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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파고드는 카메라의 숨결

<에이피 사진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층 | 2019년 0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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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AP 통신의 방대한 사진이 우리나라에 왔다. 매일 2000개, 연간 100만개의 사진이 세계의 톱뉴스에 올라오는 AP 통신사의 주요 사진작품 중 200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에이피 사진전>이 오는 3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층에서 개최된다.
AP 통신은 로이터, AFP 등과 함께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로 전례 없는 뉴스 수집을 통해 광범위한 주제 범위를 세상에 알려왔다. 이곳은 신문사와 방송국을 가맹사로 세계적인 통신망을 바탕으로 방대한 소식과 뉴스자료를 전 세계에 전해왔으며 저명한 저널리스트 네트워크를 통해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이번 사진전은 그동안 축적해온 사진 중 보도사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사진들과 인간의 감성과 드라마를 전달할 수 있는 예술 작품과도 같은 사진들로 구성된다. 특히 자칫 건조해 보이는 보도사진의 편견을 부수고 인간의 숨결로 누구보다 깊게 파고들었던 카메라의 호흡들은 인류가 만들어온 역사, 정치, 이념을 뛰어넘어 인간의 감정 곁으로 다가간다.
1848년 뉴욕의 6개 신문사가 입항하는 선박으로부터 유럽의 뉴스를 공동취재하기 위하여 항구조합을 설립의 기원으로 갖고 있는 AP 통신은 그 자체로 동시대성과 함께 호흡해왔고 세계사를 담고 있다. 이번 <에이피 사진전>에서는 동시대의 가장 뜨거운 순간들을 불러들인다. 인간과 진실을 담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볐던 카메라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의 현장은 때론 강렬할 만큼 뜨겁고 때론 눈이 부실만큼 아름답고 황홀하다.
<에이피 사진전>은 총 6개의 테마로 나뉜다. 그 중 카메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3개의 메인 테마는 <에이피 사진전>이 자칫 보도사진이라 가질 수 있는 편견을 멋지게 거절한다. 사진 미학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사진들 앞에선 잠시 역사의 자세한 사건을 몰라도 상관없다. 카메라는 순진무구할 정도로 대상과 풍경 앞에서 순수하게 빛을 펼칠 뿐이다. 카메라는 숨을 쉬며 자신이 만났던 경이로운 순간들 앞에서 호흡을 멈추고 3가지 목소리 <너의 하루로 흘러가>, <내게 남긴 온도>, <네가 들려준 소리들>로 말을 건넨다.
<너의 하루로 흘러가>에선 카메라가 따라간 하루의 시간을 보여준다. 시간대별로 배치된 입체적인 공간에선 새벽부터 아침, 정오, 밤에 일어난 수많은 순간들이 나타난다. 입장한 관람객들은 지구가 간직한 경이로운 색채와 빛깔 속에서 함께 펼쳐진다. <내게 남긴 온도>에선 카메라는 역사의 사건이나 진실보다 자신에게 묻어있는 온도를 기억한다. 감정이 남아있는 사진의 한 순간 한 순간에는 인간의 또 다른 풍경인 내면 속의 진실이 숨 쉬고 있다. 카메라는 역사적인 한 순간에서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의 작은 순간까지 자신에게 남은 온도로 그것을 복원해낸다. 온도가 남아있는 사진들의 공감각적 체험을 통해 관람객은 사진이 빛으로 만들어내는 온도라는 사실을 새롭게 체험하도록 돕는다.
<네가 들려준 소리들>에서 카메라는 귀를 열고 소리를 응시한다. 누구보다 뜨거운 발로 뛰고 헤엄치고 때론 날아야했던 카메라는 자신이 만난 소리들을 기억하기 위해 애쓴다. 인간이 만들고 인간의 세계를 담아내고자 움직였던 카메라는 자신에게 남겨진 숨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관람객은 미디어와 영상의 결합으로 배치된 사진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결로 따라간다. 감정의 질서로 바라보는 이 3가지 테마는 AP 사진이 사진 미학의 절정과 체험 예술작품으로서도 귀한 인류의 기록임을 보고한다.
<키워드로 보는 AP와 함께 한 순간>은 AP의 히스토리 보고라 할 만하다. 재즈문화, 흑인인권운동, 히로시마 폭격, 세계의 페스티벌, 베트남전쟁과 한국전, 1960년대 뉴욕문화, 히치하이킹, 나사와 소련의 우주전쟁, 브로드웨이, 비틀즈, 무하마드 알리, 에디트 피아쁘, 마릴린 먼로, 프레디 머큐리 등 슈퍼스타까지 역사와 문화의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사진들이 키워드 별로 전시된다.
에서는 퓰리처수상작품으로 알려진 사진들부터 세계의 숨겨진 사이드라인들을 찾아 다녔던 기자와 사진작가들의 뜨거운 현장들을 만날 수 있다. 반전운동부터 최근 이슈인 난민 현장까지 동시대 보도사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순간들을 체험할 수 있다.
특별전도 마련돼 있다. <에이피 사진전>의 특별전으로는 <북한전>이 있다. 전 세계 가장 숨겨진 국가라고 불릴 만한 북한의 일상과 숨소리를 따라간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같은 민족이면서 가장 낯선 곳에 존재하는 북한의 풍경은 다소 건조해 보이지만 그곳에도 사람들의 숨소리와 숨 냄새가 존재한다. 소소한 주민들의 일상부터 아름다운 풍경까지 지금까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북한의 모습은 어딘가 낯설면서도 애잔하고 그리움이 겹친다. 한편 <에이피 사진전>에서는 관람객에게 추억을 되돌려주는 엡손과 함께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들에게 특별협찬사인 엡손의 포토전용프린터기를 활용해 자신만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무료로 출력해주고 있는 것. 디지털카메라, 스마트 폰, PC 등에 묻혀 있던 지난날의 사진을 출력해줘 자신의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며 이번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는 평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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