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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버린 운명의 남자

연극 <오이디푸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2019년 0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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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어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의 남자 ‘오이디푸스’가 공연으로 되살아난다. 소포클레스 원작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가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오이디푸스>는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로 명성을 떨쳤던 소포클레스의 작품으로 진실을 쫓는 인간의 열망과 가혹한 진실 앞에서 행하는 자기 단죄의 숭고한 비극을 담아 세기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수없이 회자되고 있는 희곡이다.
테베의 3대왕인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저주의 신탁을 피하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발을 묶인 채 산에 버려진 오이디푸스. 그 후 코린토스의 폴뤼보스왕의 양자로 길러졌지만 또 다시 저주의 신탁을 받고는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린토스를 떠나고, 우연히 스핑크스로부터 위협을 받던 테베를 구해 왕으로 추대되어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하여 자식까지 낳는다. 세월이 흘러 테베는 다시 전염병과 가뭄으로 인해 고난을 겪게 되고,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이 선왕 라이오스의 죽음에 얽힌 죄에 있음을 알게 되자 그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내려 눈 먼 예언자 테레시아스를 찾는다. 하지만 그는 오이디푸스를 가리키며 살인자라 외친다.
<오이디푸스>는 비극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이지만 누군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알고 있고, 누군가는 심리학적 관점으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쉽게 떠올리며, 누군가는 스핑크스의 이야기로 혼동하기도 한다. 알아두면 더 빠져들게 되는 <오이디푸스>의 진짜 이야기를 이번 공연을 통해서 제대로 구현해보겠다는 게 제작진의 당찬 포부다.
이번 <오이디푸스>는 소포클레스가 살았던 그 당시의 그리스 시대 연극의 원형을 가능한 현대에 맞게 재연하고자 코러스를 등장시킬 예정이다. 또한 그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의 남자’의 이야기로만 다루지 않는다. ‘결정과 선택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라는 말처럼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개척해온 인간의 동력, ‘인간이 의지를 갖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같은 맥락에서 <오이디푸스>는 비극이지만 악인이 아닌 선인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오이디푸스>는 섬세한 연출로 정평이 난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를 비롯해 최고의 창작진들로 새롭게 꾸려나갈 예정이다. 특히 오이디푸스 역을 맡은 국민배우 황정민에게 쏠리는 시선이 상당하다. 그는 <오이디푸스>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해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아 버려졌지만 아무리 벗어나려 애써도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로 변신한다. 이처럼 국민배우 황정민과 <리차드 3세> 흥행 제작진들이 다시금 의기투합한 가운데, 과연 신이 버린 운명의 남자 오이디푸스를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은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이어진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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