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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멜로로 돌아온 칸의 여왕 언제나처럼 다시 또 사랑이다

커버스토리 배우 전도연 | 2016년 03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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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과 ‘퀸’이 너무 흔해졌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조금만 두각을 보이기 시작하면 매체에서는 ‘여신’과 ‘퀸’을 마치 흔한 직함인양 달아준다. 마치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할 때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처럼 ‘여신’과 ‘퀸’이라는 수식어를 남용하면 할수록 이 단어만이 지니고 있는 값어치는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즉, 진정 위의 수식어가 필요한 선택받은 소수에게만 ‘여신’ 혹은 ‘퀸’이라 불러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단어에 생명력이 산소처럼 주입되는 것.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도연은 ‘여신’과 ‘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가장 대표적인 배우가 아닐 수 없다.

배우 전도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칸의 여왕’이다. 그는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서도 가장 화려하고 권위가 있다고 정평이 나있는 칸 국제영화제에 3번이나 초청을 받았다. 더욱이 영화 <밀양>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으며 이듬해에는 공식 심사위원으로, 그리고 지난해엔 영화 <무뢰한>으로 다시 한 번 칸을 방문했다.
‘칸의 여신’ 전도연이 다음 달 개봉하는 정통멜로영화 <남과 여>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배우 공유와 호흡을 맞추는 멜로물 <남과 여>는 <무뢰한>, <협녀, 칼의 기억>으로 이어지는 짙은 멜로 스토리에 방점을 찍는 영화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개봉하는 <남과 여>는 불혹을 넘어선 여배우의 사랑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것도 연하의 훤칠한 남자배우 공유와의 호흡이란 사실이 더욱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다른 배우들이 따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전도연이라면 자연스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칸의 여신’ 전도연이 ‘멜로 퀸’이기도 한 이유다.
영화 <남과 여>는 정직한 제목이 시사하는 바처럼 정통 멜로다. 신파와 치정, 로맨틱 코미디 등 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장르 영화들은 있어왔으나, 사랑 그 자체에 집중하는 영화는 어느 순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렇기에 정통 멜로 <남과 여>는 한국 관객에게도 사랑이 다시 찾아오는 반가운 영화다. 누군가의 아내와 남편으로 정작 자신의 외로움은 잊고 살았던 두 남녀가 서로로 인해 다시 ‘남자’와 ‘여자’로 돌아간다. 만남부터 끌림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몰입의 순간과 위기, 그로 인한 슬픔까지. 영화 <남과 여>는 사랑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의 파고와 그 안에 내재한 드라마를 따라가며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의 감정을 일깨운다.
이렇듯 <남과 여>는 멜로의 여왕 전도연의 정통 멜로 귀환을 알리는 작품이다. 전도연은 극중 잘 나가는 디자이너 숍 대표 ‘상민’역을 맡았다. 아들의 국제학교 캠프로 간 핀란드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고, 아무도 없는 하얀 설원 위 꿈 같은 시간을 보낸다. 서울로 돌아온 후 다시 볼 일 없을 것 같던 그 남자가 일상을 헤집고 들어오자,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배우 전도연의 캐릭터들은 언제나 사랑으로 인해 움직였다. 영화 <접속>과 <약속>으로 한국 멜로의 새장을 열었고, <해피 엔드>로 전무후무한 치정 멜로의 한 획을 그었던 그. <너는 내 운명>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는 사랑의 한 전형을, <내 마음의 풍금>으로 첫사랑의 풋풋함을 그려냈다. 또한 전도연을 ‘칸의 여왕’으로 만든 <밀양>에선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슬픔을 신에 대한 회의로 연결 지었고 <무뢰한>에서는 밑바닥의 거친 삶 속 사랑이라 믿었다가 그 사랑 때문에 배신당한 한 여자의 처절한 아픔을 그렸다. 이렇듯 전도연은 시종일관 ‘사랑’을 중심에 놓았다. 그리고 <남과 여>는 이러한 그의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사랑 그 자체, 멜로의 본질에 해당할 정공법으로 배우 전도연의 매력을 극대화할 것이다.
전도연의 전작은 한국형 무협영화로 야심찬 출발을 알렸던 <협녀, 칼의 기억>이다. 결과적으로 <협녀, 칼의 기억>은 흥행에 참패했다. 누적관객 수 50만 명조차 넘지 못한 채 스크린에서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사라졌다. 작품이 실패했다고 해서 전도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학력처럼 평생 따라다닐 필모그래피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이렇듯 그는 <협녀, 칼의 기억>으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남과 여>의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만회할 기회는 충분하다. 그리고 그만큼 <남과 여>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전도연은 “내가 봐도 <무뢰한>, <협녀, 칼의 기억>, <남과 여> 모두 가벼운 스토리가 아니라 내 작품인데도 굉장히 보기 힘들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부 다 좋은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일부러 그런 작품만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밝은 작품이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그런데 갈증을 느끼니 지인들이 나보고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보라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내가 잘 할 수 있는 거면 하겠는데 자신이 없다. 연기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그 분야도 욕심이나 생각처럼 할 수 는 없는 것 같다”면서 “난 내가 연기를 할 때 가장 피가 뜨겁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연출이나 제작을 한다고 한들 어떤 배우가 내 앞에서 쉽게 연기를 하겠냐. 아직까지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배우 전도연은 지난 1월 2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5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무뢰한>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유아인 다음으로 수상 소감을 말하려니 너무 떨린다”고 운을 뗀 뒤 “2016년 시작이 너무 좋은 것 같다. 기자님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 곧 있으면 <남과 여>도 개봉하는 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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