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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조공학 대표석학 문제해결력에 중점, 생각하는 인재 양성

오보환 안산대학교 건축디자인과 교수 | 2016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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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지붕 위에서.JPG
지금 캠퍼스는 변화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저마다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지만, 시대가 대학에 요구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뛰어난 인재’임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특히 전문대학은 사회 각종 직업분야에서 활약하는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교수들에게도 높은 수준의 실무경험과 현실감각이 요구된다. 특히 안산대학교는 실무에서 괄목할 발자취를 남긴 권위자들을 적극 교수로 초빙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데, 오보환 건축디자인과 교수는 국내는 물론이요 해외 건설시장을 주도하던 대우건설에서 기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으로 활약했으며, 미국 콘크리트학회에서의 왕성한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어 단연 눈에 띈다.

 

오보환 교수는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건축연구팀장 재직 당시, 세계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 인 더 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0년판에 등재되며 대중에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국내 최대 규모 돔경기장이었던 광명스피돔 철골지붕 리프트업과 송도 동북아 무역센터 기둥축소량 프로젝트, 말레이시아 KLCC 타워 빌딩변위제어(Building Movement Control) 프로젝트 등 대우건설에서 총력을 기울였던 굵직한 사업들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하고, 실무를 주도했던 업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 그는 국토해양부 초고층 사업단의 시공안정성 기술개발, 지식경제부의 에너지환경 대응형 복합외피 및 창호ㆍ공조시스템 기술개발, 대우건설의 빌딩정보모델링 기술개발 과제의 총괄책임을 맡아 수행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역시 광명스피돔 프로젝트입니다. 당시에 국내 최대 규모 폐쇄형 돔시설이었는데요, 2,000톤이 넘는 철골지붕 트러스를 50미터 상공에서 안정화 시키는 작업이 가장 힘들고 보람된 과정으로 기억납니다.

 

빌딩정보모델링 기술개발에서 현장지휘까지

수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과거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에서 보더라도 구조물의 지붕과 기둥의 안전성은 이용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당시 대우건설 본사에서도 기술연구소 건축구조의 총책임자였던 오보환 교수를 철골지붕 설치(erection engineering) 실무 지휘권자로 임명했던 것.

“영국의 TGP社와 현장 시공팀과 함께 회의한 결과 중앙부 돔 구조물은 지상에서 조립한 후 설계 위치로 끌어올리는 리프트-업 공법으로 접근하기로 협의했어요. 지상에서 50미터 높이의 가설기둥 위에 지붕 중앙부를 올려놓은 후, 관람석 상부에 설치되어 있는 외주부와 연결하는 트러스를 추가적으로 올려 전체 지붕구조물이 스스로 서있게 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죠. 모든 구조물들이 정해진 곳에 위치해야 이곳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안전이 보장될수 있기에 조그만 오차도 결코 허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보환 교수는 직경 180m의 돔 구조물이 제 위치에 정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높은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며 1mm 수준의 세밀한 수정 작업들을 지휘했다.

또 그의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발전소의 기초 콘크리트 타설부위의 안전성을 점검했던 일이다.

“발전소는 규모도 거대하지만, 국가의 에너지를 충당하는 대표적인 인프라 시설이기에 기초의 안전성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과거에 한 발전소 기초 콘크리트 부위에 균열이 발생해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일이 있었어요. 발주 기관에서는 기초 부위의 안전성이 확인되거나, 처음부터 다시 시공하지 않는 한,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었죠. 현장에서는 총 수주액이 2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사업이었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이런한 거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문제가 발생 된다면 그 책임을 자신도 져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오 교수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여기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회사가 거대한 손실을 입는 것만큼은 조직원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2~3년간 공사 재개 여부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결국 기존의 기초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당시에 기초에서 발견된 균열들도 허용될 수 있는 수준이었고,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진다면 본래 계획한 수준의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덕분입니다. 결국 회사로부터 받는 밥값을 해냈다고 해야할까요?(웃음) 이 프로젝트는 연구자였던 제게 있어 가장 큰 성과였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인생 제2막 “후학양성으로 사회에 기여하고파”

구조공학자로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던 오보환 교수는 이제 후학을 양성하고 지역의 기업들과 상생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경력의 대부분을 연구자로서 살아왔기에 직업교육과 실무에 집중된 전문대학의 특성이 처음에는 낯설었죠. 그러나 연구만큼이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학생들과 기업, 더 나아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실습지원센터장이자 건축디자인과 교수로서 학생들의 취업 지원과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그는 올해의 성과로 전국대학생 LINC사업 현장실습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본교 학생이 거머쥔 것을 꼽는다. 현장실습지원센터장으로 부임한 첫 해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준 학생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는게 그의 소감이다.

“학생이 발전하는 것보다 교수로서 보람되는 일이 또 있을까요? 앞으로 저는 학생들에게 동기와 자신감을 불어넣고, 이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출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하던 당시 지도교수의 당부를 떠올렸다.

“사실 당부라기보다 잔소리에 가까울 정도로 귀가 따갑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생각하는 학생이 되라’는 것이었죠. 본인의 강의를 들으면서도 항상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생각하는 학생이 되라고 주문하셨죠. 저도 제자들에게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 교수는 학생들에게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도록 어학능력을 갈고 닦아야 함을 강조했다. 국내 건설산업은 2020년을 기점으로 산업주기 곡선의 쇠퇴기로 접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제 건설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기에 한국은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첫 발을 내딛고 능력을 키우는게 최선책이죠. 이제 건설인에게 해외진출은 ‘사치’나 ‘선택’이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이 사실을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고, 건설영어특강 같은 전문 어학강의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오보환 교수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기반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평면도에 구조물을 설계했다면, 이제는 BIM 기술을 통해 삼차원으로 구조물을 설계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BIM 기술을 선구자로서 전파해왔습니다. 과거에는 이차원 오토캐드로 설계했기에 전반적인 윤곽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면, 이제는 애초에 삼차원에서 설계해 즉시 기하학적인 균형감이나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지요. 저희 학과 교수님들도 BIM 분야 협회와 학회에서 활약하고 계십니다. BIM이야말로 우리 학생들이 활약할 분야라고 확신합니다.

오보환 교수는 산업의 변화와 신기술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이 건축에 미칠 영향에 주안점을 두고 학생들에게 특강을 준비 중이며, 이외에도 건설과 건축분야에 혁신을 불러올 신기술들을 가르치려 노력하는 중이다. 평생을 연구자이자 대기업 임원인 동시에 조직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책임을 짊어지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온 오보환 교수. 항상 본인이 받은 것을 먼저 생각하고 여기에 보답하기 위해 겸손한 자세로 노력해왔기에 세계가 인정하는 구조공학의 석학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이제 자신의 정신적 유전자를 계승한 후학들을 양성하는데 마지막 소명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보환 교수와 그가 키워낼 차세대 건설 인재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이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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