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이 지난 5월 20일 공식 개장 후 100일을 맞이했다. 지난 8월 27일 개장 100일이 된 ‘서울로 7017’은 누적 방문객이 36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는 등 수많은 인파가 다녀가며 ‘찻길에서 사람 길로’ 재단장한 이곳을 향한 전 국민적인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서울로 7017’의 ‘7017’은 서울역 고가가 처음 태어난 1970년과 보행길로 거듭난 2017년을 함께 나타낸 의미 있는 숫자다. 이렇듯 ‘서울로 7017’ 프로젝트는 서울역 고가 도로를 차량길에서 사람 길로 재생하고, 단절된 서울역 일대를 통합 재생하여 지역 활성화와 도심 활력 확산에 기여하는 사람 중심 도시재생의 시작이다. 서울역 고가 도로는 급격한 인구증가와 교통난 해갈을 위해 서울역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형태로 설계돼 1970년에 준공된 서울의 상징적 구조물이었다. 서울역을 휘감고 도는 고가 도로의 위용은 지방에서 상경한 이들에게는 서울의 첫 얼굴이었고, 45년 동안 고가 도로를 지나온 서울시민에게는 추억이 담긴 서울 길 중 하나였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서울역 고가 도로의 안전성 문제는 매년 제기됐고, 서울시는 정기적인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 진단을 통해 매년 보수공사를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심각한 안전문제 제기로 차량운행을 전면 통제하고 철거 수순을 밟기까지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철거 검토의 배경에는 교통보다는 안전 그리고 사람이 1순위인 서울시의 정책이 있었다.
그렇지만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 도로를 ‘철거’가 아닌 ‘멈춤’으로 시선을 달리했다. 서울역 고가 도로의 안전성 문제가 하중 때문이라면, 자동차 길에서 사람 길로 바꾸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였다. 그 후 서울의 관문이자 통일시대 유라시아 철도의 시발점인 서울역 주변에 활력을 불어넣고,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명동, 남산, 서울역 서쪽을 사람 길로 연결하는 방안을 시민들과 함께 고민했다. ‘서울로 7017’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970년대 산업화시대를 상징하던 자동차 전용도로인 서울역고가는 이제 사람들이 다니는 ‘사람만이 다니는 보행도로’로 변화했다”면서 “이는 그동안 오직 성장만을 믿고 의지하던 과거의 시대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삶의 질과 시민들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로 변화하였음을 상징하는 것과도 같다”고 ‘서울로 7017’에 대해 평하기도 했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로 7017’은 총길이 1024m, 높이 17m라는 거대한 공중 보행로로 회현역, 남산육교, 서울역광장, 청파동, 중림동 등 17개 접근로가 있다. 17개 보행길로 연결되는 구역은 퇴계로 주변, 한강대로 주변, 서울역광장, 중림동 방향, 만리동 방향, 청파동 램프 등 총 6가지다. 또한 보행로 곳곳 원형화분에는 50개과 228종의 식물 2만 4000여개 꽃과 나무가 과별로 ‘가나다’순으로 배치돼 ‘서울로 7017’이 지향하는 공중정원의 의미도 살렸다는 평이다. 이와 함께 꽃집, 도서관, 인형극장, 벤치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완비된 상태일 뿐만 아니라 계절마다 특색 있는 축제와 공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돼 그야말로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는 각오다. ‘서울로 7017’은 그간의 철저한 준비와 성공적인 개장으로 이미 국제무대에서 그 우수성을 공인받았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이 ‘2017 국제 비즈니스 대상’에서 마케팅 캠페인 부문 금상, 올해의 홍보 캠페인 부문 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제 비즈니스 대상은 전 세계 기업 및 조직이 한 해 동안 펼친 경영, 기업조직, 상품, 마케팅, 홍보 등 비즈니스 관련 분야를 평가하는 권위 있는 국제 대회로, 올해 대회는 총 60개국에서 무려 3천 900여 개의 출품작이 수상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렇듯 ‘서울로 7017’은 국제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며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다. 여기에 개장 100일과 360만 명이 넘는 누적 방문객이라는 겹경사를 맞이한 ‘서울로 7017’은 향후 서울을 대표하는 자연 쉼터라는 타이틀을 얻기에 손색없어 보인다. 산책하기 더없이 좋은 가을을 맞아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이는 ‘서울로 7017’에서 여유롭고 시원한 추억을 다시금 만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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