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교차된다.
거대한 세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신화는 지금의 현실에 맞게 재해석했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신화는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 생존하려는 강인한 모습의 ‘에우리디케’와 봄을 불러올 노래를 쓰고 있는 언제나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오르페우스’의 만남으로 재탄생했다.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 이야기의 구조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자유와 즐거움을 만끽하는 ‘페르세포네’, 많은 이들이 만들어 낸 가치를 독식하는 자본가 ‘하데스’ 등이 신화 속 신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을 이끈다.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두 개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교차되는 가운데 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전령 ‘헤르메스’가 내레이터 역할로 등장해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시작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온 사랑 이야기처럼 <하데스타운>은 끊임없이 노래와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다. 커튼콜을 포함해 총 37곡으로 구성된 <하데스타운>의 넘버들은 아메리칸 포크와 블루스, 재즈가 뒤섞인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들의 두 귀를 사로잡고 있다.
노래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무대로 연결된다. 관객들을 맞이하는 <하데스타운>의 첫 무대는 뉴올리언스의 낡고 작은 재즈 바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확장되는 무대는 마치 살아 숨 쉬는 거대한 기계처럼 느껴진다. 종국에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에 보았던 작은 바가 사실은 ‘하데스타운’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무대로 표현했으며, 관객들도 무대와 이야기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인식시키며 공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 혹은 거대한 이야기의 산물처럼 느껴지게 한다.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을 넘어서 완벽하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하데스타운>은 내년 2월 2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김성우 기자 [자료제공: 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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