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 새로운 아트폼이 탄생했다. 그간 양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트센터는 주로 강북에 포진해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2014년 기업 문화재단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설립된 태진문화재단은 2년여의 공사기간 끝에 지난 5월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를 개관해 강남문화예술시대를 열어젖히며 호평을 받고 있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후원해 온 바 있는 (주)태진인터내셔날과 루이까또즈가 설립한 태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며, 동시대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예술체험을 제공하고 상상과 영감이 있는 풍요로운 사회에 기여하고자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용인 헤르마 주차 빌딩으로 널리 알려진 건축가 이정훈(조호건축 대표)이 설계한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건물 외관을 둘러싼 루버 프레임과 조명이 독특한 외관을 만들어내며 ‘2016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의 특징은 단순 기업 프로모션용으로 마련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이 태진문화재단이 기업 문화재단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현대미술 전시는 물론 각종 퍼포먼스, 영화 스크리닝, 사운드 아트 공연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예술을 수용하며, 국내외 예술가와 기획자, 유관 기관과의 유기적인 하모니를 이룬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 기업 문화재단과 그 결을 달리한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 재즈공연이 열리고, 주말이 되면 각종 공연과 강연 등이 진행된다. ‘ㄷ’자 형태의 건물의 비어있는 서쪽 면에는 프로젝터 영상을 비추는 250인치 자동 스크린과 스피커가 숨어있어 다양한 행사를 무리 없이 소화 가능하다. 또한 지하 공연장에는 총 171석 규모의 자동 수납식 객석이 설치돼 행사에 따라 공간을 유동적이면서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연간 4~5회에 걸쳐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으며, 디자인, 건축, 영화 등 타 장르 복합 예술과의 연계를 통해 현대예술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중요한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그럼으로써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만나는 경계 없는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한편 대중이 지니고 있는 현대예술의 문턱을 낮추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관계자는 “우리 아트센터는 각 장르가 가진 다양한 형식과 언어의 지평을 확장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소개하여 예술 생산자와 향유자의 문화적 거리감을 좁히고 현대예술에 대한 관객들의 주체적인 이해를 도울 것이다”라며 “이를 통해 동시대와 호흡하는 실험적인 아트센터로 자리매김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 아래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예술을 만드는 사람과 향유하는 사람 모두를 위해 열려 있는 학습과 탐구의 공간 그리고 국내외 예술가 및 기관을 위한 교류와 협력의 플랫폼으로 상생해나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의 미래가 곧 우리나라 예술의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