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에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돌파해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선다. 이렇듯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수록 치아 건강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치기공사의 사회적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이청재 교수가 주목받고 있다. 그간 대한치과기공학회 부회장을 비롯해 대한치과기재협회 이사, 대한치과기공사협회 부회장, 대한구강보건협회 이사 등을 두루 역임한 이청재 교수는 2008년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자신의 현장 노하우와 전문지식을 총동원하여 치기공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헌신해왔다. 본지에서는 국내 치기공 분야 발전을 위하여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이청재 교수를 신한대학교 기도관에서 인터뷰했다.
요양병원·요양원에 의치 관리 인력 배치는 필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는 노인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대부분 의치를 착용하고 있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곳에는 의치 관리 인력이 전무합니다. 의치를 의료보험 적용한 것은 잘된 일이지만, 그 후에 관리를 잘해주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어르신들이 오염된 의치에 의해서 또 다른 질환에 노출되면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 중 상당 부분이 여기에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가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의치 관리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또한, 이청재 교수는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치기공사들이 그 전문성에 비해 사회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점을 꼬집었다. “미국인들은 합리적입니다. 이에 일하는데 드는 시간만큼 대가를 지급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치아 하나를 만들 때 정성이 얼마나 들어가고 시간이 얼마나 드는지 상관없이 단순히 개수로 비용을 책정합니다. 그게 바로 가격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됩니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포괄 요금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즉, 환자 치료비 전부 의사가 받는 시스템이죠. 이로 인해 치과와 기공소·재료상 사이에 상하 관계가 형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반해 다수 선진국은 포괄 요금제가 아닌 쿼터제를 시행합니다. 즉, 환자 치료비가 다이렉트로 기공소, 재료상, 치과 등에 나눠서 전달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포괄 요금제에서 이러한 쿼터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치기공사들이 현재 과도한 근무 시간과 강도에 처해있는 건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이청재 교수는 한시라도 빨리 국가 차원에서 환자 진료비 분배방법 등에 대한 개선된 가이드라인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제도적인 면이 변화해야만 치기공사의 위상과 삶의 질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현재 치기공사와 같은 처지의 수많은 직업군의 근무 환경을 정부 차원에서 개선하려는 시도 속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수 있다고 이청재 교수는 부연했다.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자
“보건계열에 종사하는 치기공사, 의사, 간호사 등은 모두 똑같은 마음이어야 합니다. 환자 때문에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를 명심하고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의 보철물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보철물을 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분명히 좋은 보철, 환자를 위한 보철물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직업이기에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만드는 치아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와 저의 제자 그리고 보건계열 종사자 모두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청재 교수의 올해 소망은 코로나가 완전히 물러나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학생들과 함께하던 의치 세척 봉사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가 다시금 나눔 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물론 퇴직 후에도 제자들과 함께 봉사하는 삶으로 재학생·졸업생에게 오랫동안 기억되는 교수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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