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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에 스며든 삶의 철학을 찻잔에 담아 휴식을 전하다

정희도 작가 | 2016년 10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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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품에는 찻잔이 많이 있습니다. 찻잔 속에 아이가 쏙 들어가 있고, 그곳에서 목욕을 하기도 하며 휴식을 취합니다. 저에게 휴식의 개념은 이러한 것입니다. 어떠한 끝맺음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시작 단계인 것이죠. 이에 시작이란 것에 착안하여 아이의 모습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동양화의 편견을 깨고 개성 있는 화폭으로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정희도 작가는 특색 있는 그림에 자신의 확고한 철학도 투영시킨다. 그럼으로써 정희도 작가의 작품은 완성되며 그 자체로 단단한 그만의 미술세계가 탄생했다. 정희도 작가는 진정한 휴식의 가치를 알리며 더 넓고 깊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젊은 동양화 작가 정희도는 일찍이 그림을 많이 접했다고. 학급의 다른 친구들이 방학 때마다 당연한 코스인 것처럼 학원을 등록하여 선행학습을 하는데 혈안이 되었다면, 그의 학창시절은 달랐다. 정희도 작가는 방학마다 지역의 화실을 찾아가곤 했다. 그럴 정도로 어렸을 적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굉장했던 그는 결국 경북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동안 전혀 접하지 못했던 동양화 기법에 매료되어 동양화의 세계에 빠져 오늘에 이르렀다. 정희도 작가는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 회화과에서 동양화로 석사과정을 수료한 재원. 그의 노력과 열정은 이내 결실을 맺어 그간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제10회 형상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제28회 모란현대미술대전에 특선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동양화가로 대내외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올해도 정희도 작가의 활발한 활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3월에 롯데호텔에서 초대전이 있었으며, 오는 10월에도 초대전이 열릴 예정이다.


홍차에 비친 달콤쌉싸름한 세상의 모습 
“저는 동양화를 그리지만 현대적인 재료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홍차를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홍차는 녹차의 잎을 100% 발효한 것입니다. 마치 아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뜻을 찻잔속의 아이에 담아냈습니다. 이것은 제 대표작 ‘홍차요정’이라는 작품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홍차요정에도 아이를 항상 찻잔 속에 그리곤 하는데, 찻잔 자체가 아이가 커서 사회로 나가기 전 보호해주는 울타리라고 생각합니다. 차가 흘러내리지 않게 찻잔이 이를 보호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의 대표작품 홍차요정은 찻잔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을 그렸다. 자신의 경험을 차향에 감추고 찻잔과 아이를 그리는 반복성을 통하여 현대인에 대한 삶의 가치를 통찰하고자 한다. 현재의 모습은 과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아이를 통해 새삼 깨닫게 한다. 이렇듯 자신의 이성과 감성에 존재하는 예술가적 기질을 발휘하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홍차와 아이의 모습인 것이다. 찻잔은 하나의 세상이며 이곳의 아이는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다. 이러한 간결한 메타포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이들은 이에 대해 공감을 하고 때론 위로를, 때론 삶의 희망을 얻는 것이다. ‘힐링’의 편안함이 스며나오는 아름다운 정희도 작가의 작품은 그렇기에 독특하고도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술 환경 개선 위해 갤러리 개관도 앞둬 
정희도 작가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인재지만,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고 전한다. 인생에 있어 힘들었던 순간을 꼽으라면 그때가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간다고. 그는 대학원에 가기 전에 이미 동양화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하고 진학을 결정한 것. 하지만 현실은 다른 가치가 겹겹이 쌓인 세상이었다. 특히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이에 정희도 작가는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주말에도 쉬지 않고 무려 5가지 일을 병행했다. 예술가가 살기 힘든 우리나라에서도 예술가로서 멋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정희도 작가는 그때의 힘들었던 터널을 지혜롭게 지나, 지금은 후학을 양성하고 후배를 지원하는 일에도 많은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모든 갤러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자신의 실속만 챙기기 바쁘고 작가는 나 몰라라 하는 갤러리가 많습니다. 갤러리의 역할은 대관이 아니라 작가의 작품을 불특정다수에게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시를 열면 일주일간 사람 하나 오지 않은 적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에 저는 대관 위주로 작가를 등한시하는 갤러리가 아닌 작가들이 자립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최대한 덜 겪을 수 있는 아트센터 형태의 갤러리를 개관하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충청남도에서도 아트페어가 생길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과 저변확대에 신경을 쓸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작가들이 굳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아도 충청남도에서 전시를 열 수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문화영위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희도 작가는 동양화에 자신의 철학을 담는다. 그것은 바로 동양화의 정신이기도 하다. 정희도 작가는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진정한 휴식에 대해 끝없이 사유한다. 정희도 작가에게 진정한 휴식은 차를 마실 때 찾아온다. 차를 마시는 시간 동안에는 그 어떤 잡념 없이 온전한 휴식을 갖게 된다. 그렇게 정희도 작가는 근심을 덜어낸다. 현재는 다도에 관해 더욱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대학원 과정도 함께하고 있다. “어떠한 퍼포먼스를 의도한 측면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차를 권하려고 합니다. 차를 통한 휴식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죠. 이러한 것이 제 그림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정희도 작가를 필두로 한 수많은 젊은 작가들이 이처럼 열심히 활동하고 있기에 현대미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한국화의 차세대 기수 정희도 작가가 그려나갈 작품세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갤러리)단예동 아트센터 주소: 충남 천안시 서북구 569-1 동아빌리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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