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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가 아닌 제빵사 빵을 만들 때 가장 행복한 사람

오월의종 정웅 대표 | 2016년 08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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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17-37-45.jpg밥 못지않게 빵을 주식삼아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요즘은 밥보다 빵을 더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 웹상에서는 전국의 유명 빵집들로 지도를 만든 것이 유행할 정도. 이처럼 빵집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면서 조금만 늦게 가도 품절 사태를 빚는 건 기본인 빵집이 생겨 방문객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오늘 소개할 빵집도 그렇다. 서울의 유명 빵집으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오월의종(대표 정웅)은 오후 2시만 되도 sold out 사태가 벌어진다. 이에 이곳에서 파는 빵을 사러 멀리 지방에서 심지어 일본에서 일부러 찾아왔는데도 허탕 친 경우도 많다고. 이렇듯 ‘성공한 동네빵집의 상징’이 된 오월의종 정웅 대표를 만나 솔직담백한 인생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오월의종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천연효모 베이커리 전문점이다. 오월의종은 이태원역 2번 출구에서 한강진역 방면으로 이태원거리 내에 있어 찾아 가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이곳에서는 천연효모 호밀빵, 통밀빵, 바게트 등을 매일 새롭게 만들어 고객의 입 안을 황홀케 하고 있다.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지만 오후 2시만 되어도 그 날 준비한 모든 빵이 다 팔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찾아가는 것을 권한다. 오월의종 정웅 대표는 이러한 고객들의 사랑에 부응하고자 최근 2호점과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을 오픈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빵으로 행복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별도의 홍보 없이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이태원 일대에서는 이미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빵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오월의종. 이곳에는 과연 어떤 특별함이 숨겨져 있을까.
겉과 속이 다른 빵     
오월의종이 11시에 문을 여는 이유는 다 있다. 새벽4시부터 빵을 만들기 시작하여도 11시에나 따뜻한 빵이 완성되기 때문. 이는 그날 빚은 반죽으로 빵을 만들겠다는 정웅 대표의 남다른 신념이 빵 속에 녹아든 것이다. “새벽 4시부터 반죽해서 구우면 11시가 되어서야 바게트가 만들어집니다. 저만의 방식으로 조금 더 일찍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서는 밤을 새워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일해서는 가게를 꾸준히 운영할 수가 없겠죠? 앞으로도 저만의 소신으로 빵을 만들어 유행을 거스르고 더 나아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빵을 판매하고 싶습니다.”요즘은 비주얼도 굉장히 중요하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말이다. 이에 오월의종의 빵은 유명 빵집의 빵 치곤 다소 의외다. 한 마디로 빵이 ‘못생겼기’ 때문이다. 못생겼을 뿐만 아니라 시큼한 효모 냄새도 진동해 개업 초반에는 당연히 무관심 대상이었다고. 이렇듯 투박한 겉모습만으로 빵을 판단하면 궁극의 빵을 놓치는 결과를 낳는다. 투박함 속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드러움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베이커리계의 ‘츤데레’라고나 할까. 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것을 일컫는 츤데레처럼 오월의종의 빵 또한 그렇다. 오월의종의 빵들은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반전매력을 뽐낸다. 오월의종의 베스트셀러는 무화가 호밀빵과 호밀 식빵 그리고 크랜베리 호밀빵으로 기나긴 줄 행렬을 이겨내고 한 입 맛을 보면 왜 이곳이 서울을 대표하는 빵집이 되었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츤데레, 오월의종의 매력에 우린 이미 푹 빠졌다.
“나는 빵 만드는 사람이다” 
 “오월의종을 운영하다보면 ‘정말 빵이 맛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합니다. 물론 제 입으로 우리 집 빵이 제일 맛있다고 할 수 없죠. 그리고 전국에 맛있는 빵을 만드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저는 되도록 솔직해지려고 합니다. 빵을 추천할 때 이 빵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말해드려요. ‘이 빵은 뻑뻑하고, 저 빵은 딱딱하고’ 식으로요. 그럼에도 빵을 맛있게 드셔주시면 제빵사로서 무엇보다 감사하고 행복하죠.(웃음)”오월의종 정웅 대표는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돌연 제빵의 험난한 길로 들어선 장본인이다. 빵 만드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적지 않은 나이에 제빵의 길에 입문하여 밑바닥부터 한 계단씩 올라와 현재 가장 ‘핫’ 하다는 이태원의 랜드 마크를 만들어낸 것이다. 정통 발효 빵만을 만들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시큼한 효모 냄새가 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상한 빵을 판다’고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있었다고. 이처럼 지금의 빛을 보기 전까지는 그 어느 곳보다도 장사가 안 되는 집이었다. 빵 열 개를 만들면 아홉 개가 팔리지 않는 집. 그래서 안 팔리는 빵을 가게에 쌓아놨더니 연말쯤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만 한 높이까지 쌓였던 집. “매일 빵을 내다 버리는 게 일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빵이 다 팔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빵이 다 팔리더라고요. 그렇게 오월의종이 다시 태어난 것이죠.” 빵을 만드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그 혹독한 시기도 잘 이겨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빵집으로 성장한 것이 아닐까. 그는 영락없는 제빵사다. 빵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즐거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빵을 먹느냐 보다도 자신이 어떤 빵을 만들고 싶은지가 더 중요한. “저는 빵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고 그것이 제 유일한 꿈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빵을 만드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함이 화창한 하늘의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오월의종 : 02 749 9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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