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에 열린 서울올림픽의 폐막과 함께 볼 수 없었던 성화가 30년 만에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환히 밝힐 성화가 지난 10월 31일 오후 그리스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드디어 우리의 손에 건네진 것이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게 넘겨진 성화는, 이후 곧바로 아테네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우리나라로 향하는 전세기에 실려 지난 11월 1일 무사히 대한민국에 입성하였다. 이처럼 기념비적인 성화를 국민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는 역할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의 몫이다. 김연아는 성화 인수단 자격으로 성화램프를 들고 그리스에서 귀국해, 성화 봉송으로 더욱 뜨거워질 올림픽 열기를 이끌어나갈 전망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는 2011년 대회 유치 때부터 크고 작은 올림픽과 관련한 행사에 참여해왔다. 가장 모범적인 홍보대사 사례로 평가받는 김연아는 이번에도 올림픽위원회로부터 채화된 성화를 전달받아 내년 2월 9일까지 101일간 꺼지지 않고 대한민국 전역을 누빌 성화 봉송의 시작점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김연아는 “영광스럽게도 성화 인수단과 함께하게 돼 더없이 기쁜 마음이다. 2006 토리노,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선수 자격으로 성화 봉송 릴레이에 참여하였는데, 이번에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서 성화 인수를 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두 번의 올림픽을 치렀는데 그때와 기분이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남은 기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의 관심과 열기가 고조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연아에게서 성화를 이어받아 국내 성화 봉송의 첫 주자로 나설 주인공은 ‘제2의 김연아’라고 불리는 피겨 유망주 유영(과천중)이다. 유영은 지난해 열린 국내 종합선수권에서 김연아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깨고 만 11세의 나이에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김연아가 제2의 김연아에게 불꽃을 전달해 성화 봉송을 시작하고, 이어 개그맨 유재석을 비롯해 가수 겸 배우 수지, ‘빙속여제’ 이상화 등 총 7,500명의 봉송 주자가 성화를 이어받으며 올림픽 성공 개최 열기에 불을 지필 것으로 기대케 하고 있다. 이렇듯 성황 봉송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올림픽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월 13일에는 김연아가 유엔 무대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또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연아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 ‘특별연사’로 깜짝 등장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올림픽 휴전결의안’을 채택하는 자리에 직접 연사로 나선 것이다. 김연아는 약 4분에 걸쳐 영어로 연설을 진행하였다. 그간의 개인적 경험을 ‘올림픽 정신’으로 잘 녹여내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이다. 그는 “두 차례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로서, 또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서 인종과 지역, 언어 그리고 종교를 뛰어넘는 스포츠의 힘을 직접 체득했다”면서 “오늘 유엔총회에서 올림픽 휴전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을 보면서 또 한 번 스포츠의 위대한 힘을 느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은 평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순간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와 인류애’라는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는 뜻 깊은 글로벌축제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김연아와 평창동계올림픽 측의 바람이 잘 전달돼 유엔총회는 ‘올림픽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이라는 제목의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 채택하였다. 결의에는 올림픽 개최 7일 전부터 종료 7일 후까지 적대행위 중단 촉구, 스포츠를 통한 평화, 개발, 인권 증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 분위기 조성 기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김연아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동계스포츠 스타이자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선수시절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긴 바 있는 김연아이기에 그가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는 더욱 강한 힘을 갖는다.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로서 평화가 넘치는 진정한 세계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연아의 진심어린 염원이 빛을 발해 평창은 조금씩 전 세계의 평화거점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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