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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흐르는 영화의 바다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 2021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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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극장 상영이라는 원칙 하에 42개국 116편의 영화를 선정하고 열흘간 관객들을 만났다. 좌석 점유율은 61.1%를 기록했으며 매진 회차는 총 42회차다. 총 관객수는 8,299명, 관아극장 및 부대 행사 참여 인원 5,000여 명을 비롯한 영화제 전체 참여 인원은 13,346명이다. 코로나 시대에 상실되어 가는 소중한 영화 공동체의 경험을 완벽한 방역 환경에서 다시 선사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을 중시하는 영화제를 목표로 했다. 강릉 시민과 관객, 참석 게스트, 스태프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강력한 방역 시스템을 확립했다. 행사장에 입장하기 전 모든 관객과 스태프의 마스크 착용 확인, 발열 체크, 소독, 출입 명부 등록을 진행했다. 특히 출입 명부는 QR 체크인, 080 간편전화 체크인, 클린강원 패스포트, 수기명부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 편리성을 제공했다. 상영관은 방역 지침에 따라 1일 2회 소독을 진행했고, 만일의 사태를 위하여 음식물 반입은 전면 금지했다. 주요 행사장인 강릉대도호부관아의 책마당 공간은 8㎡ 당 1명, 총 100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원을 수시 점검하고 입장객을 통제했다.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결과, 열흘이라는 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폐막까지 단 한 명의 확진 사례도 나오지 않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는 큐레이션을 강화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5개의 대섹션, 15개의 소섹션으로 구분했고 특히 ‘영화와 문학’ 섹션을 확대해 강릉국제영화제 고유의 색깔을 확연히 드러내고자 했다. 영화와 문학 두 분야에서 과감한 실험을 감행했던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 대표작가 조르주 페렉 특별전, 영화사의 두 거장 존 세일즈과 폴 베키알리 특별전 등 양적, 질적으로 모두 향상된 프로그래밍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차세대 거장 감독들의 작품도 주목받았다. 먼저 칸국제영화제 아시드 칸과 공식 협업한 ‘아시드 칸’ 섹션을 통해, 세계 독립영화인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 거장의 작품을 만날 소중한 기회를 마련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신진 감독들의 영화적 통찰력을 관객의 시야 안에 포섭하겠다는 포부 하에 기획된 ‘인: 사이트’ 섹션을 통해 3대륙 감독들의 초기 작품을 소개했다. ‘기프 신작전’을 통해 영화 팬들의 기억 속에 뚜렷하게 각인된 감독들의 최신작, 신예 감독들의 탄탄한 데뷔작을 국내 최초로 소개했다.

지난해 신설한 ‘국제장편경쟁’에서는 역량 있는 감독들의 영화들을 국내 팬들에게 선보였다. 55: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열 편의 작품은 모두 해외 유수 영화제 수상작 및 초청작으로, 주제의 시의성, 각기 다른 독특한 영화 미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국제장편경쟁 작품상은 마노 카릴 감독의 <이웃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감독상은 데네스 나지 감독의 <내츄럴 라이트>, 각본상은 카베 마자헤리 감독의 <보톡스>가 각각 수상했다. 작품상에는 상금 2천만 원, 감독상과 각본상에는 각각 상금 1천만 원이 수여 된다. 

국내외 영화인이 대거 참석한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는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영화제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에는 공식 초청작의 감독 및 배우를 비롯하여 김진유 감독, 김한민 감독, 신수원 감독, 이정향 감독, 이창동 감독, 이현승 감독, 최하나 감독과 배우 강수연, 기주봉, 김인우, 김호원, 류승룡, 오나라, 박명훈, 박정자, 안성기, 양동근, 예지원, 오지호, 윤송아, 이혜은, 임원희, 장세진, 전노민, 정우성, 조인성, 조상구, 최수임, 한예리 그리고 피아니스트 노영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과 문화, 예술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영화제 기간에도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으로 연일 화제를 모았다. 개봉 20주년을 기념하여 한자리에 모인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과 배우 유지태를 비롯하여 <선우와 익준> 양익준 감독과 배우 임선우·최승윤, <하나이야기> 김인선 감독과 배우 남미정·정청민, <깃털처럼 가볍게> 감독 겸 배우 유준상과 배우 정예진, <오늘의 초능력> 이민섭 감독과 배우 김건우·김민호·김창환·박민이·송덕호·유수정·이유미·전운종·정만식, <1+1> 한제이 감독과 배우 김금순·김재화·박경혜, <장아치청> 김태훈 감독과 배우 진구, <러브씩> 정승훈 감독과 배우 공승연·박승현, <준호> 부석훈 감독과 배우 박재홍·조원준·전한나·최광원 등이 관객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 섹션에서는 여성 서사 중심의 단편영화 상영 후 4회에 걸쳐 전하영·이서영·오승현·송경아·김겨울 등 각자의 관점으로 다양한 여성 서사를 써 내려가는 여성작가들이 참석해 동시대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해외 게스트들도 함께해 코로나 이전 상황을 연상케 했다. 국제장편경쟁 본선 심사위원인 이디르 세르긴 칸국제영화제 아시드 칸 공동위원장과 강릉포럼 참석을 위해 방문한 9개 국제영화제 9명의 수장들, 개막작인 <스트로베리 맨션>의 앨버트 버니 감독, <아야> 사이먼 쿨리발리 길라드 감독, <이웃들> 마노 카릴 감독, <왕과 함께> 디에고 온가로 감독, <보톡스> 카베 마자헤리 감독, <월든> 보예나 호락코바 감독, <출마선언> 토마스 폴로 감독 등 총 19명의 해외 게스트가 영화제 기간 강릉을 찾았다. 아쉽게도 직접 참석하지 못한 존 세일즈 감독은 사전 녹화한 마스터 클래스로 관객들과 만났다.

철저한 방역 환경 속에서 작품성 높은 상영작들을 소개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로 시민과 관객, 게스트들을 모두 만족시킨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는 호평 속에 성황리 폐막했다. 제4회 강릉국제영화제는 2022년 가을 개막할 예정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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