족>(2018, 경쟁 부문/황금종려상), 그리고 <브로커>로 칸 국제영화제 통산 8회, 경쟁 부문으로는 총 6회 칸 영화제에 초청되는 쾌거를 기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 에큐메니컬상을 통해 탄탄한 연출력과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를 몰래 데려온 ‘상현’과 ‘동수’. 하지만 아기를 두고 갔던 엄마 ‘소영’이 다시 돌아오고, 의도치 않게 세 사람이 함께 아기의 새로운 부모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브로커>는 각자 다른 사연과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 함께하는 여정을 통해 교감하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온기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아기를 잘 키워줄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선의라고 능청스럽게 둘러대는 ‘상현’과 버려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상처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보육원 출신의 ‘동수’, 그리고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떠났지만 이튿날 다시 돌아온 ‘소영’까지. 그들의 만남은 예기치 못한 것이었지만 여정을 함께 하면서 서로 유대감을 느끼고 여느 가족 못지않게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모습은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한편, 이들을 쫓는 형사 ‘수진’과 ‘이형사’는 브로커 일행을 추적하며 긴장감을 형성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 또한 이 여정의 특별한 동반자가 되어 가는 의외성으로 드라마의 깊이를 더한다. 베이비 박스로부터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따스하면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담아낸 <브로커>는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들을 따스하게 위로하는 영화로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길 것이다. 6월 8일 개봉.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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